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너지소비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효율 가전제품 보급이 늘어나면서 가구당 에너지소비량은 9년 연속 감소했고, 특히 에너지효율은 1.6% 개선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년도 에너지총조사(2022년 기준 에너지소비량)'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결과에 따르면 가정 부문의 소비 감소는 인구감소, 1인 가구 증가 추세, 고효율 가전 보급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 및 상업·공공 부문의 경우 에너지 소비량과 전체 소비에서의 비중이 모두 증가한 반면, 수송과 가정 부문은 소비량과 비중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에너지총조사는 '에너지법' 제19조에 따라 1981년부터 매 3년마다, 업종·용도별 에너지 소비구조의 특성 등을 파악하고자 실시하고 있다.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 에어컨에 붙은 전기료 관련 안내문. 2023.5.28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년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소비는 2019년 2억 2700만toe 대비 2억 3000만toe로 연평균 0.5% 증가했다. 'toe(석유환산톤)'는 원유 1톤이 갖는 열량을 뜻하는데, 1toe는 1000만kcal에 해당한다.
다만, 이는 조사가 시작된 이후 2022년까지의 연평균 에너지소비 증가율(3.9%)보다 크게 낮은 수치로 에너지 소비 증가율이 둔화 추세에 있음을 의미한다.
에너지소비 효율을 나타내는 에너지원단위는 연평균 1.6%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95년 이후 30년 동안 연속으로 꾸준히 하락 추세로, 우리 경제가 더욱 에너지 효율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부문별 결과를 보면 먼저 산업 부문 에너지소비량은 2019년~2022년 기간 중 연평균 0.8% 증가했으며,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0.4%에서 2022년 61.0%로 0.6%p 증가했다.
이는 제조업(산업부문 소비량의 95.3%) 내 원료용 석유제품(납사)의 소비 증가가 산업 부문의 소비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수송 부문 소비의 경우 동일 기간 중 연평균 0.6% 감소했으며, 비중도 2022년 20.7%로 0.7%p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송량 감소로 운수업 소비량이 연평균 0.5% 감소했고, 하이브리드차 보급 확대 등에 따른 연비 개선으로 관용·자가용 부문 소비량도 연평균 0.6%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업·공공 부문은 연평균 2.1% 증가했으며, 비중도 2022년 9.5%로 0.4%p 증가했다.
이는 2022년 한파와 폭염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사업체 냉·난방설비의 주요 에너지원인 전기소비가 연평균 2.7% 증가한 점이 전체 소비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가정 부문은 연평균 0.4% 감소했으며 비중은 2022년 8.8%로 0.3%p 감소했는데, 특히 가구당 에너지소비는 2.7% 감소하면서 2013년 이후 9년 동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건물 부문은 소비효율 관리를 위해 9개 용도 건물에 대해 별도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 용도별 연면적당 에너지소비는 서버, 의료기기 등 특수목적성 기기와 난방수요가 많은 방송통신, 의료, 판매 시설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에너지원별 결과를 살펴보면, 석유, 전기, 열·기타는 2019년 대비 2022년 소비량이 연평균 각각 0.6%, 1.8%, 8.3% 증가했고, 석탄과 가스는 각각 1.9%, 2.2% 감소했다.
또한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석유 51.7%, 전기 21.3%, 석탄 12.1%, 가스 10.6%, 열·기타 4.3% 순이었다.
석유의 경우 납사, 프로판 등 산업용 수요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고 전기의 경우 전부문에서의 전기화 추세가 반영돼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가스는 철강 등 산업 수요의 감소, 러-우 전쟁에 따른 가스가격 급등 등으로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총조사 결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그동안 고효율 에너지 개선 사업, 친환경차 보급 및 에너지절약설비 투자 확대 등으로 우리 경제의 효율성 지표인 에너지원단위가 지속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2023년도 에너지총조사 결과 보고서 및 상세 데이터는 국가통계포털, 국가에너지통계종합정보시스템(KESIS), 국가온실가스배출량종합정보시스템(NETIS)에서 오는 13일부터 공개한다.
문의 :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관 에너지정책과(044-203-5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