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관한 국가 차원의 거버너스 체계 정립과 AI 산업의 체계적 육성, AI 위험의 사전예방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이 4년 넘는 논의 끝에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기본법)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AI기본법은 2020년 7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음 발의한 이후 4년 넘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논의한 법안으로, 22대 국회는 여야 합의로 19개 법안을 병합했다.
이번 법안은 인공지능에 관한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 체계를 정립하고, 인공지능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며, 인공지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국가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을 위한 추진체계를 마련했다.
과기정통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해 국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기본계획을 3년마다 수립·시행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 9월 출범한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운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AI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을 보호하기 위한 전문기관으로 인공지능안전연구소의 운영 근거를 뒀다.
이어서, AI 산업육성을 위해 R&D 지원, 표준화, 학습용데이터 시책 수립, AI 도입·활용 지원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의 근거를 마련했다.
아울러, AI집적단지 지정, AI 데이터센터 시책 추진, AI 융합의 촉진 등을 통해 AI 생태계의 혁신적인 발전을 지원하며, AI 시대를 선도할 인재 양성과 중소·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사항들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고영향 AI·생성형 AI에 대한 안전·신뢰 기반을 조성한다.
인공지능의 기술적 한계, 오·남용 등으로 인해 발생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규제 대상으로 고영향 AI와 생성형 AI를 정의하고, 투명성 확보 의무, 안전성 확보 의무, 사업자 책무를 규정했다.
더불어, 민간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AI 안전성·신뢰성 검·인증, 인공지능 영향평가에 대한 정부의 지원 근거도 함께 마련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인공지능을 둘러싼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AI기본법 제정을 통해 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민관의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는 등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하게 AI G3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기본법 제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며,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하위법령 제정과 각종 산업 지원 시책의 수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디지털포용법’ 제정안도 의결됐다.
디지털포용법은 AI·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차별을 예방·해소해 모든 국민이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디지털포용법은 기존의 장애인, 고령자 등으로 한정하던 디지털 취약계층의 정의를 확대해 디지털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국민 누구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들의 디지털역량 함양을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역량센터를 지정하고, 수준 높은 교육 제공을 위해 표준교재 및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며,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교육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서, 사용하기 쉬운 키오스크 확대를 위한 제조사의 의무를 신설했다.
키오스크를 제조·임대하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디지털취약계층도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당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정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과기정통부 장관이 시정을 명할 수 있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또한, 디지털포용법은 급변하는 AI·디지털 변화에 적시에 대응해 기업과 시장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다양한 규정이 마련돼 있다.
유상임 장관은 “과거에는 디지털 기술이 우리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면, AI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은 이제 필수재가 되었다”면서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디지털격차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어져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