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여러 기관에서 저소득층, 취약계층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한 경험이 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장애인재활협회에서 장애가정의 아동과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이었다.
당시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각 가정에 방문하여 아동의 학습을 지원했었는데, 코로나19로 등교가 중단되자 모든 교육이 온라인으로 바뀌어서 모두가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화상 강의를 처음 접한 아동들은 당시 컴퓨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으며, 디지털 방식의 학습 교구재를 사용하는 데 대한 불편함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키오스크를 사용해 비대면 주문을 해야 하는 식당과 카페가 많아지자 키오스크 사용이 익숙하지 않았던 아동들은 음식 주문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같이 음식점에 방문했을 때 주문 방식이 너무 어렵다며 화를 낸 아동이 기억난다. 또 다른 아동은 카페에 갔는데 키오스크로 선택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결국 음료 주문을 포기하고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지원 기관의 도움을 받아 장애 아동들이 디지털 시대에 더욱 친숙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는데, 최근 전문적으로 취약계층의 디지털 역량강화교육을 주도하는 ‘디지털배움터’에 대해 알게 되었다. 디지털배움터란 지능정보기술의 발전과 비대면 서비스가 증가한 디지털 시대에 대응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하는 교육 센터이다.
디지털배움터는 디지털 이용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이 쉽게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디지털배움터 누리집에서는 디지털 역량을 진단하여 자신의 디지털 수준을 파악해 볼 수 있었고, 역량 진단 결과와 관심분야를 바탕으로 맞춤형 교육을 추천하고 있었다. 또한, 다양한 주제의 온라인 강의를 통해 키오스크 사용 방법부터 스마트폰, 생성형 AI 활용 방법까지 알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온라인 강의는 기초부터 심화로 구분되어 다양한 주제의 내용을 수준에 맞게 선택하여 들을 수 있었는데, ‘정부24 활용하기’, ‘디지털 인증서 활용하기’ 등의 내용도 강의로 제공되어 실생활에 굉장히 유용할 것 같았다. 실제로 강의를 들어보니 동영상 강의뿐만 아니라 학습 교재에도 자세한 내용이 설명되어 있어 직접 실습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디지털배움터의 다양한 기능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스마트기기 체험관이었다. 생성형 AI, 민원발급기, 버스 길 찾기, KTX 예매, 패스트푸드, 식당, 병원, 쇼핑, 그리고 택시로 구분된 체험관 페이지에서는 각 주제에 맞는 사용 설명서와 교육 영상이 제공되고 있었으며 알아보기, 연습하기, 자유학습의 순서를 통해 실제 체험 방식으로 스마트 기기 사용법을 익히고 연습할 수 있었다.
매번 스마트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유용한 기능일 것 같아 멘토링을 하며 알게 되어 아직까지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 아동에게 연락을 해 보았다. 부모님의 도움을 통해 누리집에 접속하여 ‘패스트푸드’ 키오스크 사용 방법을 알아보았다고 전한 아동은 “실제로 패스트푸드를 주문하는 것 같아서 너무 신기했다”라며 “학습 후에 부모님과 함께 햄버거를 사러 갔는데 처음으로 혼자 주문을 할 수 있었다”라고 후기를 전했다.
이렇게 실생활에 유용한 체험관 운영 외에도 디지털배움터에서는 정보취약계층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운영하여 이들의 사회 및 경제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실생활 디지털 서비스 활용 과정, IT 자격증 취득 과정, 지능정보기기 활용 과정 등 다양한 교육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장애인 정보화 교육은 집합 교육과 방문 교육으로 구분된다. 집합교육의 경우 지역별 장애 집합정보화교육장소에 개설된 교육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디지털배움터 누리집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온라인 및 콜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방문 교육의 경우 중증 장애인에 한하여 교육받기를 원하는 장소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정보화상담실(1688-2670)을 통해 사전 신청해야 한다.
과거 친하게 지내던 기관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해당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니 “인터넷,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으면 점점 더 불편해지는 요즘 세상에 가장 필요한 교육인 것 같다”라며 기관 소속 장애 가정 학부모 및 아동들에게 교육 내용을 전달하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점점 더 스마트폰, 디지털 중심의 시설이 운영되어 디지털 이용 환경의 변화에 익숙하지 않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늘고 있는 오늘날, 디지털배움터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교육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디지털 역량 교육이 더욱 편리한 생활을 누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