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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의 변신,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가 생겼어요

2025.01.13 정책기자단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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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한파가 몰아치는 날이면 대중교통을 타러 가는 길이 가장 길고 멀게 느껴진다. 사방으로 트여 있는 버스정류장에 서서 도착할 버스를 기다리며 서 있을 때면 유난히 한기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얼마 전, 집 앞에 있던 버스정류장이 공사를 하더니 새롭게 바뀌었다. 이름도 달라졌다.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라고.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는 한파나 폭염, 황사나 미세먼지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쉼터형 스마트 버스정류장들을 이른다. 

요즘과 같은 한파에 필요한 냉난방 시설, 공기청정 시스템은 물론, 공공 무료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충전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의자, 그리고 버스와 인근 지하철정보알림서비스 등이 마련되어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정류장이라고 한다. 

우리 동네에 설치된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 버스정류장에 가봤다. 지붕은 물론, 벽이 설치되어 있어 찬 바람이 들지 않았고, 외부공기차단 시스템과 난방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문을 열자마자 포근한 공기가 나를 감쌌다. 의자를 만져보니 약간의 온기가 느껴졌다. 발열 기능을 갖춘 의자라고 한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운행 알림과 오늘의 날씨, 간단한 생활정보, 시간 등 여러 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운행 알림과 오늘의 날씨, 간단한 생활정보, 시간 등 여러 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버스정류장에는 버스 운행 정보가 나오는 안내판이 없어서 늘 핸드폰으로 찾아보느라 번거로웠는데, 이번에 새로 설치된 정류장은 버스 운행정보와 유용한 생활정보 알림, 시간, 오늘의 날씨와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지수 정보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천장에는 공기청정 시스템과 CCTV가 달려 있다.
천장에는 공기청정 시스템과 CCTV가 달려 있다.  

천장에는 공기청정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어서 미세먼지와 매연이 많은 요즘, 조금 더 안전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다.

실내 공간 외에도 야외 공간이 함께 마련되어 있었다. 벤치가 길게 마련되어 있어 바깥에서 앉아 기다릴 수도 있었는데, 이곳에도 무선충전기 시스템이 있어서 급하게 핸드폰 충전이 필요할 때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어디서든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버스정류장에 무선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어디서든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버스정류장에 무선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좋다고 느꼈던 부분은 CCTV와 바닥 가로등이 설치되었다는 것이다. 학교를 다녀오면 늘 늦은 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야 집에 오곤 한다. 

집 근처가 한산하고 조용한 편이고, 저녁 시간이 되면 도로에 차량도 많이 다니지 않아 부모님도 꼭 걸어오지 말고 버스를 타고 오라고 당부하곤 하신다. 가로등이 있어도 은근히 어둡고 고요하게 느껴지는 길에 바닥 가로등이 있는 환한 정류장이 생기니, 주변이 더 밝아진 느낌도 들고 CCTV까지 새로 생기니 안심하고 걸어서 집에 올 수 있게 되어 좋다.

정류장 기둥에 비상벨이 달려 있다.
정류장 기둥에 비상벨이 달려 있다.

새로 생긴 정류장 기둥에는 비상벨이 하나 달려 있다. 위급상황 발생 시에 누르도록 마련되어 있는 비상벨이다. 만약 비상 상황이 발생하여 도움을 요청해야 할 때 이 벨을 누르면 도시통합정보센터로 바로 연결되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비상벨 위에는 취객 난동, 음식물 섭취, 분실 등 정류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비상벨을 누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얼마 전, 내 동생이 버스정류장에 이어폰 케이스를 두고 왔던 일이 떠올랐다. 의자에 잠시 놓았던 건 떠오른다는데 다시 챙기질 않았다며 무척 초조해했던 기억이 난다. 버스에 두고 내린 것도 아니라 어디에 전화해야 하나 고민을 정말 많이 하다가 끝내 찾지 못하고 새로 구입했다. 이제는 버스정류장에 비상벨도 생기고, CCTV도 마련되어 분실물이 생겨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된다.

나는 주로 대중교통을 승객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즈음에 이용하는데,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간혹 어지럼증이나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는 승객들도 있다. 아픈 승객이 있으면 대부분 놀라서 허둥지둥하는 게 대부분인데, 이런 비상벨을 달아주니 그러한 상황에서도 조금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 제세동기까지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비상 상황에서도 응급조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부가 전체적으로 쾌적하고 깔끔한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 버스정류장.
내부가 전체적으로 쾌적하고 깔끔한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 버스정류장.

그래서인지 2023년 한 해 동안 서울에서만 범죄 신고 및 예방, 유실물 신고, 취객 안전 지키기, 응급환자 이송 등 응급사고 처리 95건을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에서 해냈다고 한다.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 정류장이 조금 더 특별해진 이유는 다양한 시민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중심지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지역은 '스마트시티 리빙랩' 사업을 진행하면서,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를 길거리 배회 노인을 보호하고, 배회를 예방하는 공간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경찰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실종신고는 2019년에는 1만 2,131건이었으나 2023년에는 1만 4,677건으로, 21%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배회노인 안내 문자가 간격도 거의 두지 않고 매일 날아온다.
배회노인 안내 문자. 

종종 핸드폰으로 날아오는 안전 안내 문자에서도 배회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상착의를 알리고 발견 즉시 인근 경찰서로 연락하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데, 어르신인 경우가 많다. 지금은 치매 노인의 위치 파악을 위해 배회감지기나 스마트 태그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배회감지기는 목, 허리, 손목 등에 착용할 수 있는 기기로, GPS 위성정보를 이용하여, 길을 배회하고 있는 치매 노인의 위치를 확인해 보호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왔다. 

스마트 태그는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다면 위치 추적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기기인데, 스마트 태그와 같은 브랜드로 위치 사용이 허용된 스마트폰 기기가 없으면 위치 추적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 외에는 워치 등의 모델을 이용해 배회하는 사람들을 감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기의 가격 및 통신비용 부담 등으로 형편이 어려운 치매 노인들의 경우는 편하게 이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지역의 경우, 기존 GPS 방식 대신, 지자체 곳곳에 있는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와 공공 와이파이를 활용해 배회감지 수집기를 설치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다고 한다. 공공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GPS 없이 옷이나 신발에 부착하는 간단한 배회감지센서만으로 배회 노인이 안심존을 이탈했는지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 GPS 기능이 탑재된 감지기기를 구매할 필요도 없고, 통신비용이 크게 줄어든다는 장점이 생긴다. 

보호자는 버스나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배회감지수집기를 통해 스마트폰 앱으로 배회 노인의 위치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욱 쉽게 배회 노인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보호자들도 조금 더 안심할 수 있을 듯 하다.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 버스정류장을 직접 이용해보고 둘러보면서, 단순히 대중교통을 기다리는 공간을 넘어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공간으로 거듭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그린 안전쉼터 버스정류장을 알고 이용해서 조금 더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겠다. 



정책기자단 한지민 사진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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