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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原電) 주민 역학(疫學)조사]‘방사선 피해 없다’ 확증

1996.05.20 국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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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 철(李明哲) <서울의대 연구부학장>

지난 89년 영광원자력발전소 주민들의 ‘무뇌아 출산이 원전의 방사선 누출로 기인되었다는 주장’이 계기가 돼 90년도에 영광 주민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와 건강진단을 실시했다. 그러나 원전 종사자 및 주변 주민의 방사선에 의한 건강장애유무를 보다 과학적이며 논리적으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추적조사 뿐 아니라 광범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92년부터 4년에 걸쳐 전국 모든 원전이 속해 있는 지역주민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4년간 1만6천여명 조사

역학조사단 구성은 객관성과 학문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서울대학교병원을 주축으로 구성되었고(단장 고창순(高昌舜) 교수) 연구진 편성은 내과·임상병리과·핵의학과·치료방사선과로 구성된 건강실태 조사부와 서울의대 및 원전지역에서 가까운 4개 의대(전남의대·경북의대·인제의대, 동국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원으로 구성된 역학조사부로 이루어졌다.

연구진 수는 책임연구원 3명, 연구원 15명 그리고 연구보조원 18명으로 총 36명이었다.

조사는 1·2차에 걸쳐 진행했는데, 방법은 신체검사, 설문조사와 특수정밀검사로 나누어 진행했고, 대상은 원전이 있는 영광·월성·고리·울진 지역주민과 대조군으로 원전지역 근거리(강동·함안·영일) 지역 주민, 원거리 지역 주민(양평) 1만6천5백50명을 조사대상으로 했다.

설문조사는 이 대상외에 서울지역 종사자 및 주민 대조군까지 포함해 2만9천건을 실시했고, 4백명에 대해 특수정밀 검사를 시행했다.

지역주민은 전국 4개 지역에 위치한 원전을 중심으로 연구대상을 정하였는데, 월성·고리 및 울진 원전으로부터 반경 3~5k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원전 주변지역 주민으로 정했다.

비교가 되는 대조지역으로는 농촌지역과 도시지역 두가지로 구분하여 정하였는바, 농촌 대조지역으로는 각 원전으로부터 20km 이내에 위치한 근거리 지역의 1개 면에 거주하는 주민과 원전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원거리 지역인 경기도 양평군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정하였다. 도시 대조지역으로는 원전이 소재하지 않는 지역으로서 대규모 인구가 밀집하여 거주하고 있는 서울지역으로 정하였다.

전국 유병률보다 낮은 수준

조사내용은 건강실태조사로써 신체검사·혈액·뇨검사·임상화학 검사·핵의학 검사·종양표지자검사·염색체검사를 실시했고, 방사선량 조사·역학 설문조사·특수정밀 신체검사·해외 역학조사 사례·암 추적조사로 이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것은 지역주민 및 종사자의 건강상태가 전국민의 질병 양상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흉부 방사선 검사 결과 폐종양자가 소수 발견되기는 했으나 유병률로 비교한 결과 역시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1차 신체검사 및 임상검사를 실시해 질병이 의심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특수정밀검사를 시행했는데, 이 결과 소수의 종양소견자가 나타났으나 종양 유병률은 오히려 전국의 유병률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 발생하는 수준비교에서도 원전지역 주민과 대조 주민에서의 차이도 인정되지 않았다.

관심을 끌었던 원전종사자의 염색체 이상 유무에서는 외국 원전에서의 실태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방사선량 증가에 따라 보이는 불안정염색체의 빈도가 대체로 증가 경향을 나타냈으나 방사선량과 염색체 이상 빈도간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조사받은 누적선량과 불안정염색체 빈도간의 상관관계 양상이 관찰된 것은 원전종사자가 받는 방사선량의 측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증할 수 있었다.

특히 원전지역 주민들의 방사학적 영향평가에서 이 지역 주민들이 원전 시설로부터 받은 방사선량은 대조군 주민들이 받고 있는 자연 환경 방사선량과 같이 일반 공중에 대한 선량한도를 하회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제한치 보다도 훨씬 낮은 설계 목표치를 만족시키고 있으므로 방사선(능)으로 인한 주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을 확증할 수 있었다.

또한 1992 ~ 1995년간 수행된 1단계 역학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함과 동시에 향후 장기간 추적조사를 실시할 것에 대비하여 원전 종사자 및 주변주민에 대한 신체검사 결과와 역학 설문조사 결과를 통합하는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하여 전산기반을 구축하였다.

이번 조사는 원전지역 주민 및 종사자의 건강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 이외에도 원전 종사자에 대한 정밀 추적 관찰을 장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데에 큰 의미가 있다.

장기적 정밀조사 기틀 마련

향후 연구에는 단계별로 최소한 수년 이상씩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조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보다 합리적이고 명확한 연구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위해서는 몇가지 기본 방향의 틀안에서 향후 연구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즉 연구지원의 조직(용역 주체 등)을 변경하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같은 객관성 있는 공공기관에 출연금형태로 지원하여 학습연구의 자율성을 제고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종사자는 지역주민과 구분하여 별도 관리하도록 하고, 이를 위하여 기술적인 자문이나 정보는 현 연구진이 제공하되 지역 주민과 같은 형태의 추적관리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주변주민에 대한 추적관리는 특수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변환하여 지역 사회 보건의료체계를 구축, 관리하는 방안과 현 조직을 그대로 운영하되 지역내 추적조사를 질병 조기발견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합리적이다.

그리고 대주민 의료시혜는 계속 확대하는 방향으로 강구함이 바람직하며 종사자 및 지역 주민에 대한 염색체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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