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아동은 부모나 양육자에게 양육되지 못하여 아동양육시설 등에서 보호받는 18세 미만의 아동을 가리키는 용어로, 보호종료아동은 18세가 되어서 시설을 퇴소하는 아동을 뜻한다. 지난해 정부는 보호종료아동을 가리키는 용어를 자립준비청년으로 변경하고 지원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아동복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됨에 따라 지난 6월 22일부터 보호 대상 아동은 본인 의사에 따라 만 24세까지 보호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정부 발표에 맞춰서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은평청년자립지원센터를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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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은평청년자립지원센터 ‘은평자준청’이 문을 열었다. |
서울 은평구는 지난해 11월 서울 자치구 최초로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자립준비청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한 목적이다. 조례에 근거해서 은평청년자립지원센터 ‘은평자준청’이 문을 열고 지난 4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평소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센터의 문을 열자 박종인 신부가 반겨 맞아준다. 예수회 소속인 박종인 신부는 비영리재단 기쁨나눔재단에서 꿈나무마을을 운영해 본 경험으로 이곳에 센터장으로 왔다. 은평구에는 크게 두 곳의 보육시설인 꿈나무마을, 은평천사원이 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여러 보육시설이 많다. 센터는 보육시설을 퇴소한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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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자준청’ 내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
청년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면서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주거나 맞춤형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물론 보육시설을 퇴소한 청년들에게 연락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2년 이내 퇴소한 청년들은 연락처가 그대로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보육시설을 퇴소했던 청년들은 쉽게 연락이 되지 않아서 근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보육시설을 퇴소할 때 청년들은 자립에 필요한 법률 및 재테크 교육도 받고, 정착 지원금도 받는다. 하지만 아동양육시설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만만하지 않다. 지원금을 제대로 쓰지도 못한 채 사기를 당하는 사례도 많았다. 센터는 자립에 곤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찾아내 그들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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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자준청’ 내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상담실이 마련되어 있다. |
사업 첫 해인 올해 ‘은평자준청’의 목표는 위기 상황에 처한 청년들의 심신 상태를 파악하고 자립 의지를 키우도록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에 있다. 박종인 신부는 자립준비청년들을 동기부여해서 도전할 수 있는 태도 변화를 끌어내는 게 필요하다고 한다. 가장 안정적인 자립 상태로 대학 진학도 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삶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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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양육시설을 퇴소한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연락해 근황을 파악하고 있다. |
장미란 심리사회지원실 담당은 지난 2개월 간 총 20회의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청년들을 만나 그들이 처한 문제점을 알아내고 있다. 이때 센터가 즉시 해결해줄 수 없다면 주변 지역의 전문가나 자원 등을 연결해서 문제를 해결한다.
윤선형 직원은 지난 2019년 아동양육시설을 퇴소한 청년으로 자립준비청년의 고충과 취약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그는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이 많다면서 ‘은평자준청’ 센터의 설립이 무척 반갑다고 했다. 그는 과거 보호종료아동이라고 부를 때보다 지금의 자립준비청년이 더 적합한 명칭이라고 말한다. 자립준비청년이라고 할 때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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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자립준비청년을 일대일로 만나고 있다. |
우리 사회는 취약계층의 지원을 강화하고 넓히는 방향으로 보편적 복지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동양육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이 시설에서 퇴소할 나이인 18세는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에 불과하다. ‘은평자준청’ 센터와 같은 자립준비청년 지원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 아울러 만 24세까지 보호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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