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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전쟁시대, 유전자원의 엄청난 가치

김정곤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소장

2011.07.06 김정곤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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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과 ‘후지’ 품종 29년, 국내 참외 품종 ‘금싸라기’ 17년, 영국의 이스트마링 회사와 마링밀턴 농장에서 육성된 사과 반세기.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품종개발의 사례들이다. 이처럼 하나의 씨앗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함께 몇 배의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을 베고 죽는다(農夫餓死 枕厥種子)’는 말처럼 농업인에게 있어 씨앗은 생명이요, 농업에 있어선 근본이다.

현재 세계에서는 연간 300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종자가 유통되고 있다. 이 중 우리나라는 채소 종자시장 규모만 약 1500억원에 달한다. 이 거대한 시장을 놓고 국가 간 서로 누가 더 우수한 품종, 더 많은 유전자원을 확보하느냐를 둘러싼 총성 없는 종자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된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의정서’가 전격적으로 채택됐다. 앞으로 유전자원에 접근하고자 하는 경우 자원보유국으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등으로 인한 식량안보 역시 종자전쟁의 원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식량기구(FAO) 등 국제기구들 모두 향후 20년 이내 식량전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구상의 생명체가 매년 수만 종씩 사라지고, 1980년대 이후 세계에서 개발된 신규 의약품 가운데 60%가 유전물질에서 비롯됐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 역시 중국과 베트남에서 향신료용으로 재배되는 스타아니스에서 추출한 것으로 식물 종자에서 만들어졌다.

이처럼 최근 우리가 보유한 종자를 활용해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창출하는 것이 농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종자 선진국들은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나노공학(NT) 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의 신물질을 개발하는 ‘3차 종자전쟁’을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유전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까?

온·난·한대성 기후를 모두 갖추고 있어 생물다양성이 동일 면적의 다른 나라보다 3∼4배 높은 우리나라는 종자 산업에 필요한 우수한 인력과 기술력을 갖춰 다양한 생물자원 보유가 가능한 환경에 있다.

더불어 농업유전자원센터에는 식물종자, 식물영양체, 미생물, 동물 생식세포, 곤충 등 8000여 종에 이르는 29만여 점의 유전자원을 보관하고 있다. 식물종자 규모면에서 보면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일본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정부는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센터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희귀 야생 품종 1350점을 수집, 현지 국가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 중에 있기도 하다.

현재를 넘어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유전자원은 40억년의 진화과정을 통해 형성된 인류의 자산이며 한번 소실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세계 각국은 유전자원의 수집, 평가 및 활용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자원 확보를 국가 정책목표로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유전자원센터 또한 지속적인 국내외 유전자원을 수집·도입해 2020년까지 34만4000점으로 식물종자 보유수를 늘릴 계획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다듬고 정리해 쓸모 있게 만들어야 값어치가 있다는 말이다. 이 속담을 필자는 보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가치 있는 구슬이 다양하게 있어야 한다는 역설적 가치로 해석해 보고 싶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유전자원의 다양성과 종자 산업 육성은 지금 그만큼 중요하고 필요하다. 21세기는 유전자원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며 씨앗 하나가 우리 땅의 재산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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