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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발달장애인을 위한 오페라 교육프로그램’

2024.12.17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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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 나를 위한 보상으로 클래식 공연을 관람한다. 이번엔 특별한 오페라 해설과 공연을 즐기기로 했다. 어떤 프로그램이 있을지 살펴보다가 국립오페라단의 소식에 눈길이 머물렀다. 국립오페라단의 <발달장애인을 위한 오페라 교육프로그램>이었다.   

국립오페라단은 올 9월부터 <발달장애인을 위한 오페라 교육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올 9월부터 <발달장애인을 위한 오페라 교육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올 9월 발달장애인들의 성악적 재능발현과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프로그램 <국립오페라단-발달장애인을 위한 오페라 교육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성악가에게 직접 노래를 배워보는 ‘성악레슨프로그램’과 오페라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오페라감상프로그램’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성악레슨프로그램’에서는 성악에 관심 있고 자신에게 맞는 가곡과 아리아를 직접 불러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베이스 함석헌이 1:1 맞춤형 레슨을 제공한다. 9월 9일(월)부터 시작하여 총 12회의 교육 시간을 마무리하고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낼 수 있도록 지난 12월 9일 연주회도 개최했다.

‘오페라감상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가만히 앉아서 강사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
‘오페라감상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강사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

‘오페라감상프로그램’은 비교적 낯선 장르인 오페라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수강생의 눈높이에 맞춰 해설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음악평론가 장일범과 조윤범은 즐겁고 풍성한 해설로 도니제티의 유쾌한 오페라 <사랑의 묘약>, 비제의 매혹적인 오페라 <카르멘>, 모차르트의 통쾌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푸치니가 건네는 사랑의 오페라 <라 보엠>, 총 4개의 오페라 작품을 번갈아 소개했다. 해설과 더불어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청년교육단원들이 참여하여 각 작품의 주요 아리아와 중창을 들려주는 미니콘서트도 함께 진행됐다. 성악가들이 직접 공연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면서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알찬 시간을 제공한 것이다. ‘오페라감상프로그램’은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매월 1회 총 4회 진행하여 장애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아름다운 오페라 세계를 소개했다. 

12월 9일(월) 오후 2시부터 4회차 ‘오페라감상프로그램’ 푸치니의 <라 보엠>에 이어 오후 6시부터 ‘성악레슨프로그램’ 연주회가 열렸다. 청중의 입장에선 일석이조의 기회를 얻는 셈이다. 프로그램이 열리는 한우리정보문화센터 한우리홀로 향했다.

조윤범 음악평론가가 지난 2회차에 이어 4회차에서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 <라 보엠>을 해설했다.
조윤범 음악평론가가 지난 2회차에 이어 4회차에서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 <라 보엠>을 해설했다.

조윤범 음악평론가가 강사로 나섰다. 그는 2회차 비제의 매혹적인 오페라 <카르멘>에 이어 4회차 푸치니가 건네는 사랑의 오페라 <라 보엠>을 해설했다. 조윤범 평론가는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나서 이제 12월입니다. 어수선한 이때 우리가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평안하게 사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본격적으로 <라 보엠>을 해설하기 전 이탈리아 출신 푸치니의 생애와 푸치니가 작곡한 여러 오페라에 대해서 연도별로 알려줬다.

조윤범 음악평론가는 푸치니의 연표에서 연도가 아니라 나이에 따라 그가 작곡한 오페라를 알려주고 있다.
조윤범 음악평론가는 푸치니의 연표에서 연도가 아니라 나이에 따라 그가 작곡한 오페라를 알려주고 있다.

푸치니는 1858년에 태어나서 1924년에 죽었다. 지금이 2024년이니까 푸치니 사후 100주년이다. 100주년을 맞아서 전 세계적으로도 푸치니의 오페라공연이 많이 열렸다. 이탈리아어는 읽기가 굉장히 편하다. 그냥 발음 기호대로 읽으면 된다. 푸치니는 자크모 푸치니다. 초상화에서 보듯 그는 멋을 많이 부리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작곡한 오페라는 마지막에 여자가 병들어서 죽는 작품이 많았다. 오페라 자체가 대부분 비극이기도 하지만, 푸치니의 작품 중에서 유난히 그런 작품들이 많다. 그는 66세까지 살았다. 성공한 오페라가 30대 중반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의 오페라는 실패했다. 조윤범 음악평론가는 연표를 연도별이 아니라 나이별로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를 알려줬는데, 그런 연표가 푸치니의 작품 변천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오페라 <라 보엠>은 가난하지만, 예술을 사랑하고, 사랑을 위해 낭만적인 생활을 하는 예술가 지망생의 삶을 다루고 있다.
오페라 <라 보엠>은 가난하지만 예술을 사랑하고, 사랑을 위해 낭만적인 생활을 하는 예술가 지망생의 삶을 다루고 있다.

오페라 <라 보엠>은 푸치니의 첫 번째 흥행 작품이다. <라 보엠>은 보헤미아 사람, 즉 집시를 말한다. 보헤미안 사람처럼 가난하지만, 예술을 사랑하고, 사랑을 위해 낭만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예술가 지망생, 네 명의 친구들이 파리 카르티에라탱의 어느 아파트 다락방에서 거주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시인 로돌포만 방에 남아 있다. 옆방에 사는 미미가 촛불이 꺼져 불을 빌리러 왔다. 그러면서 둘의 사랑은 시작된다. 조윤범 음악평론가가 오페라를 해설하면서 중간에 아리아도 들려줬다.  

조윤범 음악평론가는 풍부한 표정과 제스처를 통해 오페라를 흥미진진하게 해설했다.
조윤범 음악평론가는 풍부한 표정과 제스처를 통해 오페라를 흥미진진하게 해설했다.

조윤범 음악평론가는 오페라를 해설하는 동안 발표 자료를 띄워 놓았다. 자료에는 간단히 키워드만 제시한 채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가만히 있지 않고 무대를 종횡무진 오가면서 표정을 풍부하게 하고 제스처를 크게 했다. 그게 참여자들의 시선을 끌만 했다. 클래식은 난해하다. 더구나 오페라는 더 어렵다. 그런 오페라를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교육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 조윤범 평론가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발달장애인 교육에 특화된 듯한 강연인 것 같았다. 

오페라 해설에 이어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청년교육단원들이 작품의 주요 아리아와 중창을 들려주는 미니콘서트가 열렸다.
오페라 해설에 이어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청년교육단원들이 작품의 주요 아리아와 중창을 들려주는 미니콘서트가 열렸다.

조윤범 음악평론가의 오페라 해설이 끝난 뒤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청년교육단원들이 작품의 주요 아리아와 중창을 들려주는 미니콘서트가 열렸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성악가들이 직접 공연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오페라 해설에 이어 감상하면서 도중에 강의장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돌발상황이 발생할 것을 염려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자리에 앉은 발달장애인도 무대로 시선을 집중했고, 대답도 박수로 크게 하는 등 호응도가 높았다.

조윤범 음악평론가는 강의할 때 발달장애인의 열렬한 호응 덕분에 강사로서 더욱 반가웠다고 했다.
조윤범 음악평론가는 강의할 때 발달장애인의 열렬한 호응 덕분에 강사로서 더욱 반가웠다고 했다.

강의가 끝난 뒤 강사로 나섰던 조윤범 음악평론가를 만나서 궁금한 사항을 질문했다. 특히 발달장애인에 초점을 맞춘 질의응답이었다.

Q) 국립오페라단이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오페라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평론가님께 강의를 의뢰했는데요. 강의를 요청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조윤범) 처음에 발달장애인이라는 말에 제가 오페라를 대중에게 가장 쉽게 소개하는 사람이라서 저한테 의뢰를 하셨나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수락할지 고심했는데요. 제가 주변에 여쭤보니 발달장애인이라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 없다, 오히려 제가 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주면 그쪽에서 오히려 다가올 것이다, 등의 이야기를 하길래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Q) 강의를 구성할 때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셨나요? 비장애인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할 때와 다른 점이 있나요? 

조윤범) 제가 평소 오페라 줄거리를 재미있게 얘기하고, 중간에 작곡가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설명하는 강의를 해왔기 때문에 그대로 강의를 구성했어요. 다만 화면에 보여주는 용어를 가급적 쉬운 단어로 고쳤어요. 그런데 이것이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강의에 적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작곡가가 출생한 도시, 그가 활동했던 오페라 하우스 이런 곳들은 그동안 우리가 가본 도시나 공연장을 예로 들면서 쉽게 설명했습니다. 작곡가 연표는 영어식보다는 우리말로 바꿨고, 작곡가가 겪었던 이야기를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에 빗대어 설명하는 식이었습니다.

Q) 실제 강의해보니 어떠셨나요? 혹시 어려운 점이 있었나요?

조윤범)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제가 좀 많이 놀랐습니다. 비장애인보다 더 솔직하게 반응해주셔서요. 일반인들은 그냥 고개만 끄덕이는데 이분들은 소리치고 환호해 주셨어요. 제가 바라고 있었던 반응이었거든요. 또 강의하기 전에 저한테 오셔서 큰 소리로 인사를 해주셔서 그게 오히려 더 반가웠어요.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오페라 교육프로그램>이 열렸던 한우리정보문화센터 한우리홀은 단차가 있는 무대로의 접근성이 좋았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오페라 교육프로그램>이 열렸던 한우리정보문화센터 한우리홀은 단차가 있는 무대로의 접근성이 좋았다.

Q) 최근 공연장이나 강의장에서 장애인을 만나는 게 어렵지 않은데요. 장애인을 위한 교육이나 공연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조윤범) 공연을 일단 보러 오시면 비장애인과 똑같이 혹은 더 열정적으로 반응을 해주시기 때문에 접근성만 편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장애인이 공연장이나 강의장에 올 때 불편함은 없었을까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비장애인이 모르는 불편함이 있지 않았을까? 예를 들면 많은 공연장에서 일부 좌석을 휠체어 좌석으로 구성해두는데요. 장애인 관람객이 갑자기 많아지게 되어도 수용할 수 있으려면 변형 가능한 좌석이라면 좋겠어요.

Q) 장애예술인 지원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도 지원하고 있는데요.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하리라 생각하세요?

조윤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모든 시스템을 구현해야 할 것 같아요. 장애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훨씬 더 적극적인 지원이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조윤범 음악평론가는 “국립오페라단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국립 단체가 많아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애인까지 포용하는 이런 프로그램을 공공이 나서서 해줘야만 하니까요. 국립오페라단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을 더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여 말했다. 그가 바란 대로 장애인과 함께 하는 교육이나 공연이 국립오페라단을 위시한 여러 국립 단체들로 점차 확산한다면 분명 우리 사회에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오페라감상프로그램’에 이어 ‘성악레슨프로그램’ 발표 연주회가 열렸다.
‘오페라감상프로그램’에 이어 ‘성악레슨프로그램’ 발표 연주회가 열렸다.

이어서 오후 6시 ‘The 행복한 음악회’가 열렸다. ‘성악레슨프로그램’ 발표 연주회다. 공연 전에 리허설이 있었다. 멋진 공연복으로 갈아입은 장애인들이 순서대로 무대에 올라와서 노래를 불렀다. ‘과수원길’부터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장애인이 그동안 베이스 함석헌, 피아노 배지영을 지도교수로 해서 1:1 레슨을 받으면서 연습했던 곡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리허설을 하는 동안 함석헌 교수가 연주자에게 박수를 치면서 격려하고 있다.(출처=국립오페라단)
리허설을 하는 동안 함석헌 교수가 연주자에게 박수를 치면서 격려하고 있다.(출처=국립오페라단)

리허설이 끝난 뒤 장애인을 대상으로 1:1 레슨을 했던 함석헌 교수(인천 계양구 예술감독)를 만나서 그간의 얘기를 들어봤다. 함석헌 교수는 여주에서 ‘여주와 희망’이라는 장애인 합창단을 맡아서 4년간 지도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는 그분들을 대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었고, 그분들의 순수한 면에 이끌렸다고 했다. 그래서 국립오페라단의 요청에 선뜻 수락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첫날 10명을 대상으로 레슨한 뒤 녹다운될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또 두 달이 지나면서 오늘의 발표회를 끝으로 그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 그리움이 앞선다고 했다. 

함석헌 교수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할 때 처음에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주력했다고 했다.(출처=국립오페라단)
함석헌 교수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할 때 처음에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주력했다고 했다.(출처=국립오페라단)

함석헌 교수는 “처음엔 친밀감을 형성하는 게 중요했어요. 교육생들과 친해지려고 하다 보니깐 수업도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음정, 박자 등을 맞춰서 노래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래를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지도했어요”라면서 국립오페라단이 시발점이 되어서 앞으로 장애인 대상의 교육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했다. 1:1 레슨을 하면서 비장애인과 달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리허설을 할 때 무대에서 독창하는 모습에 울컥했단다. 그는 마지막으로 “비장애인을 교육했던 분이라면 장애인을 교육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사명감에서 시작했던 교육이지만 지금은 더 큰 보람을 느껴요. 그러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고 교육에 임했으면 합니다”라고 당부한다. 

무대에 올라온 교육생들은 동요, 가곡, 가요. 오페라까지 각자 선정한 곡을 끝까지 불렀다.
무대에 올라온 교육생들은 동요, 가곡, 가요. 오페라까지 각자 선정한 곡을 끝까지 불렀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먼저 함석헌 교수가 공연의 시작을 열면서 흥을 돋웠다.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라면서 무대로 나오니 청중들이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신나게 박수를 쳤다. 함석헌 교수가 무대에 나오는 교육생을 한 사람씩 소개했다. 교육생 각자의 스토리를 알게 되니 더 마음이 끌렸다. 함석헌 지도교수의 지휘, 배지영 피아노, 바움앙상블의 연주에 맞춰서 교육생이 선정한 곡을 불렀다. 동요, 가곡, 가요. 오페라까지 다양했다. 무대에서의 공연이 서툰 교육생도 있었지만, 무대에 선 순간은 전문 연주자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악보를 보지 않은 채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는 모습에 청중들은 노래가 끝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함석헌 지도교수의 말처럼 포기하지 않고 노래하는 그들의 모습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테너 윤용준 씨가 무대에서 오페라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부르고 있다.
테너 윤용준 씨가 무대에서 오페라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부르고 있다.

마지막 곡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부른 테너 윤용준 씨를 만나서 ‘성악레슨프로그램’에 대해서 들어봤다. 윤용준(30세) 씨는 발달장애가 있지만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바를 차분하게 대답했다. 더구나 그는 수준급 성악 실력으로 오페라 아리아를 열창했다. 지난 9월에 국립오페라단에서 ‘성악레슨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공지를 접한 뒤 신청했다고 한다.  

Q) 성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윤용준)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제 목소리가 맑고 아름다워서 성악을 해보는 것을 권유하셨어요. 계원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려고 본격적으로 성악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Q) 성악을 공부하면서 힘든 점이 있었나요?

윤용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성악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성악가는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지만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으니깐요. 2017년에 장애인의 꿈을 키워주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https://sokorea.or.kr/)를 알게 되면서 달라졌어요. 지금 투잡을 하고 있어요. KT희망지음에서 일하면서 공연할 기회가 생기면 무대에 서고 있어요.  

Q) 국립오페라단에서 오페라 레슨 받으면서 어떤 점이 좋았나요?

윤용준) 노래를 부르면서 호흡하는 법을 배웠고, 전문 오페라 가수의 마음가짐으로 노래를 부르는 방법 등을 알게 되었어요. 함석헌 교수님의 추천으로 10월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었답니다. 늘 수업 때마다 “브라보”를 크게 외쳐 주셔서 기분이 좋았고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발표 연주회 마지막에 모든 교육생들이 무대에 올라가서 합창하면서 공연이 끝났다.
발표 연주회 마지막에 모든 교육생들이 무대에 올라가서 합창하면서 공연이 끝났다.

2023년 3월부터 시행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예술인지원법)에 따르면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촉진하고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오페라 교육프로그램>이야말로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 지원의 좋은 사례가 아닌가 한다. 새해에도 국립오페라단에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이 국립오페라단을 위시해서 여러 단체나 기관으로 확산하길 바라본다. 그게 진정한 포용 사회로 나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윤혜숙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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