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가 국민연금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기금 소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재정추위)는 27일 이같은 내용의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결과(2023~2093)를 발표했다.
재정추계는 2003년부터 매 5년마다 실시해 3월에 결과를 도출하는데, 이번에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민간자문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당초 일정보다 2개월 앞당겨졌다.
재정추계 시산결과를 보면 현행 국민연금 제도 유지 시 오는 2041년부터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지는 수지적자가 발생해 2055년이면 기금 소진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
직전인 2018년 4차 재정계산 결과와 비교해 보면 수지적자 시점은 1년, 기금소진 시점은 2년 당겨졌다. 적립기금 최대치 규모도 4차 때의 1778조원에서 1775원으로 다소 줄었다.
재정추위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악화, 경제성장 둔화 등이 국민연금 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합계출산율은 하락해 가입자 수는 감소하는데, 기대수명 증가로 수급자 수는 더 증가해 보험료 수입감소, 급여지출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재정추위는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한 필요 보험료율도 함께 제시했다. 5차 재정계산의 경우 적립기금 규모에 대한 목표 시나리오별 필요보험료율을 4차 재정계산 때보다 약 1.66%p~1.84%p까지 높게 잡았다.
예컨대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는 ‘수지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오는 2025년까지 19.57%로, 2035년까지는 22.54%로 인상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4차 재정추계 때는 2020년 18.20%, 2030년 20.22%로 인상치를 제시했었다.
4차 재정계산 대비 인구구조 악화로 제도부양비가 높아지면서 부과방식비용률도 증가했다.
예측한 기금 소진 연도인 2055년 기준 부과방식비용률은 26.1%로, 4차 재정계산(24.6%) 대비 1.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과방식비용률이란 당해연도 보험료 수입만으로, 당해연도 급여지출을 충당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로, 인구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전병목 재정추계전문위원장은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결과는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가입·수급연령 등 제도 세부내용을 조정하지 않고, 현행 제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전망한 결과치”라며 “기금소진연도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국회 연금개혁 논의와 향후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수립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