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계속 변화하고 있어요. 책을 보면서 여유를 즐기고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는 곳에서 이제는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건강한 일자리를 만드는 곳으로까지 발전했어요. 놀랍지 않나요?”
서울 동작구에서 카페마인을 운영하고 있는 송연순 원장(아가다 수녀)은 카페마인을 이렇게 소개했다. 2009년 9월 문을 연 카페마인은 송 원장이 운영하는 취약 청소년·여성들의 자활을 위한 카페이다.
 |
‘카페마인’은 취약 청소년·여성들의 자활을 위한 카페이다. 카페의 수익금은 전액 이들의 자활에 사용된다. |
송연순 원장은 살레시오 수녀회 소속으로 오랫동안 어려운 환경에 있는 여성·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져왔다. 주거시설인 마인하우스를 운영하면서부터는 시설에 거주하는 이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자립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했다. 카페마인은 그런 송 원장의 고민의 결과물이다.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이 곳에서 취약계층 여성들은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있다. “처음에는 잘 모르는 분야라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은 커피 만드는 게 제일 재밌어요” 카페마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모(29) 씨가 다부진 표정으로 얘기를 꺼낸다.
카페마인은 주변에 위치해 있는 회사원들의 이용이 많아 매일 아침 7시 반이면 문을 연다. 아침식사용 빵과 커피를 준비하려면 적어도 두시간 전에는 출근을 해야한다. 남들보다 이른 아침을 맞이한 지 올해로 벌써 3년째지만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는 박씨다.
.jpg) |
카페마인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일하고 있다. |
작은 카페는 탄탄하게 운영됐다. 이들의 노력은 2011년 서울형 사회적기업 지정과 이동커피탑차 출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여성가족부의 ‘같이가요’ 나눔 네트워크에 선정돼 6년 만에 카페 내·외부를 획기적으로 단장했다. 커피제조 기계도 새로 들이고 인테리어도 싹 바꿨다.
여가부의 ‘같이가요’ 나눔 네트워크는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민관협력 나눔사업이다.
 |
송연순 원장은 민관이 함께하는 나눔 네트워크를 통해 취약계층 여성들의 자활의지가 더욱 강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최근들어 일반 국민을 비롯 민간기업들의 나눔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여가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내 기부금 규모는 9조 8600억원(개인 5조 1800억원, 기업 4조 6800억원)으로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기부 문화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도 증대해 100대 기업 중 77 곳이 CSR(사회공헌활동)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발 맞춰 여가부가 코디네이터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좋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민간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상을 연계해주는 나눔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여가부는 나눔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은 나눔을 실현한다. ‘같이가요’ 슬로건에는 보다 많은 기업과 단체들이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눔 네트워크에 참여한 민간기업들은 각 대상별로 차별화된 나눔 프로그램을 지원·운영한다.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해 1:1 멘토링, 방과후 돌봄에 나서는가 하면 한부모의 자립을 위해 시설퇴소 미혼모에게 월세비와 육아용품을 지원하기도 한다.
여성 장애인을 위해 주거와 이동차량 지원도 ‘같이가요’ 나눔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전국 학교의 또래상담 활동 지원에도 이 같은 나눔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민간기업이 참여한다.
 |
카페 입구에 걸려 있는 현판. 스타벅스코리아를 포함, 여러 민간기업의 도움으로 카페마인은 새롭게 재개장했다. |
카페마인도 이 같은 ‘같이가요’ 나눔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았다.
송연순 원장은 “그동안 운영해오던 카페의 노후된 시설과 기자재를 민간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전면적으로 교체하고 재개장 할 수 있었다”며 “이번 기회로 카페 운영에 좀 더 체계가 잡혔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재능기부로 직원들에게는 전문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했다. 직원들은 전문 바리스타의 교육을 받으면서 좀 더 전문가다운 모습으로 변모했다.
그동안 맞춰두고 입지 않던 유니폼도 꺼내 입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재능기부 덕분으로 인지도도 높아졌다.
여가부는 앞으로도 미혼모, 다문화 가족, 폭력 피해자, 학업중단 청소년 등 우리 사회가 울타리가 되어 줘야 할 취약계층에 직접 도달할 수 있는 지원체계인 민관협력 나눔사업 ‘같이가요’ 나눔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다.
카페마인에서 손님이 주문한 라떼를 만들던 박씨가 앞으로 자신의 카페를 운영할 꿈을 키우고 있다며 빙긋이 웃는다.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은 일에 함께해 앞으로 카페마인 2호점, 3호점이 계속 생겼으면 좋겠어요. 제가 만든 맛있는 커피 드시러 꼭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