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 2월 12일(일) 여행사 모바일 앱을 통해 부산에서 일본 나리타 항공권을 구매했다. 당일 여행사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 월요일에 취소를 요청했다. 여행사는 일요일 아닌 취소 접수한 월요일을 기준으로 취소 수수료를 산정해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2월 26일 해외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부산-호치민 왕복 항공권을 신용 카드로 구매했다. 당일 항공권 취소를 요청하니 여행사는 소액의 포인트만 지급하고 나머지 대금에 대해서는 환급을 하지 않았다. B씨는 여행사에 최초 결제 수단인 신용카드로 결제된 금액의 전액 환급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같은 항공권 관련 소비자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여름휴가·추석을 대비해 온라인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한다고 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83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4% 증가했다.
피해 구제 신청의 70% 가까이는 항공사에서 직접 산 것이 아닌 여행사를 통한 대행 구매인 경우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같은 여정의 항공권이라도 직접 구매한 것인지, 여행사를 통해 산 것인지에 따라 취소시 환급조건 등 계약 조건이 다를 수 있고, 취소 수수료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 사례는 다양하다.
일단 여행사를 통해 구매한 항공권을 취소할 시, 항공사 취소수수료와 여행사 취소수수료가 함께 부과될 수 있다.
통상 항공사 취소 수수료는 일정 조건에 따라 출발일까지 남은 일수에 따라 차등 계산된다. 반면 여행사 취소수수료는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부과된다. 소비자가 이러한 환급 규정을 미리 인지하지 못할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주말, 공휴일 등 영업시간 외에 대부분 여행사가 실시간 발권은 하면서 즉시 취소처리는 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은 예매 후 24시간 이내에는 취소수수료 없이 환불처리를 하고 있으나, 여행사는 영업시간 외(평일 9~17시 이후, 주말 및 공휴일)에는 발권취소가 불가능해 항공사 취소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가 항공권 취소를 요청했는데 실제 취소 처리는 다음 평일 영업시간에 진행돼 남은 기간에 따라 차등 부과되는 항공사 취소수수료가 더 늘어나는 소비자피해 사례도 있다.
아울러 가격만 보고 영세한 해외 온라인 여행사에서 구매하는 경우, 항공권 정보제공이 미흡하고 피해구제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해외 온라인 여행사의 경우, 변경·취소·환급 관련 주요 정보를 항공사를 통해 직접 확인하도록 안내하거나, 항공권 예약등급과 세부 가격 정보 등이 확인하기 어렵게 돼 있어 정보제공이 부족한 사례가 많았다.
또 사업자 일부는 항공권 환급 시 포인트로 지급하거나, 항공사 사정에 의한 항공권을 취소하는 경우에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위는 여행사 항공권 구매대행 약관을 조사중이다.
‘주말·공휴일 환불 불가’ 조항 등 여행사의 항공권 구매대행 약관을 검토해 불공정약관조항을 시정할 예정이다.
또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영업시간 외에(평일 9~17시 이후, 주말·공휴일) 판매·발권은 가능하면서 취소가 불가능한 일부 사업자들의 시스템과 관련해 항공사 및 여행업협회 등 사업자단체와 개선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항공권을 구매할 때는 취소·환급 규정 등 약관을 자세히 확인하고 운항 정보 변경에 대비해 등록한 메일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