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무 일정이 없이 온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던 지난 주말, 거리에는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 담긴 조형물들이 가득했다. 밤이 되자 하나둘 조명에 불이 들어오니 사람들로 가득차기 시작했던 거리에는 유독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청소년들이 눈에 띄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수원역 로데오거리처럼 각 지역의 로데오거리와 중심 상권에는 청소년이 몰린다. 인천의 한 거리에서 카페를 하는 친구는 평소에도 유동 인구가 적지 않지만, 수능이 끝난 후 연말연시인 이맘 때가 가장 활발하다고 이야기한다. 비록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이지만, 학생들이 웃는 모습을 가장 많이 보는 때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 역시 청소년의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수능 후부터 내년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학교생활과 방학 기간을 즐겁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교육부는 매년 학년말 학사 운영 내실화 및 학생 활동 보호를 위해 ‘초·중·고 학년말 학사 운영 및 학생 안전 지원 방안’을 마련하여 안내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학년말 학사 운영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충실한 학교 생활의 마무리다. 올해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아이의 학교에서도 지난주 겨울방학 시작일에 대한 안내와 함께 방학 전까지 충실하게 학교 생활을 마칠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신경써달라는 안내문과 함께 담임 선생님이 알림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학년말 학사 운영 방안의 두 번째는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시행해 남은 학사 기간부터 겨울방학까지 청소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으로, 이를 통해 학년 말 시기를 진로 탐색과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크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오프라인 프로그램의 경우 대부분 학교 자율에 맡겨 지역 명소나 청소년 직업체험과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2023년도 학년 말 학사 운영 모범사례로 구미 원당초, 인천 경연중, 수원 곡정고의 사례 세 곳을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만약 학교에서 특별한 오프라인 프로그램 안내가 없다고 하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 다채로운 온라인 프로그램이 학년 말과 겨울방학을 풍성하게 해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디지털성범죄예방교육 플랫폼 <디클>의 콘텐츠가 청소년을 위해 새롭게 마련됐다는 것이다.
최근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딥페이크 예방교육 영상을 디클에서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7세부터 18세까지,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양육자를 위한 교육 영상이 준비되어 있는데 내 아이 나이대를 위한 영상을 한번 보니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어렵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플랫폼에 들어간 김에 교사와 양육자를 위한 영상도 시청해봤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제작한 만큼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어진 느낌도 있었지만, 각종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아이들의 시선으로도 문제를 고려해볼 수 있게 제작되어 자녀와 편하게 대화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다.
해당 플랫폼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보호자라면 이번 겨울방학을 맞아 영상을 시청해볼 것을 적극 권한다. 지난 학기중 부모 교육에서 들었던 내용 처럼 ‘내 아이는 괜찮겠지, 내 아이는 아니겠지’라는 생각보다 시대가 변한 만큼 보호자도 계속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생활 안전 및 건강과 관련된 정보는 교육부와 한국교육환경보호원에서 운영하는 ‘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를 방문해보자. 해당 누리집은 보통 학교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올바른 건강 교육을 위해 교육 자료와 설문조사 등을 정리한 누리집으로 운영되지만, 학부모가 방문해도 충분히 도움 될 만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누리집에서는 최근 아이의 학교에도 유행이라는 백일해에 대한 정보부터 신체건강, 정신건강, 학교 내 생활환경까지 폭넓은 분야에 대해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정리해 소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년 말 학교에서 해당 내용들을 모두 다룰 수 없기에 겨울방학을 앞두고 가정에서도 함께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그 밖에도 EBS와 한국장학재단에서 이번 학년 말 학사 지원 방안 발표와 함께 추가한 컨텐츠도 눈여겨볼 만 하다. EBS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새로운 사회로의 첫 걸음을 내디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셋집 구하기 프로젝트’라는 내용의 교육을, 한국 장학재단에서는 매년 지원대상과 금액이 넓어지고 있는 ‘학자금 지원 안내’에 대한 내용의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위 교육들은 중등교육과정을 마친 사회초년생들에게 보다 실용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따라 추가된 교육들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구두나 안내문으로만 홍보하고 있는 만큼, 놓치지 말고 해당 누리집에 방문해 내용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편 지금까지 소개한 학년말 학사 운영방안과 함께 학생 안전도 중요한 과제다. 교육부는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과 함께 12월 31일까지 ‘학생 안전 특별기간’을 운영한다. 해당 기간 동안 청소년 유해환경을 점검?개선하고, 청소년 음주 및 유해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 방지, 학생 심리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학년말 생활을 지원한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아이의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자녀들이 학년말 시기를 안전하고 의미 있게 보내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초·중·고에 재학중인 모든 학생들이 학년 말을 잘 마무리하고 이번 겨울방학도 안전한 재충전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