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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피해 시름 날리는 '착한 여행'…"미안해 말고 관광 오세요!"

문체부, 지역 살리는 '여행+동행 캠페인' 추진…경북 영덕·안동 방문 동참
영덕 '대게', 안동 '하회 줄불놀이' 등 평화로운 풍경에 맛있는 먹거리까지

2025.04.29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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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경북 산불은 꺼졌지만, 사람들의 발길도 멈췄다. 이제 절실한 것은 관광을 통한 피해 지역의 경제 복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3일 산불 피해지역의 관광 수요를 회복하기 위해 '여행+동행' 캠페인 알리기에 나섰다. 

'여행+동행 캠페인'은 자원봉사와 여행을 결합한 '볼런투어'(Voluntour)의 일종이며 하와이의 '말라마 마우이'가 대표적 사례다. 하와이는 지난 2023년 마우이 산불 피해에서 이 캠페인을 전 세계적으로 전개해 관광 수요를 성공적으로 회복했다.

우선 문체부는 '여행+동행 캠페인'을 통해 지역 방문 혜택 강화, 관광 이미지 회복을 위한 국내외 홍보, 지역 특화 여행상품 개발, 주요 행사·연수회(워크숍) 개최 독려 등을 추진 중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 23일 경북 영덕과 안동을, 장미란 제2차관은 안동에서 합류해 24일 하회마을까지 순회하며 적극 지원 사격에 나섰다.

사진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3일 산불 피해 지역인 경북 안동을 찾아 안동구시장의 찜닭 골목에서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3일 산불 피해 지역인 경북 안동을 찾아 안동구시장의 찜닭 골목에서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

작은 동행은 단순 소비를 넘어 지역을 회복시키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평화로운 영덕 거리에서 대게를 즐기고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안동에서 줄불놀이의 불빛 물결을 만끽해 보자. 나의 '착한 여행'이 시름에 빠진 지역주민들에게 큰 희망을 안기는 나비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썰렁한 강구항 '대게거리'…맛깔나게 먹고 '해파랑길' 거닐고

대게를 맛보려는 발길로 북적였던 영덕 '대게거리'가 썰렁하다. 산불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산불로 영덕은 총피해액 317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 

대게거리 상인은 "예전에는 대게거리 다리 초입에서 주차장까지 차가 밀려서 30분은 족히 걸렸는데, 요즘은 30초 만에 들어온다"며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한산한 거리 사이로 대게 찌는 향이 맛깔나게 솔솔 풍겨왔다. 제철은 지났지만, 대게는 지금도 살이 꽉 차 있고 가격은 오히려 조금 내려가 가성비 좋은 미식 여행을 할 수 있다.

영덕 강구항에서 홍게를 사고 파는 사람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영덕 강구항에서 홍게를 사고 파는 사람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대게거리에서 대게만큼이나 유명한 '곰칫국'도 빼놓을 수 없다. 맑고 구수한 국물에 곰치살이 푹 들어간 이 지역 특유의 보양식으로 깔끔한 속풀이 한 끼로 제격이다. 시원한 동해안식 '물회'도 인기다. 각종 생선회에 살얼음 육수가 더해져 뒷맛이 깔끔하다.

배를 채웠으면 영덕의 대표 해안 산책 코스인 '해파랑길(영덕 블루로드)'을 거닐어 보자.

다만, 21코스인 '영덕해맞이공원~축산항' 구간은 최근 산불로 인해 약 1300m 구간이 피해를 보아 지난달 26일부터 현재까지 통제되고 있다. 이 구간은 해변으로 이어지는 데크 길과 전망대 등으로 구성됐으며 복구 일정은 현장 상황에 따라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현장을 찾은 유인촌 장관은 "피해 복구는 당연히 서둘러야 하는 일이고 동시에 지역이 살아날 수 있도록 '관광' 쪽으로 많이 홍보해야 한다"며 "여행객이 산불 피해 지역을 여행하면 혜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회마을에는 외국인 관광객만…"줄불놀이, 6월에 즐겨보세"

영덕의 바다를 뒤로하고 내륙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안동'이 기다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은 다행히 산불 위협으로부터 온전히 지켰지만, 지금 여느 때보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산불 소식 이후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든 곳이 바로 '하회마을'이다.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방문객이 전년 대비 15%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내국인보다 많은 상황이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지난 24일 산불 피해지역인 경북 안동을 찾아 관계자들과 하회마을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지난 24일 산불 피해지역인 경북 안동을 찾아 관계자들과 하회마을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

특히 매년 봄 '하회마을'에서는 전통 의식이자 대표 행사로 손꼽히는 '하회 줄불놀이'가 4월에 열리는데, 올해는 산불 여파로 인해 6월로 연기돼 관람 기회가 남아 있다. 줄불놀이는 불씨가 절벽 위에서 줄을 따라 낙동강 위로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어둠 속에서 펼쳐지는 불빛의 물결이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미란 제2차관은 "괜히 (피해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피해복구에 여념이 없을 텐데 민폐이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막상 현장에 오니 주민들이 일상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관광객들이 발걸음해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동구시장·낙강물길공원·월영교 등…"관광객 감소 막자"

하회마을을 둘러봤다면 '케이-관광마켓 10선'에 선정된 '안동구시장'의 찜닭 골목과 '안동댐', '월영교' 등도 찾아가 보자. '안동댐'은 낙동강을 내려다보는 풍경 명소로 댐 위로 이어진 전망길을 따라 걷다 보면 탁 트인 수면 위를 쓸고 가는 바람에 마음도 씻겨 내려간다.

한국의 '지베르니'로 불리는 안동의 '낙강물길공원'(ⓒ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국의 '지베르니'로 불리는 안동의 '낙강물길공원'(ⓒ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안동댐 아래에 자리한 '낙강물길공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의 지베르니'로 불리며 주목받는 곳이다. 잔잔한 수면 위에 비친 나무 그림자와 철쭉이 어우러진 꽃길은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사람이 많지 않기에 '인생샷'도 남기기 좋다.

먹거리 역시 안동 여행의 필수 코스다. 찜닭골목의 진득한 안동 찜닭, 짭조름하게 구운 간고등어, 제사상 음식의 정성을 담은 헛제삿밥, 시원 칼칼한 선짓국밥까지 여행은 따뜻한 밥상 위에서 풍미를 더한다.

낮에도 예쁘지만 밤이 되면 조명과 분수, 문보트가 더해져 낭만적인 월영교(ⓒ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낮에도 예쁘지만 밤이 되면 조명과 분수, 문보트가 더해져 낭만적인 월영교(ⓒ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월영교'는 안동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낭만적인 장소다. 길이 387m의 나무다리는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로, 낮보다 밤에 더 빛난다. 불이 켜진 다리를 따라 걸으면 물 위에 비친 조명과 주위의 고요함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돋운다.

정책브리핑 최선영

※ 이 기사는 뉴스1 윤슬빈 기자가 경북 영덕과 안동 등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해 취재한 내용을 종합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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