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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 과연 누구 책임인가

200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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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세계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아동 학대 문제의 심각성과 효과적인 예방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이 전개됐다.

중앙아동전문보호기관에 접수된 아동 학대 상담건수는 2001년 4133건에서 지난해 8903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상담 사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 학대 장소로는 집안(80.9%)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학대 발생빈도는 거의 매일이 49.0%, 2∼3일에 한 번이 10.1% 등의 순이었다. 학대 유형은 방임 38.8%로 가장 많았으며 정서학대 29.8%, 신체학대 24.9%, 성적학대 5.1%가 그 뒤를 이었다.

이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노란 리본을 꼭 달아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동 학대의 1차적인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신체 학대'가 가장 빈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는 정서학대와 방임이 더 많은 68.6%를 차지하고 있음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또 아동 학대의 80.9%가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급속한 경제·사회 환경의 변화, 글로벌 시대의 도래, 물질만능의 사회풍조로 청소년들의 가치관, 경제관, 가족관 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부모도 옛 생각에 안주하지 않고 신세대 부모가 되기 위해 배워야 한다. 그리고 자녀를 소유물로 보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자녀를 독립적인 한 개체로 인정하면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자녀교육과 아동학대 예방에 힘써야 한다.

이제 아동 학대는 어느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100여년 전부터, 이웃인 대만에서는 1987년부터 아동 학대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학대받는 아이의 사정을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는 교사나 의사를 처벌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동복지법과 시행령을 만들고 아동 학대의 예방과 치유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은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동 학대에 대한 개념 정립과 아동 권리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며, 정부는 아동관계법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아동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상담기관의 효율적인 운영을 적극 지원하고 신고시스템을 강화해야 하며, 교육과 치료시설의 확대, 전문 인력의 확충, 청소년 문화 공간의 확보 등에 힘을 써야 한다.

아동학대를 방치할 경우에는 신체적·정서적 장애를 유발시키는 것은 물론 학대의 악순환이 이어져 탈선·비행 청소년이 될 우려가 크다. 자녀가 부모를 두려워하고, 어른들이 아동을 학대하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특히 아동 학대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심리학자 존 고트먼은 "행복한 가정 생활은 99%의 노력의 열매”라고 했다. 인구가 2000만명 정도에 불과한 유태인이 세계 노벨상 수상자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교육열뿐만 아니라 가정이 건강한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아동 학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법과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복한 가정 생활'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 대화시간 운영, 가족끼리 칭찬하기, 편지 쓰기, 여행하기 등 작은 일부터 시작해 일그러진 가정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힘을 모으고, 가정, 학교, 사회, 정부가 함께 운영할 수 있는 통합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국정넷포터 한기택(edunews777@korea.com)

한기택 님은 이리여고 교장·교육부 교육정책심의회 위원을 역임했습니다. 현재는 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도덕성회복국민운동본부 부총재, 좋은교육운동본부 회장을 맡으며 교육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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