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서울에서 한 30대 남성이 귀가 중이던 여성을 아파트 공동현관 안까지 따라와 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봤다. 비슷한 시기 부산에서 한 남성이 귀가 중이던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사건도 발생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최근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혼자 사는 여성들이 좀 더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정책들은 없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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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 주거지 인근 도로의 모습. 그녀는 밤 늦은 시간에 이 곳을 지나갈 때 불안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21세 여성 김 모 씨는 최근 들어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를 종종 이용하고 있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 본가에서 통학하다가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자취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본가에서 통학할 땐 느끼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자취하다 보니 대학가 근처라고 하더라도 밤늦은 시간에 귀가할 때 막연히 불안함과 두려움이 느껴져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를 애용하고 있다. 앱이나 전화로 신청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어 편하다”라고 말했다.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는 늦은 밤 홀로 귀가하는 여성(및 청소년)을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시켜 주는 서비스로, 여성 대상 범죄를 예방하고, 취약지역 순찰을 강화해 여성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자 생긴 제도이다. 서울시에 처음 도입되었고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되었다.
서울시 관악구에서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로 일하며 여성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50대 여성 이 모 씨는 “대학가 근처에서 활동하다 보니 대부분 20대 초반의 여성들을 집에 데려다 주고 있다. 정책이 좀 더 알려져서 많은 여성이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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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안심귀가 서비스를 이용 중인 모습. |
이외에 안심택배함도 있다. 택배 운송장에 적혀있는 개인정보가 노출되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여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에 무인택배함을 설치해 여성들이 안심하고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여성안심귀가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시행 중이다.
서울시 구로구에 거주하는 23세 여성 박 씨는 택배를 자택이 아닌 안심택배함으로 수령하고 있다. 박 씨는 “인턴 생활을 위해 대학을 휴학하고 회사 근처에서 자취 중인데 집 주소가 노출되는 게 꺼려져 조금 귀찮지만, 집 근처 안심택배함으로 배송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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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가 종종 이용하는 안심택배함의 모습. 지역마다 차이는 있다. |
나 역시 안심택배함을 이용해 본 적 있었는데, 무인으로 운영되어 언제든지 택배 수령이 가능하고 배송 완료 이후 24시간 이내에 택배를 찾아가면 이용 요금도 무료라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무엇보다 택배함이 주민지원센터 등 공공기관에 있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어 좋았다.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안심택배함 이외에도 여성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들이 지자체 별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안심택배함처럼 본인의 안전을 스스로 도모하고자 하는 국민이라면 이용할 수 있는 정책들도 있으니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세희 joyofthewxrl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