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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의 필수조건, 창조적 문화 공간

[문화의 달 기획 ‘문화의 재발견’ 기고]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

2009.10.15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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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에도 ‘창조도시’라는 화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창조도시에 대한 연구를 선도해온 찰스 랜드리(Charles Landry)에 따르면, 창조도시란 ‘예술과 문화가 지닌 창조적인 힘에 착안하여 창조적인 문화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문화적 인프라가 갖추어진 도시’를 말한다. 또한, 이러한 창조적 문화공간의 구축은 자연스럽게 창조적 인재와 자본을 유인하여 도시의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 힘을 창출한다.

많은 학자들은 창조적 문화공간 구축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영국의 게이츠헤드와 일본의 요코하마를 꼽는다. 게이츠헤드는 잘 알려진 대로 1980년대까지 제조업 중심의 도시를 고수하며 실업률이 15%를 상회할 만큼 쇠락해가는 도시였다. 그러나 2001년부터 차례로 ‘밀레니엄브리지’, ‘발틱 현대미술관’, ‘세이지 음악당’을 개관하면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공미술프로젝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로 힐튼호텔 건설 등 각종 문화·관광 산업효과를 파생시키면서 2002년~2006년 사이에만 3만7천명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관련산업에서 26억파운드의 연매출 규모를 달성했다.

요코하마라는 도시는 우리나라 인천과 같은 개항장으로 근대건축물이 산재해있다. 요코하마는 2000년대 초반부터 옛 관청 및 은행 등 근대건축물들을 스튜디오 및 전시·공연장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펼쳐왔고, 이에 더하여 요코하마 트리엔날레를 2001년부터 개최해왔다. 2004년 2월부터 2007년 3월까지 해당 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조사한 결과는 놀랍게도 약 120억엔으로 보고되었으며, 2008년 트리엔날레와 2009년 개항 150주년기념사업을 진행한 현재에는 누적 경제효과가 그 2배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뿐 아니라, 베니스비엔날레, 빌바오구겐하임, 데이트모던미술관 등 최근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도시와 문화예술 공간들은 우리가 미래의 도시를 어떠한 형태로 그려가야 할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우리나라에도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은 물론이고 많은 지자체에서 문화창조도시를 표방하는 정책과 담론이 진행 중이다. 광주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경주의 역사문화중심도시 등이 추진 중이며, 서울에서는 광화문을 국가상징거리로 조성하고, 서울역사 및 당인리발전소를 문화예술시설로 활용하는 논의가 한창이다. 특히 서울 소격동의 기무사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건립하기로 결정한 일은 대단히 고무적 일이 아닐 수 없다.

각국별 1인당국민소득의 증가추이를 고려해 볼 때, 개인적으로 2030년경 한국이 일본과 대등한 6만 달러 수준의 선진국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한다. 이와 비교하여 2009년 현재 일본의 수도 도쿄에 4개나 건립되어 있는 국립미술관이 한국의 수도 서울에는 전무한 현실을 향후 적극적으로 개선해가야 한다는 명제는 너무나 당위적이다. 충분한 문화예술 공간과 이에 따른 창조적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은 6만달러의 시대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에 가까울 개연성이 짙다. 2009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뿐 아니라 국립대한민국관 및 많은 전시·공연장의 조성이 추진·진행된 특별한 해이다. 가까운 미래에 2009년이 우리나라 각 도시의 창조적 문화공간구축을 점화한 신호탄의 해로 기억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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