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쉽게 지치고 상처받곤 한다. 나는 일상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취미나 문화생활을 통해 풀려고 하는 편인데 얼마전 전시를 보기 위해 전시 정보를 찾다가 특별한 서비스를 발견했다. 바로 ‘마음복원소’. 마음복원소는 박물관 교육 플랫폼인 ‘모두(MODU)’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모두’는 박물관의 모든 교육 활동에 쉽게 참여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연결해주는 박물관 교육 플랫폼이다. “다친 마음에 박물관이 위로를 건넨다”는 독특한 콘셉트으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박물관이 위로를 건넨다는 콘셉트가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나도 한번 이용해보았다.
우선 마음복원소 누리집에 접속하면 “박물관에서는 상처입은 유물을 복원하고 있어요. 유물을 다루던 정성스러운 손길, 이제 당신의 마음으로 향해요. 당신의 마음을 복원할 방법, 박물관에서 만나보세요” 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문구 아래의 ‘시작하기’ 버튼을 누른 후 이름을 입력하면, 나의 마음상태를 진단하는 몇가지 질문이 나온다.
먼저 요즘 나의 마음 상태는 어떤지 깨진 마음, 먼지쌓인 마음, 빛바랜 마음, 더러워진 마음, 눅눅한 마음, 구겨진 마음, 찌든 마음, 구멍난 마음 등 다양한 선택지에서 고를 수 있는 화면이 나온다. 나의 경우 ‘깨진 마음’을 선택해보았다. 그 후 마음의 원인과 상처의 정도를 선택하면, 답변 내용을 분석해, 그에 맞는 박물관 코스를 추천해준다.
나의 경우 거울못, 주먹도끼, 귀가 두 개 달린 청백자 병, 함통육년명 금고, 나팔모양 술잔, 서울 옛 보신각 종을 추천받았다. 각 추천 전시물마다 위로를 주는 메세지도 함께 있었는데 주먹도끼는 “주먹 한번 쥐어 봐요. 이거 봐. 우리는 무엇보다 강한 무기를 지니고 있잖아요”라는 메세지가, 귀가 두 개 달린 청백자 병 위에는 “곧 들려올 기분 좋은 소식에, 청자도 두 귀를 활짝” 이라는 메세지가 제공됐다.
이렇게 단순히 전시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와 공감을 담은 멘트와 함께 맞춤형 코스와 전시물을 제안하니 ‘한번 가볼까?’하는 생각과 함께 더 큰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또 전체적으로 누리집이 안락하고 부드러운 톤의 디자인으로 구성되어있는 덕분에 이용 내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각 전시물마다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도 제공하고 있어서, 추천받은 전시를 직접 관람하러 갔을 때에도 훨씬 편리하게 동선을 짜서 관람할 수 있었다.
위로의 메시지와 박물관 관람을 결합해 이용자에게 치유와 성찰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마음복원소는 단순한 전시 추천 서비스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 연초를 맞아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다면, 마음복원소를 통해 박물관으로 떠나는 특별한 경험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