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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지리오가피, 산수유, 오미자 등 1000여 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국내 최대 서식지. 그 지리산 자락에 기대고 있는 경남 산청은 예로부터 전통한방과 약초의 본고장으로 익히 알려져 왔다. 또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동의보감의 허준과 그의 스승인 류의태 선생이 의술을 펼친 곳이 바로 산청이다.
전통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이 무려 세 개가 지나니 마음마저 흐르는 물처럼 여유롭고, 민족의 영산이라는 지리산을 머리에 이고 있으니 저절로 드높은 이상을 갖게 된다는 산청. 허나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는‘구중심처’라 하여 베일에 쌓였던 곳 또한 산청이니, 신비한 효험이 지난 한약재가 많을 뿐더러 약초 처방 또한 발달해 있는 이유를 ?익히 짐작할 수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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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은 약초골 답게 갖가지 한방을 가미한 음식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지리산 자락에 풀어 놓은 까닭에 제 마음대로 약초밭을 헤매며 자란 흑돼지들이 대표선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흑돼지는 물론이요, 일반 돼지조차도 황금돼지띠라며 아이들을 출산하는 붐이 일었을 뿐 아니라, 핸드폰에는 하나씩 금빛 돼지들을 달고 다니며 돼지를 귀하게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TV에서 신종 플루 뉴스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돼지들은 뭇매를 맞는 대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산청의 흑돼지들은 정말 억울하고 할 말도 많다. 산청의 흑돼지는 맑은 공기와 심심산골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 영롱한 아침 이슬이 배인 약초를 먹고 자란 청정 돼지이기 때문이다.
한방 약초를 먹고 자란 탓에 어릴 적부터 몸보신을 한 산청의 흑돼지들은 웬만한 병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지리산 자락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뛰어다니며 자란 까닭에 다른 돼지들에 비해 살이 덜 찌고 그 살도 쫀득거린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까닭에 먹는 이들도 다이어트 걱정 없고, 느끼하거나 쉽게 질리지도 않는다. 또한 누구라도 고기 한 점 먹고 나면 몸에 생기가 북돋는 듯하다. 이것이 진짜 산청의 흑돼지다. 허니 산청 흑돼지 맛을 본 이들이라면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산청 흑돼지를 포기할 수가 없다. 입 안에서 감돌던 그 쫀득거림과 고소함을 잊지 못해 다시금 산청을 찾고 싶게 만드는 그 맛을 어떻게 쉽게 져버릴 수 있겠는가. 산청의 주요 식당들에서는 당귀ㆍ삼백초 등 10여 가지 한방약초를 우려낸 물로 요리한 ‘산청 흑돼지’ 요리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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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흑돼지로 몸을 보한 후 약초와 한의학을 경험해보자. 금서면 특리에는 붓끝 모양을 한 필봉산과 가야 마지막 왕이 머물던 왕산 자락에 조성된 전통한방휴양관광지는 산청의 약초와 한의학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산청한의학박물관은 전국 최초로 건립된 한의학전문 박물관으로 산청 약초의 효험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이 박물관에는 상설전시가 이루어지는 총 7개의 전시실과 특별전과 기획전들이 열리는 기획전시실, 허준 선생의 가상 스토리를 상영하는 입체영상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방체험실에서는 사상체질, 건강나이, 전신반응을 무료로 측정해볼 수 있다. 산림욕장과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허준 선생이 스승인 류의태의 장기를 해부하는 장면을 재현한 해부동굴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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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내려오는 길에 위치한 약재전시판매장도 들려보자. 이 곳에는 산청에서 직접 생산된 한약재들은 비교적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당뇨에 좋은 산뽕나무, 혈액순환을 돕는다는 오가피나무, 백발을 흑발로 만들어준다는 하수오,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는 행임나무, 뼛속에 시린 느낌이 올 때 달여 먹는 진달래나무 뿌리 등 각양각색의 약초들이 즐비하다. 특이한 점은 각자의 사주에 따라 몸에 맞는 약초도 추천해준다는 것. 한의학 박물관에서 10분정도 산을 오르면 대한민국 국새를 제작했던 국새전각전도 있다. 지리산 줄기의 왕산의 류의태 약수터는 효험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류의터 약수터도 들려봄 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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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나마 빡빡한 저 아래 세상과 이별을 고하고 싶다면 대성산의 기암절벽 사이에 자리한 정취암으로 가자. 하늘과 맞닿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찔하게 높은 곳에, 그것도 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린 듯 지어진 암자 정취암은 신라 신문왕 때 의상조사에 의해 창건된 암자다. 말이 암자지 원통보전, 응진전, 삼성각,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산신탱화 등 웬만한 사찰 규모를 능가한다. 정취암은 그 암자의 내력보다는 절집의 앉음새와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뿜어내는 그 풍경에 더 많은 사람을 찾게 하는 곳이다. 바위 끝에 서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면 천장 만장 높은 곳에서 하계를 내려다보는 시원함과 함께 적막과 고요 속에 온갖 번뇌를 잊고 속세를 벗어난 느낌이 든다. 정취암 가까이에는 목침을 짜 올린 대웅전 건축설화와 새신바위에 얽힌 미완성 단성설화가 깃들여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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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에는 조선시대 선비의 격조 있는 삶을 엿 볼 수 있는 고가마을이 두 곳 있다. 단계마을과 남사마을이다. 먼저 단계마을은 마을 전체가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정갈한 한옥의 솟을대문을 세운 마을 유일의 학교인 단계초등학교의 정문이 눈에 뜨인다. 마을 곳곳의 돌담도 운치있는 산책길이 되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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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성면 남사리의 남사예담촌은 고색창연한 고가가 아름다운 마을이다. 또한 천왕봉의 줄기인 웅석봉에서 발원해 10여리를 흘러온 사수와 좌청룡, 우백호가 다정히 함께 하는 천혜의 자연승지로 예로부터 많은 학자와 선비를 배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 입구에는 3백년 된 회화나무가 굽어진 허리로 버티고서 사람들을 반긴다.
해묵은 담장, 담쟁이 넝쿨과 조화를 이룬 높은 돌담, 서원, 정자, 고가들마다 뜰에 피어있는 향기 그윽한 수백 년 묵은 매화나무 등에는 꼿꼿한 선비의 기개가 담겨있다.
굽이친 돌담을 돌아가다 보면 옛집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고가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나 골목길 양쪽에 뿌리를 내린 회화나무 두 그루가 X자로 굽은 이씨고가는 남사마을을 대표하는 전통 한옥으로 자연과 돌담의 절묘한 조화에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된다. 마을의 체험공간인 사양정사도 꼭 들러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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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면 왕산에 가면 패망국 가야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구형왕릉을 만날 수 있다. 가야의 마지막 왕인 구형왕의 무덤으로 전해오는 돌무덤으로 패망한 가락국의 마지막 왕이 나라를 구하지 못한 애통함에 자신의 몸을 흙이 아닌 돌로 덮어달라고 해 지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온다. 왕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비탈진 산기슭에 수만 개의 잡석이 7단 높이의 돌무더기를 이루고 있는 장관이 펼쳐진다. 우리나라 유일의 적석총으로 마치 피라미드처럼 쌓여있다. 무덤의 정상은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데 돌무덤의 중앙에는 ‘가락국양왕릉’이라고 쓰인 비석이 있고 그 앞에 석물들이 있는데 이것은 최근에 세워진 시설물이다.
왕릉 주변에는 등나무와 칡넝쿨이 뻗지 못하고 까마귀와 참새도 왕릉위로 날지 않으며, 이끼나 풀도 자라지 않고 낙엽조차 떨어지지 않는 신비함이 있는데 이를 두고 나라를 신라에 바친 왕의 한이 깊어서라고들 한다. 마지막 왕의 애달픈 마음을 통해 애잔한 가야의 역사에 가슴 한 구석이 찡해져 옴을 느낀다. 가까이에 효험이 뛰어나다는 류의태 약수터도 찾아봄 직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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