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있는 서대문구50플러스센터를 여러 번 방문했던 적이 있다. 센터 내 홀에 분리수거함이 있었다. 평상시 소홀하기 쉬운 재활용품을 센터로 가져오면 쓰레기봉투 등으로 보상해주고 있었다. 거기서 자원순환실천단의 존재를 인지하게 되었다.
작년부터 센터에서 자원순환실천단을 모집해서 운영하고 있다. 자원순환실천단은 서대문구 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해마다 단원들을 모집하여 친환경적인 활동을 진행 중이다. 자원순환실천단은 홍제천 모니터링과 탄소 배출원 제거를 목표로 생태환경 보전 활동과 생활 속 폐기물의 자원순환 및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지역주민과 함께 실천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6월 5일은 환경의 날이다. 환경의 날에 맞춰서 전국 곳곳에서 환경을 주제로 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중 내가 거주하는 서대문구에서도 2023 환경의 날 기념행사로 ‘함께 GREEN 미래’라는 이름의 행사가 개최 중이다. 6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홍제천 폭포마당에서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행사 첫날 그곳을 방문했다. 서대문구 관내 환경단체들이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가운데 ‘홍제천도 살리GO! 자원순환도 하GO’라는 구호가 내걸린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서대문구50플러스센터의 자원순환실천단에서 운영하는 부스였다.
자원순환실천단 부스는 좌우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 왼쪽은 홍제천을 살리기 위해 비점오염원을 줄이는 캠페인이다. 자원순환실천단에서 활동하는 김지우 씨는 비점오염원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점오염원이라는 용어가 생소했다.
수질오염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이 있다. 점오염원은 공장, 가정하수, 분뇨처리장, 축산농가 등 배출 지점이 명확한데, 비점오염원은 대지, 도로, 논, 밭, 임야, 대기 중의 오염물질 등 배출 지점이 불명확하고 광범위하게 배출되고 있다.
김지우 씨는 “담배꽁초, 차량 운행 중에 발생하는 타이어 분진 등은 매번 그 양을 예측할 수 없고, 그래서 사전에 대비할 수도 없어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담배꽁초입니다. 빗물이 내려가는 배수관을 열어보니 거기에 담배꽁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어요”라고 말한다. 수질검사키트 등으로 홍제천의 수질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여주면서 비점오염원 배출 1위를 차지하는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 알려주고 있다.
오른쪽에선 자원순환을 위한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대표적인 두 가지로 우유팩과 병뚜껑이 있다. 김지우 씨는 “대다수 사람이 우유팩을 종이에 섞어서 버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우유팩은 양질의 재활용 자원으로 전량 수입되고 있어요. 분리배출하면 그 원료를 재활용할 수 있어요. 특히 우유팩에 남은 우유 성분을 그대로 버리게 된다면 단백질이라 상해서 냄새가 나기도 해요”라고 말한다.
우유팩을 위한 분리수거함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한다. “우유팩을 별도 분리배출할 적에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어요. 우유팩 안에 남은 우유를 씻겨 내린 뒤 팩을 펼치거나 모서리에 맞춰 눌러서 부피를 줄여야 해요”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서 “병뚜껑도 재질에 따라서 재활용이 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요. 단일 재질이 아니라 고무나 종이 등 다른 소재가 섞여 있는 복합재질이라면 재활용이 안 됩니다”라고 말한다.
김지우 씨에게 분리수거를 하려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지 물었다. “플라스틱이라고 모든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건 아니에요. 열을 가하면 녹는 게 있지만 열을 가하면 연기가 나면서 타는 게 있어요. 일반 칫솔을 플라스틱함에 배출하잖아요. 그런데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해요. 재질이 다른 두 가지가 합쳐진 물건은 재활용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지난 2018년부터 홍제천 생활환경실천단이 꾸려져서 활동했다. 그러다 작년부터 자원순환실천단으로 바뀌면서 활동의 범위를 넓혔다. 홍제천 주변의 수질 개선을 위한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자원순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자원순환실천단은 4월부터 두 달 간 교육을 받아왔다. 센터 변재준 교육팀장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이를 실천하려는 분들을 선발했어요. 하지만 환경에 대해 알아야만 실천도 할 수 있어서 초반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견학이나 탐방도 병행하고 있어요. 6월부터 자원순환실천단이 강사가 되어서 지역 내 환경센터, 카페, 아동센터 등에 파견 나가서 활동할 겁니다”라고 말한다.
변재준 팀장은 “자원순환실천단으로 총 30분이 활동하고 있어요. 최저시급을 적용해서 월 활동비가 지급되고 있습니다. 자원순환실천단으로 활동하는 분들은 주로 은퇴하신 분들이 많아요. 설령 생업이 있다고 해도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하거든요. 환경을 위해서 우리 사회에 공헌한다는 소명의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김지우 씨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면서 의류 쓰레기가 정말 많다는 것에 놀랐어요. 또 마포 쓰레기 소각장에도 다녀왔어요. 거기엔 서울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모이잖아요. 그 양이 엄청났어요. 이런 사실을 누구나 알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자원순환실천단으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교육을 받고 견학을 하면서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정확히 알아야 분리배출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어요.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재활용 정책도 계속 바뀌고 있어요. 예를 들면 과거엔 아이스팩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렸잖아요. 그런데 최근엔 아이스팩을 분리수거하고 있어요. 센터에서 종이팩이나 병뚜껑을 별도로 분리수거하고 있듯 우리는 바뀌는 재활용 정책을 주시하면서 지침에 따를 필요가 있어요. 재활용 업체와 연계해서 각 가정에서 어느 선까지 분리배출하는지를 알리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안산에서 홍제천으로 흘러내리는 폭포 물줄기가 한낮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물이 순환하듯이 우리가 사용하는 자원도 폐기나 소각되지 않고 순환한다면 자원, 에너지의 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6월 5일을 법정기념일인 ‘환경의 날’로 제정했다. 환경의 날을 맞아서 환경을 위해서 애쓰시는 분들을 만나 뵙고 나니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고 분리배출을 철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