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를 보면 ‘#경동시장’이란 단어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주로 경동시장의 카페, 청년몰과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들인데 여기가 정말 전통시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세련된 인테리어에 힙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 관심이 갔다.
그러던 중 최근에 야시장에서 찍은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경동1960 야시장이란 이름의 공간이었는데 다채로운 먹거리를 판매하는 푸드트럭과 함께 실내포차, 공연 스테이지 등이 조성돼 있었고 알록달록 전구들로 곳곳이 장식돼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듯 보였다.
‘오! 여기도 경동시장인가?’ 궁금한 마음에 검색해 보니 지난 11월 11일 경동시장 신관 주차장에 문을 연 루프탑 푸드트럭 야시장이라고 한다. 매주 금·토·일 오후 6시~11시에 진행되며 먹거리를 비롯해 레트로 DJ 공연, 버스킹 등의 문화행사들도 마련된다고 해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렇지 않아도 경동시장에 한번 놀러가 봐야지 하던 중 이번에 야시장까지 새롭게 문을 열었단 소식에 지난 주말 가족들과 방문해 보기로 했다. SNS 속 핫플들을 탐방해보고 전통시장에서 장도 볼 수 있어 일석이조가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야시장이 오픈하기 전에 도착해 먼저 장을 보기로 했다. 평상시에도 채소, 과일 등은 전통시장에서 자주 구입하고 있어 청과 코너를 둘러보며 몇몇 필요한 것들을 살펴봤다.
장을 본 후에는 SNS 속 사진으로만 접하던 경동시장의 명소들도 구경해 봤다. 경동시장을 검색해보면 스타벅스 경동1960, 금성전파사 등이 소개되고 있어 직접 다녀와 봤다. 특히 스타벅스 경동1960의 경우 옛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라고 해 기대가 많이 됐는데 실제로 가보니 전통시장 안에 있는 카페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이색적이었고 때마침 공연까지 관람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왔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어 야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이동해봤다. 경동시장의 청년몰 옥상에 있어 찾아가기 어렵지 않았다. 루프탑으로 올라가자 레트로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며 신나는 노래가 귓가에 맴돌기 시작했고 이내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푸드트럭존에 가보니 전기구이 통닭, 닭꼬치, 떡볶이, 곱창,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즐비해 있었고 이곳에서 산 음식들은 중앙에 마련된 테이블 또는 실내포차에서 즐길 수 있었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경동시장의 인기 덕분인지 꽤 많은 방문객들이 발걸음하고 있었다. 서울의 밤을 만끽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또 야시장의 왁자지껄한 풍경도 즐겨가며 가족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돌아올 수 있었다.
한편 이곳 루프탑 야시장은 개장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젊은 고객들을 불러 모으고자 3년 전부터 야심차게 추진된 프로젝트였는데 주차장 규제에 가로막혀 진전이 없다가, 청년상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서울시, 국무총리실 등 여러 주체가 머리를 맞댄 결과 조례가 개정되고 유휴공간으로 방치되던 옥상 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푸드트럭이나 루프탑 등의 콘텐츠는 MZ세대에게 인기가 있는 만큼 곧 경동시장의 야시장이 인기 명소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이번 사례는 청년들이 규제혁신 아이디어를 내고 또 정부에서 이를 잘 반영하고자 노력한 결과 이뤄진 성과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옥죄는 낡은 규제를 탈피하고 국민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될 수 있길 바라며, 전통시장의 즐거운 변신 또한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