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축구 경기를 현장에서 보는 직관 경기를 기다린다. 지난 여름 우연히 받은 초대권으로 방문하게 된 월드컵경기장에서 예비 축구팬이 되었다. 엄청난 응원과 함성, 경기하는 선수들의 투지를 눈앞에서 보며 어느새 나도 한 팀이 되었던 순간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생각해보면 현장에 방문해 적극적으로 응원하거나 온라인으로 꾸준히 응원하는 프로스포츠 팀이 있는 지인이 많은 것 같다.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프로 축구의 전성기가 시작됐고, 2006~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을 전후로 프로 야구팬이 크게 늘기도 했다. 문화생활이 자유로운 오늘날 스포츠는 일부만 즐기는 문화가 아닌 전 국민이 사랑하는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의 긍정적 효과는 비단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크다. 직접적인 체육 활동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고, 각종 경기 관람을 통해 부가적인 경제효과 창출과 삶의 질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음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 증가와 인재풀 확보로 국제 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스포츠 의식을 북돋우고 스포츠를 보급하기 위해 ‘스포츠기본법’에 근거해 제정한 날이 있는데 바로 매년 10월 15일 ‘스포츠의 날’이 그것이다.
1962년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해 지정했던 ‘체육의 날’이 2021년 스포츠 기본법 제정과 함께 ‘스포츠의 날’로 불리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스포츠의 날을 전후로 학교에서 가을 운동회와 체육대회를 시행하고, 회사에서도 단체 체육 활동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나의 학창 시절 가을 운동회도 이쯤 진행됐던 것 같다.
아침 일찍 공공 스포츠 센터로 운동하러 가는 동네 주민, 학교 끝나고 체육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과 퇴근 후 가까운 헬스장으로 떠나는 친구들까지. 이미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스포츠지만, 이번 스포츠의 날을 맞아 국민을 위해 시행 중인 스포츠 관련 정책 몇 가지를 알아봤다.
1. 저소득 아동과 장애아동의 건강 지킴이 ‘스포츠강좌이용권’
오늘날 스포츠 입문에 대한 허들이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사실 내가 직접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부담스러운 계층도 여전히 존재한다. 정부는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특수한 상황에 놓인 가구의 아동을 지원하는 ‘스포츠강좌이용권’이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많은 국민에게 스포츠바우처로 더 잘 알려진 이 정책은 지자체별로 대상자를 선정해 한 달에 최대 10만 원의 금액을 바우처 형태로 지급한다. 대상자는 1월부터 12월까지 스포츠 강좌를 수강할 수 있는데, 정기 모집 시기는 매년 12월에서 1월이지만, 지자체 예산이 소진되지 않았다면 연중 상시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전국 다수의 시군에서 추가 모집을 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 역시 지난 3년간 스포츠강좌이용권의 혜택을 톡톡히 받았다. 방과 후나 주말, 업무로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은데 스포츠강좌이용권으로 아이의 건강도 챙기고 일과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내 소개로 이용권을 신청해 혜택을 받는 한부모가족 지인은 “정말 필요하고 유익한 정책인데 생각보다 정보가 많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다”라고 말하며 이용권에 대해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2. 프로스포츠 관람도 가능해요 ‘문화누리카드’
우리나라의 프로스포츠 관람 접근성은 우수한 편이다. 관람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입장 및 관람 규칙에 대한 제한이 적어 원하는 사람과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이 최근 해외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임에도 스포츠 관람을 즐기지 못하는 국민 또한 적지 않다는 점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중 하나로 문화 지원 정책인 ‘문화누리카드‘ 사업을 꼽을 수 있다.
문화누리카드는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통합 문화 이용 바우처로 2024년 기준 가구원 한 명당 13만 원의 금액을 정액 지원한다. 바우처로 지원된 이 금액은 프로스포츠 관람은 물론, 일부 스포츠 강좌 수강까지 할 수 있고, 스포츠에 관심이 적을 경우 교통과 여행까지 폭넓게 이용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문화복지 정책 중 하나다.
문화누리카드를 사용해 경기를 관람하면 통상적인 할인율보다 조금 높은 할인율이 적용돼 더 저렴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일부 구단의 경우 문화누리카드 이용객을 대상으로 초청을 하거나, 동반자 혜택 등의 추가 혜택을 주기도 한다.
또 다른 관람 지원사업으로는 ‘프로스포츠 경기관람권 지원사업’을 들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해 4월에 이어 지난 9월 말에도 경기관람권 지원사업을 발표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관람권 지원을 진행했다. 제62회 스포츠의 날을 기념해 진행된 프로스포츠 경기관람권 무료지원 사업은 스포츠 강좌이용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오는 12월 1일까지의 프로스포츠 경기를 선택하여 관람할 기회를 주었다.
지난 4월 1차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아이와 함께 야구를 보고 왔다는 지인인 김희승(31, 차상위계층) 지원자는 “누군가에게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도 가볍지 않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그날 이후 아이가 야구팬이 되어 소소한 취미를 갖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아이를 위해 이런 혜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3. 문화가 있는 날과 매월 마지막 주, 문화 주간
앞선 정책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이라면, 문화가 있는 날은 모든 국민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축제의 날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지만, 문화 기관에서는 해당 주간을 문화 주간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프로스포츠 구단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매월 마지막 주 열리는 경기의 경우 문화가 있는 날의 연장선으로 할인을 비롯해 기념품 증정, 동반자 혜택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폭넓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만약 조금 더 가볍게 스포츠 관람을 즐기고 싶다면 문화가 있는 날과 매월 마지막 주간을 기억하자.
이번 파리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상이 다시 한번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제62회 스포츠의 날을 기념하며 위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프로스포츠의 성장을, 아래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탄탄한 사회체육이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