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분만·소아 수가 개선에 연 3000억 원을 투입해 필수의료를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내년 1월부터 소아진료 전문 인프라 유지를 위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소아진료 정책가산을 신설해 6세 미만 소아환자 초진진료 시 3500원(1세 미만 7000원)을 지원한다.
필수의료 분야인 분만 관련 수가도 큰 폭으로 개선해 특별·광역시는 55만 원, 그 외 지역은 110만 원 등 지역 단위로 수가를 인상한다.
난이도가 높은 분만의 경우 고위험분만 가산은 기존 30%에서 최대 200%로 확대하는 등 의료 분야 내 불균형을 개선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의료 공급체계를 확보한다.
보건복지부는 26일 ‘2023년 제21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을 개최해 ▲소아진료 정책가산 신설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따른 분만수가 개선방안 등을 발표했다.
아울러 감기약 상한금액 가산기간 연장과 중증장애인 대상 방문서비스 방문수가 인상, 디지털 치료기기 및 인공지능 혁신의료기술의 건강보험 수가 결정 등도 함께 논의했다.
◆ 소아진료 정책가산 신설
이번 건정심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인프라 유지를 위한 정책가산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소아진료 정상화 대책의 일환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인력 인프라 유지를 위해 연간 300억 원 규모의 정책가산을 신설·지원하기로 했다.
소아진료 정책가산금(가칭)은 관련 규정 개정 등을 통해 내년 1월부터 적용하는데, 대상은 소아청소년과를 표방하는 요양기관이다.
이곳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6세 미만 소아 환자를 초진 진료 시 1세 미만은 7000원, 6세 미만에 3500원의 정책가산금을 지원한다.
이 경우 환자본인부담은 법정 본인부담률을 적용하는데, 진찰료 청구 기준으로 기존 대비 1세 미만 400원(의원)~1400원(상종), 6세 미만 700원(의원)~1500원(상종) 본인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 분만수가 개선
복지부는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따라 지역사회의 분만 기반 유지를 위해 연간 26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 분만수가를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분만의료기관이 소재한 지역 상황과 각 의료기관의 시설과 인력을 감안해 지역수가와 안전정책수가를 도입한다.
이에 지역 여건에 따른 의료자원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광역시 등 대도시를 제외한 전 지역의 의료기관에 분만 건당 55만 원을 보상한다.
의료사고 예방 등을 위한 안전한 분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가 상근하고 분만실을 보유하고 있는 의료기관에는 안전정책수가를 도입해 분만 건당 55만 원을 추가로 보상한다.
이 경우 기본적으로 분만 건당 55만~110만 원이 인상돼 분만 진료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개별 의료기관의 운영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령 시군, 특별·광역시 소속 자치군 등은 지역수가 55만 원과 안전정책수가 55만 원을 적용하고, 특별·광역시는 안전정책수가 55만 원을 적용한다.
또한 산모가 고령이거나 합병증이 동반하는 경우 적용하는 고위험분만 가산도 현재의 30%에서 최대 200%까지 확대하고, 상시 분만실 내 의료진 대기가 가능한 기관에 대해서는 응급분만 정책수가 55만 원을 지원한다.
한편, 분만수가 개선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오는 11월 중 건강보험 고시 개정을 거쳐 12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 감기약(AAP 650mg) 상한금액 가산기간 연장
지난해 말 코로나19 재확산과 독감 유행 등으로 인한 감기약 공급 부족에 따라 생산량 증대를 조건으로 오는 11월까지 한시적으로 부여한 아세트아미노펜 650mg 상한금액 가산기간을 4개월 연장한다.
한편 당시 1정당 50원이었던 아세트아미노펜 650mg 보험약가를 지난해 12월부터 제조·수입 원가 등을 고려해 70원으로 인상하되, 다만 추가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제약사별 공급 기여도(물량)를 고려해 1년간 한시적으로 약가를 가산한 바 있다.
이에 향후 겨울철 독감 등 감기 환자 수요 증가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의무생산량에 대한 처방·조제 기간을 고려해 약가 가산 기간 연장을 결정한 것이다.
◆ 차세대 염기서열유전자패널검사 본인부담률 변경
이번 건정심에서는 적합성 평가위원회와 소위원회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성·전이성·재발성 비소세포성 폐암(폐선암)’의 경우 임상 근거가 생성되고 있는 점과 처방 가능한 다수의 표적항암 치료제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본인부담률 50%로 현행 유지했다.
이 외에 진행성·전이성·재발성 고형암, 6대 혈액암, 유전성 질환의 경우 본인부담률을 기존 50%에서 80%로 상향 조정하되, 임상연구 등을 통해 치료효과성 등의 근거가 확인되면 본인부담률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기존 본인부담률 90%로 운영되었던 조기 암 등 산정특례암은 현행과 같이 본인부담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신설되는 급여기준(안)은 행정예고를 거쳐 선별급여 지정 및 실시기준 고시 개정을 통해 오는 12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선별급여 제도는 2014년 도입돼 176항목을 운영 중으로, 보장성 강화 차원에서 반영된 항목들에 대해 임상 근거 축적 등 적합성 평가를 통해 적정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고 건강보험 재정 또한 절감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디지털치료기기·인공지능 혁신의료기술 요양급여 결정
복지부는 건정심 논의를 거쳐 디지털치료기기, 인공지능 의료기기에 대해 구체적인 건강보험 수가안을 마련했다.
이에 인공지능 분야는 진단 보조 성격이나 임상 현장의 활용이 필요한 기술임을 고려해 영상전문의가 판독하는 경우의 10% 수준에서 제품별로 보상한다.
각 분야별로 임상에서 소요되는 검사 시간과 빈도 등을 감안해 추가(add-on) 형태로 지급하고, 혁신의료기기 심사·평가 과정에서 잠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경우에는 가산을 추가로 적용한다.
아울러 비급여로 적용하는 경우에는 분야별로 상한을 적용해 과도한 환자 부담이 이뤄지는 것을 방지한다.
디지털치료기기는 주로 정신·만성질환 대상으로 사용이 효과적으로 관리될 필요성을 고려해 의료진에 대한 수가를 신설한다.
기기 종류 및 급여·비급여 선택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 수가를 보상하되 도입 초기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장려하고 환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급여로 적용한다.
한편 이번 건정심을 통과한 1개의 개별기술은 제8호 혁신의료기술로 고시된 행위로 인공지능 분야 혁신의료기술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된 최초 사례다.
◆ 장애인 건강주치의 4단계 시범사업
장애인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고 장애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장애인 건강주치의 4단계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먼저 건강주치의 일반건강관리 서비스 대상을 기존 중증장애인에서 경증 장애인을 포함한 전체 장애인으로 확대하는데, 장애 정도를 고려해 서비스 제공 횟수와 수가를 차등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증장애인 대상 방문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의원급은 12만 6900원에서 18만 9010원으로 방문수가를 인상하고 최대 제공 가능 횟수를 연간 18회에서 24회로 확대한다.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또는 발달장애인거점병원으로 지정된 상급종합병원은 주장애관리 서비스 참여 제한을 완화할 예정이다.
또한 치과주치의 시범사업 대상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뇌병변·정신장애인의 경우 장애 특성을 고려해 장애 정도와 관계없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강보건교육 산정 시간도 10분에서 15분으로 확대하고, 구강관리서비스 제공인력 범위를 치과위생사까지로 넓혀 치과병·의원들의 시범사업 참여 유인을 강화한다.
이번 장애인 건강주치의 4단계 시범사업은 시스템 정비, 지침 개정 등 사전 준비작업을 거쳐 내년 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문의 :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보험정책과(044-202-2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