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일 제14회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요구와 관련해 즉각 후속 대책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께서는 정부와 당이 충분히 협의해 우리 농업과 농촌을 세심히 살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오는 6일 민당정 협의회를 개최해 관련 대책을 마련·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국가적 이익에 반하여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부당한 법률안에 대한 정부의 재의 요구는 헌법이 부여한 ‘삼권분립에 따른 행정부의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그간 농업계, 언론,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당정 간의 협의 등을 종합해 판단한 결과, ‘남는 쌀 전량 강제 매수법’에 대해 재의 요구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어 “법 시행으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지금도 남는 쌀을 더 많이 남게 만들고, 이를 사는데 들어가는 국민 혈세는 매년 증가해 2030년 1조 4000억원대에 이르게 될 것이지만 오히려 쌀값은 떨어지고 쌀 재배농가 소득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로 이송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시장격리 기준은 매월 9월경에 생산량과 다음연도 수요량을 추정해 수요를 3~5% 초과할 경우, 초과 생산량 전부를 격리하도록 하고 있다”며 “하지만 시장격리 기준을 3%로 하든 3~5%로 하든 차이가 없고 결과는 동일하다. 왜냐하면 현재도 남는 쌀이 매년 5.6% 수준이고, 강제매입을 시행하면 최소 6%에서 최대 16%(평균 11.3%)까지 늘어나게 돼 매년 초과생산량 전부를 시장격리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식량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쌀은 이미 충분한 양을 정부가 비축하고 있고 남아서 문제인데 농업인들이 계속 쌀 생산에 머무르게 해 정작 수입에 의존하는 밀과 콩 등 주요 식량작물의 국내 생산을 늘리기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는 쌀 전량 강제 매수법’은 농업·농촌과 국가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사안임에도 입법과정에서 실질적인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고 다른 품목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며 “국회 통과를 전후로 많은 농업인단체에서 이 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