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지역 안에 새로운 예술창작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 곳은 예전에 의료 인력을 양성하던 인력개발원이었다. 이제는 쓰임을 다해 버려질 뻔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마주 보는 두 개의 동으로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있다. 그리고, 지금 그 앞에는 ‘꿈꾸는 예술터’로 탄생된다는 안내가 크게 붙어있다. ‘꿈꾸는 예술터’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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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꿈꾸는 예술터 사업. |
대로변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길을 올라가다 보니 나무 무성한 작은 공원 옆으로 현대적인 건물이 보인다. 지난 10월 개관한 인천 연수구의 예술창작공간 ‘아트플러그 연수’(Artplug Yeonsu)다. 본래 ‘가천인력개발원’으로 사용했던 곳인데, 이용이 활발하지 않던 곳을 지역 주민과 예술인 모두에게 쓰임새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궁금한 건 마주 보고 있는 또 하나의 건물 ‘꿈꾸는 예술터’다. 꿈꾸는 예술터는 버려진 유휴공간을 지역 중심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9년 ‘생활SOC 3개년 계획’으로 올해까지 총 15개의 꿈꾸는 예술터를 전국 각지에 연다.
인천 연수구는 작년 11월에 문화예술교육 전용시설 지원사업인 꿈꾸는 예술터 공모에 선정이 되어 예술인을 위한 공간 맞은편으로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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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개발원이었던 공간이 모두를 위한 꿈꾸는 예술터로 새단장됐다. |
꿈꾸는 예술터는 폐교 예정인 초등학교를 창의력을 키우는 열린 공간으로, 폐공장 시설을 창착활동공간으로, 탄광 사택촌을 문화예술교육공간으로 만든다. 그 안에서 ‘무엇을 하고 놀면 좋을지’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함께 토론하고 머리를 맞대는 과정을 거쳐 일구게 된다. 시대가 변하면서 기능을 다하는 공간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텅 빈 건물을 모두의 아이디어로 채우고자 노력하면서 지역 문화예술도 활기를 찾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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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SOC 3개년 계획’으로 올해까지 총 15개의 꿈꾸는 예술터를 전국 각지에 연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
그간 내가 접해온 문화예술 체험을 곰곰이 되짚어보니, 쇼핑가나 주민센터의 문화강좌에 등록하거나, 1회성 혹은 단기 체험으로 참여한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자녀를 데리고는 초등생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곳을 찾아서 가고, 성인 프로그램은 또 다른 곳을 찾아 여기저기 방문했다. 그런데 그 각각의 공간들을 꿈꾸는 예술터에 하나로 모아 주민과 예술가, 교육자와 기획가까지 지역의 모든 구성원이 활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거점이 마련되는 것이다.
덕분에 다양한 세대가 문화예술교육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는 전용 장소를 갖게 된다. 내가 가까이에서 이용하게 될 ‘아트플러그 연수’의 꿈꾸는 예술터는 유아부터 노년까지 세대에 맞는 생애주기별 맞춤 문화예술교육 전용시설이 될 것이라고 하니 ‘모두의 교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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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창작 과정에 중점을 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
이미 문을 연 다른 지역 꿈꾸는 예술터들이 궁금해 찾아 보니 가족노래 만들기, 아동청소년 건축교육, 유아 몸짓 프로그램 등 대상이 폭넓다. 지역의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을 하고, 지역 기관과 힘을 모아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제공하고 있다.
전주팔복예술공장 사진을 둘러보니 25년간 방치된 공장 흔적 하나 없이 이제는 여행 코스로도 추천될 만큼 건물 자체가 역사와 특수성이 남겨진 전시관으로 보인다. 또 성남 꿈꾸는 예술터는 실험공간과 1인 미디어실, 오픈 스튜디오를 갖춰 창작 과정에서 융합적인 체험을 누릴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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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플러그 연수. |
그동안 긴 거리두기를 겪으며 마음 먹고 나서지 않아도 되는, 내 주변 가까운 곳으로 찾아갈 수 있는 문화예술 이벤트가 그리웠다. 문화예술교육은 모두가 차별없이 전 생애에 걸쳐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가 아닐까? 팍팍한 일상에 자칫 뒷순위로 넘겨버리게 되는 문화예술 체험이 꿈꾸는 예술터를 기회로 가까운 곳에서 갈증을 해소해주면 좋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유정 likk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