6·25전쟁 초기 북한군 남하 저지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전몰 경찰 60위가 안장된 합동묘역이 국가관리묘역으로 처음 지정됐다.
국가보훈부는 6·25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중순 북한군 제6사단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한 충남 강경지역 전투에서 목숨을 바친 전몰 경찰 60위가 안장돼 있는 논산 순국 경찰관 합동묘역을 충남 논산 국가관리묘역(제15호)으로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국가관리묘역 지정 신청은 묘 2기 이상의 합동묘역만 가능했지만, 보훈부는 지난달 24일 국립묘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1기의 묘에 2위 이상의 유해가 안장된 합동묘역도 국가관리묘역 지정 신청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개선했다.
이번 충남 논산 국가관리묘역 지정은 시행령 개정 후 봉분 1기에 다수의 유해가 안장된 합동묘역을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한 첫 번째 사례로, 보훈부는 조속한 시일 내 설계용역을 실시해 묘역 정비 방안을 마련한 뒤 국가관리묘역에 걸맞게 정비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1950년 7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강경지역 전투에서 고 정성봉 강경경찰서장의 지휘 아래 220여 명의 경찰 병력은 북한군 제6사단 주력부대인 제1연대의 공격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여 이 과정에서 83명이 산화했다.
북한군 제6사단은 원래 중공군 166사단을 재편성한 부대로 전투 경험이 풍부하고 기만작전 및 교란 전술을 잘 사용하며 6·25전쟁에서 피아를 막론하고 가장 놀라운 작전적 기동을 수행했다고 평가받는 북한군 최정예 부대였다.
강경전투에서 전사한 83명의 경찰은 시신도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채 논산천 제방과 철로 주변의 논과 밭에 흙으로 덮여 있다가 9·28수복 후에야 강경경찰서 11대 서장 이세환 총경과 주민들에 의해 수습됐고, 그중 유가족에게 인계되지 않은 유해 60위는 논산시 등화동에 위치한 현 논산 순국 경찰관 합동묘역에 1개의 봉분으로 합동 안장했다.
논산 순국 경찰관 합동묘역은 강경전투의 생존자인 한효동 총경이 1983년 논산경찰서장으로 부임하면서 새롭게 묘역을 단장해 1984년 7월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고, 대한민국경우회 논산지회와 논산경찰서에서 해마다 7월 17일 합동추모식을 거행하고 있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셨던 분들의 묘역을 순국 74년 만에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해 그 위훈을 기리고 국가적 예우를 다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보훈부는 앞으로도 관련 기준 정비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하신 분들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