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사를 할 때 ‘밥’을 넣어서 안부를 묻곤 한다. 그냥 인사할 때도 ‘밥’ 이야기를 하지만, 약속을 정하고 싶을 때도 밥을 먹자고 하는 걸 보면 우리 모두에게 밥은 중요한 존재인 것 같다. 그렇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면 일하느라, 수업 듣느라 등등 제각각의 이유로 바빠서 식사를 꼬박꼬박 밥으로 챙겨먹기가 힘들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빵이나 라면류의 밀가루 음식을 사서 간단하게 먹고 넘기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나 같은 경우는 커피나 요거트를 마시는 것으로 식사를 넘겨버리곤 한다. 얼마 전까지는 이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요즘 기초체력이 크게 떨어지고 어지럼증을 심하게 느껴, 원인을 찾아보니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이 문제였던 것 같다. 밥, 특히 쌀밥과 반찬류를 간단하게라도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부터 체력이 많이 괜찮아졌다. 쌀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은 셈이다.
마침 12월 6일부터 12월 8일까지 2024 K-라이스 페스타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K-라이스 페스타는 대국민 국산쌀 소비확대 조성을 위해 열리는 축제다. 우리 쌀로 만든 쌀 가공식품과 쌀로 만든 술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게 목적이다.
국내 쌀 시장 현황을 보면 쌀 소비량과 쌀값 자체는 감소 중에 있지만 가공용 쌀 소비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전통주에 쓰이는 국산 쌀 사용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어서 정부 및 주요 식품업계에서 쌀 가공식품 육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에서도 우리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쌀 가공식품 육성 및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후원하며,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렸는데, 약 200여 개의 부스가 참여한 규모가 꽤 큰 축제이다.
나는 개막 첫째 날 현장을 다녀왔다. 미리 사전등록을 한 사람들은 입구에서 사전등록자 QR 코드를 확인하고 팔찌를 수령한 다음 바로 입장을 할 수 있고, 사전등록을 하지 않아 현장에서 등록하는 사람들은 5,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한 뒤에 입장할 수 있었다.
이때 기념품 수령 티켓을 함께 주는데, 전시홀에 입장해 기념품 수령처로 가면 기념 가방과 함께 압축된 쌀 500g을 지급해주었다. 선착순 일 1,000명 안에 들면 막걸리잔과 굿즈팩도 받을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었다.
11시쯤 전시장에 들어가자, 개막식과 품평회 시상식을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쌀 가공식품 축제라 그런지 품평회에 참여한 업체와 물품의 수도 엄청났다. 총 423개의 업체가 참여하여, 705점의 쌀 가공식품과 우리술이 출품되었다. 서류, 전문가 전형, 소비자 전형, 현장평가 및 종합평가를 거쳐 총 16개의 상품이 수상작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쌀가공(농협) 부문에서는 영월농업협동조합의 ‘쌀그래놀라 & 콩콩 쉐이크 프로틴’, ㈜농협식품의 ‘농협 어포라이스칩’, 고삼농업협동조합의 ‘착한들 한우곰탕앤밥’이 올랐다. 개막식과 함께 진행된 품평회 시상식에서는 대상 4점, 최우수상 5점, 우수상 7점을 선정해 시상하였다. 전국 각지에서 온 많은 사람들로 품평회 시상식장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는 ‘쌀의 날’ 10주년이었다. 쌀의 날은 한자 쌀 미(米)를 팔, 십, 팔(八, 十, 八)로 풀이한 것으로, 쌀을 생산하기 위해 여든여덟 번의 농업인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아 8월 18일로 지정하였으며 올해로 10회를 맞이했다. 그래서인지 전시장 입구에 출품작을 구경할 수 있게 전시되어 있었는데, 쌀의 효능과 좋은 쌀을 고르는 법도 소개되어 있어서 우리쌀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벤트존에서는 막걸리 빚기 체험이나 라이스 클레이 체험을 즐길 수 있었고, ‘시골마을 이장우’ 촬영도 함께 이뤄져 관람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참여형 이벤트도 다양했다.
황금쌀 찾기 이벤트는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라 대기 후에 참여할 수 있어서 순서를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길게 줄을 이뤘다.
시상식장과 입구 사이는 각종 브랜드관과 판매 부스로 빼곡하게 메워져 있었다. 브랜드에서도, 지역별로도, 품평회 수상 부스도, 그 외의 판매 부스들도 많아서 전국 각지에서 출품된 우수한 우리술과 우리쌀 가공식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식품을 시식할 수도 있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할 수도 있었으며,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판매도 이뤄지고 있었다.
판매부스에서 다양한 쌀 가공식품과 우리술을 시식해볼 수 있었다. 우리쌀로 만들어져서인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했다. 쌀이면 다 같은 쌀인 줄 알았는데, 지역별로 쌀의 맛이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고소한 쌀도 있고, 부드러워서 풍미가 느껴지는 쌀도 있었는데, 그 차이를 전부 살려내서 제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력이 느껴졌다.
단순히 쌀만 들어간 게 아닌, 더덕이나 은행 등을 가미해 맛의 풍미를 더 높인 주류 제품들도 있었다. 탁월하게 순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해 깜짝 놀랄 정도였다. 우리나라 쌀 가공식품의 경쟁력을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주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쌀로 만든 제품들이라 그런지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제품들이 많아 쌀의 풍미와 매력을 즐기고 올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명 웹툰과 콜라보하여 인지도를 높인 제품들도 있었다. 나는 주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웹툰은 즐겨보는 편이기 때문에 콜라보 제품들에도 눈길이 많이 갔다. 제품의 디자인들도 전체적으로 감각적이고 재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입뿐만 아니라 눈도 즐거웠던 페스타였다.
쌀 가공식품 부스에서는 쌀로 만들어진 다양한 식품을 만날 수 있었는데, 쌀국수부터 과자, 아이스크림, 떡, 떡볶이, 누룽지, 사탕 등 종류도 많았다.
우리나라에 쌀 가공식품 브랜드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도 놀라웠고, 다양한 재료와 결합해 맛과 독특함 모두 잡은 제품들이 많아서 쌀의 세계가 정말 넓다는 것을 느끼고 올 수 있었다.
뒤편으로는 푸드트럭 존이 있었다. 농협가공식품을 파는 ‘K-라이스주막’은 참관객들이 음식을 먹으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김치, 두부, 도토리묵, 파전, 분식류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시식 부스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푸드트럭존을 즐기는 관람객들도 많아서 취향에 따라 원하는 곳에서 음식을 즐겨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현장에서 구매했던 물건들과,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룰렛 돌리기 체험이나 설명을 듣고 받은 기념품들로 가방이 금방 묵직해졌다. 이번 페스타 관람을 통해 우리 쌀의 세계가 정말 넓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쌀을 가공해 만들 수 있는 식품군과 주류의 종류가 너무나 다양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쌀의 매력을 알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수한 품질의 우리 쌀과 다양하고 맛있는 쌀 식품을 접할 수 있었던 우리쌀 우리술 K-라이스 페스타. 일상 생활 속에서도 쌀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