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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통상 연계 동향과 기업의 기후기술 확보 방안

[탄소중립·녹색성장 이야기] ④기후기술에 주목하는 이유

2024.10.02 김성우 김·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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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지난 2년간 제1기 민간위원으로 활동해 온 각 분야 전문가들이 과학적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쓴 ‘탄소중립·녹색성장 이야기’ 연재를 2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정책브리핑은 탄소중립에 대한 국민 이해를 돕기 위한 취지에서 이 중 몇 편의 글을 공동 게재키로 했습니다.
이제는 기업 제품의 경쟁력을 위한 탄소감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기후-통상연계 대상 제품은 전기차나 철강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 및 소재로 확대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김성우 김·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김성우 김·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최근 국제협력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자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기후대응과 통상정책을 연계시키는 정책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기후-통상 연계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수단은 감축기술 확보이며, 글로벌 기업들은 초불확실성 하에서도 에너지전환 투자 전략을 유지하거나 더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기 감축규제 및 기술지원의 정책 시그널이 선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후기술확보를 위한 투자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 경우 데이터 기반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돕는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 및 이해관계자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작년 12월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결과에 따른 국내외 후속조치를 모니터링하면서 국가 정책과 전략 수립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 기후-통상 연계 가시화

지난 30년간 국제사회는 느슨한 공동규범 아래에서 각 국가별 사정을 고려해 기후변화대응 속도를 자율적으로 조절해 온 결과, 기후위기 공동대응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더욱이 미·중 갈등과 러·우 전쟁 등으로 국제협력 기반이 더욱 약화된 상황에서 기후위기가 심해지자 기후변화 규범의 파편화가 진행 중이다. 즉, (보호무역주의 흐름 속에서)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기후대응과 통상정책을 연계시키는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해, 2024년에는 기후-통상 연계 이행의 경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부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한 본격적인 투자도 실행되기 시작하고,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보고의무가 시행되며, 그 외 기후-통상연계 법안들도 입법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은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수출제품의 가치사슬에서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통상에 기후가 연계되면서 원산지증명이라는 기존 통상 기준에 탄소배출량이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올해 1월부터 시행된 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이 철강 등 자동차 부품 생산 과정과 완성차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적을수록 유리하게 규정되어 있다. 결국 한국 기업의 상대적 탈탄소 속도가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제는 기업 제품의 경쟁력을 위한 탄소감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기후-통상연계 대상 제품은 전기차나 철강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 및 소재로 확대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 기후기술 경쟁 가속화의 동인

기후-통상 연계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수단은 기후기술 확보다.

2022년 5월 국제 로펌인 White & Case에서 전세계 29개국 투자회사 및 에너지기업 고위경영자 총 58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향후 18개월 내에 어느 분야에 투자할 것인지 물었더니 “탈탄소/저탄소 기술에 투자한다”는 응답이 42%로 1위를 차지해, 글로벌 기업의 단기 투자 방향을 저탄소 기술로 명확히 암시했었다.

최근 2~3년간 국제사회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전쟁들이 일어났고,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중립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마침 지난 2023년 9월 영미 로펌인 Womble Bond Dickinson에서 전세계 투자회사 및 에너지기업 고위경영자 및 프로젝트 매니저 등 총 456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회사의 에너지전환 전략(운영 및 투자)이 어떻게 변화했나?”를 물었더니, 응답자의 90%가 기존 전략에 오히려 더 집중했거나(56%) 유지했다고(34%) 응답했다.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전환 투자는 유지하거나 늘릴 예정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의 동인이 있다고 본다.

첫째, 기술가격 하락과 확산의 선순환이다. 태양광 설비는 지난 10년간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격이 떨어지면 보급이 확산되고, 보급이 확산되면 (규모의 경제로) 가격이 더 떨어진다. 2022년 기준 전세계 신규 발전소 설치용량의 5분의 4가 재생에너지였고, 2023년 기준 전세계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용량은 510GW인데 그 중 태양광이 4분의 3을 차지한 배경이다.

둘째 동인은 상술한 기후-통상 연계 가시화에서 예시한 산업정책의 확산이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고조되고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특정 산업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늘어나고 있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EU의 탄소중립산업법(NZIA) 등에 근거한 정부지원은 탄소중립에 대한 경제성을 높여 자국내 관련 투자를 활성화 시킨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강한 의지이다. 지난 1월 울산에서 1만6200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명명식이 세계 최초로 진행되었다. 이는 세계적인 해운그룹 AP몰러-머스크(이하 머스크)가 2022년까지 발주한 총 18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 첫 번째 선박이다. 메탄올은 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선박 연료인데, 머스크는 연료 수급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해운 시장 선점을 위해 그 비싼 배를 먼저 발주했다.

◆ 한국의 특수성과 기업의 기후기술 확보방안

문제는 한국이다. 상술한 글로벌 탄소중립의 동인들이 한국에는 적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기술가격의 경우 한국은 전력망이 다른 국가와 연결되어 있지 않아 고립되어 있고 전력시장이 개방되어 있지 않아 유연하지 못하며, 자연자원이 다른 국가에 비해 제한적이기 때문에, 글로벌 가격하락이 한국 기업들에게 충분히 와 닿지는 않는다.

산업정책의 확산에 대해서도 수출지장을 최소화하려는 방어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어, 탄소중립 투자 활성화로의 연계에는 둔감한 상황이다. 게다가 글로벌 기업의 시장선점을 위한 투자는 ‘first mover‘ 보다는 ‘fast follower’가 익숙한 한국 기업에게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탄소중립 전략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기 감축규제 및 기술지원의 정책 시그널이 선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후기술확보를 위한 투자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 경우 데이터 기반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돕는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전체 기술 정보의 80%의 설명력을 갖고 있는 특허 데이터를(현재 기후기술 특허 210만건 이상) 기반으로 논문이나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보완하는 특허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보완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유망분야 선정, 핵심기술 파악, 접목기술 색인, 기술 벤치마킹, M&A Targeting, 기술가치 평가(valuation) 등에 활용한다면, 기후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 및 투자 의사결정시 불확실성을 덜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싱크탱크인 국제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분석에 따르면, 2050년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 중 35%는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거나 시장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기술이다. 즉, 재생에너지, 전기화, 에너지효율, 수소, 탄소제거 등의 기후 기술 중에서 1/3은 아직 상용화 되지 않았으므로, 시장 선점 기회가 여전히 활짝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

◆ 국제사회 및 이해관계자 요구에 부합

두바이에서 2023년 12월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결정문에는 198개 당사국들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확대하고 에너지효율성을 2배 개선하는 등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합의사항들이 담겨 있다. 결정문에서 권유된 바에 따라, 한국정부는 2030년 국가감축목표달성 경과를 포함한 격년투명성보고서를 2024년까지 제출해야 하고, 기 제출된 2030년 국가감축목표(40%) 보다 더 야심 찬 2035년 국가감축목표를 2025년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한국정부는 2024년 내에, 향후 15년간 에너지전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제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2026년~2030년) 동안 국내 다배출기업에 대해 배출 기준과 허용량을 정하는 기본계획 확정 및 할당계획 준비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정부가 1~2년 내에 소관 법령에 따라 수립해야 하는 국가법정계획들은 COP28 결정문은 물론이고 UN에 제출할 국가감축목표와의 정합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국제사회 합의가 한국 정부의 정책에 변화를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기업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 요구도 증가하게 할 것이다. 이에 한국 기업은 상술한 기후-통상연계 가시화, 기후기술 경쟁 가속화의 동인, 한국의 특수성과 기업의 기후기술 확보방안과 더불어, COP28결과에 따른 국내외 후속조치들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전략을 지속 갱신해야 한다. 나아가 국내외 정책 및 전략 형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모호한 정책에 대해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민간 실무 현황을 정확히 모르는 정부와 입법 담당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고객사 및 공급망 파트너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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