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여행을 다니며 각 지역의 유명 명소나 관광지에 꼭 들르는 편이다. 하지만, 여행지의 환경이나 관리 상태에 아쉬웠던 적도 많았다. 특히, 작년 할머니를 모시고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는데, 길이 울퉁불퉁하고 계단이 많아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를 모시고 다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던 중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매년 선정하는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사업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가족, 임산부 등을 포함한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불편이나 관광 활동의 제약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관광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광지를 보수 및 조성하는 것이다. 공모사업에 뽑힌 여행지는 보행로·경사로·편의시설 등을 정비하고, 관광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체험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는다. 관련된 정보 및 무장애 관광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무장애 관광정보 플랫폼인 모두의 여행(https://access.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이번 2024 열린관광지로 선정된 곳 중 하나인 ‘연천 재인폭포 공원’에 방문했다. 몇 년 전 방문했을 때와는 몇 가지 달라진 점이 있었는데, 폭포 근처까지 자가용을 타고 들어가지 못하고 둘레길을 따라 걸어가거나 무료 셔틀을 이용하여 폭포로 향할 수 있게 했다.
나는 가족들과 함께 둘레길을 따라 걸어갔는데, 둘레길이 나무 데크로 잘 정돈되어 있을 뿐 아니라 계단이 하나도 없이 경사로로 이루어져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 거동이 불편하신 고령층도 다니기 편해 보였다. 실제로도 유모차를 끌고 가거나, 보행보조기를 끌고 다니시는 고령층도 보았다.
둘레길은 약 30분 정도 되는 거리였고, 중간에 앉을 수 있는 의자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6군데나 있어, 이동에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폭포를 가까이에서 보려면 출렁다리를 건너, 계단을 통해 밑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휠체어가 있는 사람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출렁다리를 건너지 않고 폭포를 잘 볼 수 있게 전면을 유리로 만든 전망대를 폭포 근처에 마련해 놓았다.
둘레길을 이용해 폭포를 구경하고 주차장 근처에 오니, 관광안내소와 화장실도 잘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모든 관광안내소와 화장실에는 경사로가 완만히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가 들어가기에 용이해 보였고, 여성 및 장애인을 위한 전용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폭포를 즐기러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둘레길마다 반려견 배변봉투와 전용 수거함, 쉼터, 폭포 해설 안내원 등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영유아 동반가족, 고령층, 반려견 동반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원들이 방문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2024 열린관광지에 선정된 곳은 연천 재인폭포 공원 이외에도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 등 30여 곳이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열린관광지로 선정된 곳은 132개소이며, 모두의 여행 누리집에 방문하면 무장애 여행 코스뿐 아니라 식당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