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아이들에겐 잠시나마 긴장을 놓고 마음껏 늦잠을 잘 수 있는 해방의 시기지만 엄마들에겐 걱정과 근심이 쌓이는 시기다. 삼시세끼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아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는데 키로는 반에서 1등, 2등을 다툰다. 키 큰 순이 아니라, 작은 순서로 말이다. 오호, 통제라!
유전자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자고로 '잘 먹어야 큰다'는 말이 있으니 엄마로서 건강한 음식을 준비해 줘야 한다는 부담이 밀려오는 차에 이것저것 검색을 하다가 농식품정보누리(https://www.foodnuri.go.kr)라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농식품정보누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체계적인 먹을거리의 관리를 통해 국민들에게 농식품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 합리적인 농식품 소비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만든 누리집이다.
상단에는 먼저 1월의 제철 농수산물이 소개되는데 클릭해서 들어가면 달력처럼 한눈에 보기 좋게 펼쳐진다. 1월 달력엔 제철 과일로는 단감과 한라봉, 농산물은 새송이와 우엉과 섬초가, 수산물은 방어와 송어가 자리하고 있다.
생선을 올리자니 요리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나는 일단 만만한 새송이와 섬초를 밥상에 올리기로 했다. 새송이만 볶으면 안 먹을 게 뻔하니 소불고기를 하면서 곁들이는 걸로 하고 전남 신안 지역에서 품종 개량된 시금치를 말하는 섬초는 일반 시금치보다 단맛이 특징이라고 하니 무쳐서 준비하고, 그리고 요즘 시장에서 단감을 저렴하게 파니 단감도 사기로 결정했다.
결혼한 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맞벌이를 핑계로 요리와 담쌓고 지낸 나 같은 요리 초보라도 걱정할 건 없다. 농식품정보누리에서 상단의 '농식품 소통'을 클릭, '모두누리단'에 들어가 나의 식재료를 검색하면 친절하게 조리법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철 음식이 보약이라는 말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새송이의 식이섬유는 소고기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좋은 궁합을 이루며, 해풍을 맞고 자란 섬초는 비타민과 철분이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에게 특히 좋다고 한다.
게다가 아삭하게 씹으면 단맛이 일품인 단감은 면역력을 높이고 감기를 예방해 준단다. 어쩐지 제철 음식으로 식탁을 차리니 가족들에게 큰일을 한 것만 같은 뿌듯함에 어깨가 절로 올라간다.
농식품정보누리에는 아주 재미난 콘텐츠도 있다. 농식품에 대해 알쏭달쏭 궁금했던 점들을 모아놓은 '누리pick'인데 예를 들면 이렇다. '애호박이 입는 비닐 옷의 정체는?', '차를 물처럼 마셔도 괜찮을까?', '과일은 껍질까지 먹어야 더 좋다?', '곶감 표면의 하얀 가루 먹어도 될까?'등이다. 흥미를 이끄는 타이틀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사이트에 푹 빠져있게 된다. (위 질문의 답이 궁금하다면 클릭해보시길~)
이 밖에도 농식품정보누리에서는 다양한 농식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농식품 뉴스와 정책은 물론 농식품으로 만드는 건강한 간식 조리법, 나이별 권장 식단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각 지역의 특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지자체 몰을 바로 클릭할 수 있어 설을 앞두고 선물 장만이나 차례상을 준비하기에도 안성맞춤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할인쿠폰이 쏟아지고 있으니 주머니 걱정 더는 것은 덤이다.
우리는 지금 배달 음식의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이역만리 물 건너온 각종 식재료들이 우리 식탁을 점령 중이다. 하루 한 끼라도 우리 땅에서 자란 제철 음식으로 건강한 식탁을 차려보는 건 어떨까? 내가 해보니 세상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