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 부부가 보낸 메시지에 충격을 받았다. 주말 내내 고열에 시달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아직 아이가 없는 부부는 모두 2차 접종까지 마쳤고 12월 말, 추가접종을 예약해 놓은 상태였다.
남편의 증상에 부부가 함께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남편은 확진, 아내는 음성 판정을 받고 수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이 소식을 듣고 나도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친한 지인들 중에 확진자가 나온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 중엔 자가격리를 해 본 사람도 없다.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동안 나에게 코로나19 확진은 뉴스에서나 보던 거였다.
|
코로나19 확진자인 지인이 머물고 있는 생활치료센터. |
코로나19 양성 판정 이틀 뒤, 지인은 별다른 증세는 없었지만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재택치료가 원칙이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다고 전했다. 배정된 치료센터는 2인 1실을 사용하는데 함께 생활하는 확진자는 1차까지만 접종하고 2차 접종은 미루다가 확진된 경우라며 접종은 필수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럼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지인은 어쩌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됐을까? 지인은 내게 부끄럽지만 지난 2주 동안 모임이 3개나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모든 곳에 사람이 많았고 코로나19를 의식할 수 없을 정도로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면서 아무래도 그 때 감염된 게 아닐까 의심스럽다고 했다.
처음 모임에 참석할 때만 해도 ‘가도 될까?’ 망설여지던 것이 막상 그 분위기를 보고 나니 ‘그동안 나만 아무것도 못하고 살았나?’ 억울하기까지 했는데 막상 확진자가 되고 보니, 개인방역, 거리두기가 왜 필요한 지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뒤늦은 후회를 전했다.
그리고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고는 내가 잘못해서 들어왔는데 이렇게 대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세심하게 신경써 줘 감동했다고 한다. 청결 상태는 말할 것도 없고 식사도 훌륭하고 혹여나 격리 생활이 심심할까봐 장난감까지 받았다며 내게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3차 접종 빨리 받고 쓸데없이 돌아다니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진즉에 너나 좀 잘하지 그랬냐…’ 하는 마음의 소리가 나올 정도로 말이다.
|
확진자들이 심심할까봐 생활치료센터에서 나눠줬다는 푸시팝. 양손으로 누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단다. |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은 멈출 줄 모른다. 그리고 괜스레 크리스마스, 연말연시가 되면서 우리들의 마음은 들뜨고 있다. 아직 예방접종도 못한 아이들에게 혹시라도 피해를 줄까 싶어 그동안 철저히 거리두기를 실천했던 나도 올 연말에는 못 만났던 동창들과 약속을 잡았었다. 그런데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약속을 취소했다. 혹여나 나로 인해 가장 가까운 이들이 코로나라는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보다 강력한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내놨다. 12월 18일부터 수도권 6인 및 비수도권 8인까지 가능했던 사적모임 인원 기준을 전국 4인으로 조정했다. 또 식당·카페 등은 밤 9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며 접종완료자로만 4인까지 이용할 수 있다. 미접종자의 경우엔 혼자서 이용하거나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정부는 내년 1월 2일까지 16일간 적용되는 이번 ‘멈춤’의 시간 동안 의료대응 역량을 탄탄하게 보강하겠다며 적극적인 백신 접종으로 화답해 달라고 권유했다.
|
1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생활 방역, 치료 등에 수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
누구를 위한 조치일까? 정답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일이다. 거리두기,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 기본접종 3개월 후 3차 접종! 온갖 영양제를 챙겨먹고 하루 1만보 걷기를 실천하는 일보다 더욱 중요한 건강법이다. 반드시 실천해야겠다. 바로 나를 위해서 말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