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랴부랴 게시판에 붙은 내용대로 '성범죄자 알림e'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했다.
방법은 간단하고 이용은 편리했다.
'사용자 인증 완료'를 거친 후에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가 있는데 이름, 지역별 검색은 물론이고 학교반경 1km, 위치반경 2km 등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검색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지도로도 성범죄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내가 사는 지역을 검색하니, 어마어마하게 많이 나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사는 곳의 도로명주소로 검색해 봤더니 역시나 있다.
성범죄자는 불과 2주 전에 촬영된 다양한 모습의 사진은 물론 이름과 나이, 어떤 성범죄를 저질렀는지까지 상세히 적혀있다.
역시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금물이다.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동네 할아버지인데 13세 미만 여아를 대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단다.
말문이 막힌다.
공부방에 다니는 여학생들에게 '성범죄자 알림e'에 나오는 범죄자의 사진을 보여줬다.
나는 혹시 몰라 공부방에 다니는 여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하고 '성범죄자 알림e' 애플리케이션에 나온 범죄자의 사진을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그런데 아이들 반응은 역시 나와 다르지 않다.
"성범죄자라고 해서 무섭게 생긴 아저씨일 줄 알았는데 불쌍한 할아버지 같아요."
"뭔가 도와드려야 될 거 같은데 범죄자에요?"
왜 우리는 범죄자라고 하면 외모부터 남다를 거로 생각하게 될까.
굉장히 위험한 편견이다.
이렇게 우리가 간단히 휴대전화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성범죄자들의 신상 확인이 가능해진 것은 성범죄자 신상정보 고지 제도 덕분이다.
이는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50조, 51조와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따라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인터넷과 모바일 앱을 통해 공개하고,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읍·면·동 내 아동·청소년 보호 세대 및 기관에 고지하여 성범죄 예방 및 재범 방지를 위한 제도다.
아파트 자체에서도 주의를 당부하는 일이기에 나는 곧바로 지인들에게도 알리고 학부모님들께도 '성범죄자 알림e' 애플리케이션을 추천했다.
그런데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카카오톡과 네이버 앱에서도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름과 나이, 사진, 키. 몸무게 등 신체정보, 주소·실거주지, 성범죄 요지, 성범죄 전과 사실, 전자장치 부착 여부 등 8가지다.
본인 인증만 거치면 간단하고 편리하게 '성범죄자 알림e' 앱을 설치해 성범죄자의 사진은 물론 주소나 전과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출처=성범죄자알림e)
기존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고지는 카카오톡으로 1차 발송 후 미열람 세대주에게 네이버 앱을 통해 2차로 알리는 방식이었는데 2022년부터 여성가족부는 이용자의 모바일앱 이용 선호와 관계없이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모바일 고지 방식을 변경했다.
다만, 모바일 고지 미열람 세대주에게는 기존과 같이 우편 방식으로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재발송하고 있다고 한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특히나 트라우마가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성범죄는 더더욱 그렇다.
성범죄자의 얼굴은 지극히 평범하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할 필요가 있다.
부디 '성범죄자 알림e' 애플리케이션 설치라는 작은 실천이 혹시 모를 큰 불상사의 예방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