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960년대,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나무를 벌목해 땔감으로 사용했습니다. 장작은 겨울나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모든 나무를 벌목하니까 산이 민둥산으로 변해갔다는 점입니다. 이에 정부는 1970년대부터 대대적인 산림 가꾸기 운동을 펼쳤고,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산림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이제 이 산림을 활용할 차례입니다. 바로 ‘목재 산업’인데요. 산림청에 따르면, 목재산업이란 ‘목재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산업’을 말합니다. 최근 친환경으로 바람을 타고 있는 원목 가구와 한옥 등이 이에 해당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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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목재산업박람회 산림청 국민디자인단 부스. |
산림청은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사회에서 목재 산업의 가치와 국민 인식 전환 계기를 마련하고자 ‘2022 대한민국 목재산업박람회’를 개최했습니다. 목재산업박람회는 그동안 수도권에서 개최됐는데, 올해는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9월 29일~10월 2일까지 진행됐습니다.
4일간 펼쳐진 목재산업박람회. 저는 첫째 날 목재산업박람회 현장을 찾았는데요. 먼저 목재산업박람회의 성대한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이뤄졌습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인사말에서 기존 목재 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강조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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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현 산림청장. |
“많은 국민이 산에 있는 나무를 베는 순간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목재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탄소중립의 시작인데요. 왜냐하면, 나무가 생활 속에 옮겨진 것이 바로 ‘목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플라스틱 대신 숲에 있는 나무, 목재를 활용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최대 수십 배까지 적습니다. 목재산업박람회를 통해 목재 산업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목재가 친환경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바랍니다. 우리가 목재를 많이 사용하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탄소중립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번 목재산업박람회를 통해 더욱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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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팅식을 시작으로 목재산업박람회 4일간의 축제가 시작됐습니다. |
이후 참석자들이 함께 모여 개막식의 시작을 알리는 퍼포먼스가 진행됐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목재산업박람회 내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목재산업박람회에는 80개 업체의 350여 부스가 참여했는데요. 특히 목재 산업을 생소하게 여기는 국민을 위해 국산 목재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존이 마련됐습니다.
목재 산업이라고 하면 원목으로 만든 가구 정도밖에 생각하지 못했기에, 체험존을 먼저 방문했습니다. 체험존에서는 목재를 활용한 가습기·제습기, 라면 받침대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저는 라면 받침대를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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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가구의 중심, 원목 식탁. |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먼저 인쇄된 그림을 라면 받침대 모양의 목재에 놓고 연필이나 볼펜으로 따라 그렸는데요. 그렇게 되면 흔적이 남게 됩니다. 그 흔적에 맞게 레이저로 자르면 됩니다. 비록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 완벽한 호랑이는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만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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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받침대도 목재! |
남성현 산림청장의 말처럼, 목재는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할 수 있기도 합니다. 이번 목재산업박람회에서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목재로 만든 칫솔, 컵, 그릇, 반찬통, 의자 등의 제품과 원목 테이블 등은 모두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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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로 만든 볼펜, 연필들. |
뿐만 아니라, 목재로 예술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목재로 새장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수많은 새의 안식처이자 보금자리를 목재로 만들었습니다. 친환경 목재라서 새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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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새들의 보금자리도 목재로! |
그리고, 기존의 인식을 달리하는 목재도 소개됐습니다. 산림청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불에 강한 나무 단열재를 소개했는데요. 잠시만, 보통 목재는 화재에 취약하다고 합니다. 불에 잘 타기 때문인데요. 나무 단열재는 나무를 잘게 갈아서 만든 나무 섬유에 친환경 접착제와 난연제(불타지 않도록 첨가하는 물질)를 혼합해서 제작합니다. 여기서 난연제가 들어가기 때문에, 불에 잘 타지 않는 불에 강한 목재가 탄생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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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단열재. |
나무 단열재는 특허 출원 및 등록을 마쳐 현재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그래서 서울시 노원구 어린이 도서관의 지붕과 벽에 나무 단열재를 사용하기도 했다는데요. 그동안 플라스틱 제품이 사용됐던 곳에 나무 단열재가 쓰이면서 탄소중립의 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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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산업박람회를 둘러보는 시민들. |
이처럼 2022 목재산업박람회는 ‘탄소중립’을 주제로 다양한 목재의 활용 방안과 가능성을 이야기 했습니다. 먼 미래가 아닌, 당장 실천해야 하는 탄소중립. 일상생활에 활용되는 제품을 하나씩 목재 제품으로 바꾼다면 탄소중립을 잘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