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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동계올림픽, 노장들의 투혼 빛났다

[김동훈기자의 스포츠는 살아있다] 소치를 뜨겁게 달군 노장들

2014.02.24 김동훈 스포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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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뭔가를 포기하기엔 너무 짧다.”

소치 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10㎞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역대 동계올림픽 개인 종목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된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40·노르웨이)이 남긴 말이다.

24일 폐막한 소치 동계올림픽은 유난히 노장들의 투혼이 빛난 올림픽으로 기록될 것 같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노장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지구촌 사람들은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선두 주자는 비에른달렌. 그는 이번 대회 금메달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켈레톤의 더프 깁슨(당시 39세·캐나다)이 가지고 있던 역대 동계올림픽 개인 종목 최고령 금메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에른달렌이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10㎞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승리의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EPA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비에른달렌이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10㎞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승리의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EPA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그는 또 바이애슬론 혼성 계주에 노르웨이 대표로 출전해 1시간09분17초로 금메달을 따내면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 등 모두 12개의 메달로 동계올림픽 통산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종전 최다 메달 기록은 크로스컨트리 선수인 비외른 댈리(노르웨이)가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1998년 나가노 대회까지 출전하며 따낸 금메달 8개와 은메달 4개였다.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은퇴설이 나돌기도 했던 비에른달렌은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매일 훈련에 전념한 결과 오늘의 영광이 있었다”며 기뻐했다.

크로스컨트리 여자 7.5㎞ + 7.5㎞ 추적 경기에서도 노르웨이의 마리트 비에르옌(34)이 역대 최고령 여자 크로스컨트리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비에르옌은 태어난 지 33년 324일째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스테파니 벨몬도(이탈리아·당시 33세 27일)의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키점프에서는 42살의 일본인 노장 가사이 노리아키가 화제다. 그는 남자 스키점프 라지힐(K-125) 결선에서 277.4점으로 감동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 이후 무려 20년 만에 다시 메달을 따낸 것. 올림픽 사상 20년의 간격을 두고 메달을 딴 선수는 가사이가 유일하다.

가사이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무려 7번이나 연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자신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여동생은 재생불량성 빈혈과 싸우는 열악한 환경과 맞서야 했다. 자국에서 열린 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화재로 어머니를 잃었다.

하지만 그의 불굴의 의지와 도전 정신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실의에 빠져 있는 일본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정부가 그에게 훈장을 수여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가사이는 46살이 되는 4년 후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규혁이 지난 12일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출전해 역주를 하고 있다. 이 경기는 이규혁의 올림픽 마지막 경기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한국인 최고령 선수 이규혁(36)보다 두 살 더 많은 네덜란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밥 데용은(38) 지난 19일 국내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그는 이날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의 나이는 함께 경쟁을 펼쳤던 이승훈(26·대한항공)과 띠동갑이다.

‘박대용’으로 들리는 한국식 발음 때문에 화제가 됐지만 사실 그는 이미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한국인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전해 준 인물이다.

당시 이승훈은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코치의 잘못으로 실격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시상대에서 어색하게 서 있던 이승훈은 잠시 뒤 펼쳐진 감동적인 장면에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동메달리스트 밥 데용과 은메달리스트 이반 스코브레프(러시아)가 양쪽에서 이승훈을 번쩍 들어올린 것이다.

데용은 크라머와 같은 네덜란드 사람이다. 그럼에도 데용은 동메달리스트 스코브레프에게 눈짓을 보내 이승훈을 번쩍 들어올리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축하를 보낸 것이다.

노장 선수가 많은 루지 경기에서도 감동이 잇따랐다. 1971년생으로 올해 43살인 러시아의 알베르트 뎀첸코가 3분28초00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뎀첸코 역시 스키점프의 가사이와 마찬가지로 알베르빌 올림픽부터 7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가 올림픽에서 처음 메달을 따낸 것은 35살 때인 2006년 토리노 대회다. 당시 루지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내 생애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한 소치 올림픽에서 생애 두 번째 메달을 거머쥐며 감동의 드라마를 마감했다.

같은 경기의 동메달리스트 아르민 죄겔러(40·이탈리아)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이번 소치 올림픽까지 6회 연속 메달을 딴 초인적인 사나이다.

24년 동안 6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냈다. 루지 경기가 끝난 뒤 금메달리스트 펠릭스 로흐(25·독일)는 죄겔러에게 다가가 “당신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며 루지 전설을 예우했다.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도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이규혁(36·스피드 스케이팅), 첫 올림픽 무대에서 잘 싸운 한국 여자컬링의 맏언니 신미성(36), 크로스컨트리의 ‘철녀’ 이채원(33) 선수가 후배들에게 귀감을 보여주며 올림픽 무대를 감동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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