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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단상

환경을 보호하는 빨간우체통 'ECO우체통'

[공직 단상] 폐의약품·폐커피캡슐, 이제 우체통에 쏙!

2025.02.13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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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폐의약품과 폐커피캡슐이 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 망을 이용하여 분리수거가 된다고 하니 우체통이 이제 환경보호에도 한몫을 톡톡히 하게 된 것 같아서 뿌듯하다.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올해 여섯 살이 된 아들은 언제 보아도 사랑스럽지만, 자는 모습은 특히나 더 사랑스럽다.

나에게 밤 11시는 하루를 마치고, 잠든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행복에 젖는 시간이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그 평화로운 시간에 종종 빨간불이 켜지곤 한다.

깊은 잠이 든 아이의 숨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거칠다 싶으면 다음 날 아침에는 십중팔구 콧물을 졸졸 흘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첫돌이 될 때까지 잔병치레라고는 하지 않던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고부터 환절기와 겨울만 되면 감기를 달고 살기 시작했다.

감기가 낫는구나 싶으면 다시 옮아오고, 다른 친구에게 또 옮기고, 그 친구에게 다시 옮아오고….

겨우내 서로 감기를 옮고 옮기는 끝없는 도돌이표가 이어진다. 주변의 육아 선배들은 그러면서 면역체계가 형성되는 거라고, 자연스레 커가는 과정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며 자는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감기가 심해져 고생을 하기 전에, 초기에 잡아야 한다는 마음에 조금만 숨소리가 수상쩍다(?) 싶으면 바로 약을 먹이다 보니, 집에는 점점 약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약을 먹이던 중간에 증상이 바뀌어 못 먹이게 된 약, 비상용으로 사두었다가 사용기한이 지난 약 등….

처음에는 몇 개 되지 않아 선반에 올려두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버려야 할 약들은 점점 늘어났다.

폐의약품은 함부로 버리면 약의 성분이 토양, 지하수, 하천 등에 유입되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고 하니, 일반쓰레기로 버리지도 못하고, 보건소를 가자니 번거롭고, 동네 약국에 버리자니 어쩐지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어느새 폐의약품들은 커다란 비닐 가방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까지 쌓여 버렸다.

이 골칫덩어리들을 어떻게 치워야 할지 고민하던 중, 우정사업본부 누리집에서 반가운 뉴스를 읽게 되었다.

바로 'ECO(에코) 우체통'을 도입한다는 소식이었다.

우정사업본부는 2023년 1월부터 우체통 및 수거함을 활용한 '폐의약품 회수 우편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본 서비스는 폐의약품을 우체통에 투함하면 우체국 집배원이 회수하여 소각 장소로 배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종시를 시작으로 시행된 '폐의약품 회수 우편서비스'는 실시 이후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4년에는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2024년 11월 기준, 전국 49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시행되고 있다.

폐의약품은 기존 우체통에도 투함이 가능(전용 회수봉투 또는 일반봉투에 봉함 후 봉투 겉면에 '폐의약품'이라고 기재한 뒤 투함한다. 단, 물약은 제외)하지만 'ECO 우체통'의 도입으로, 서비스 이용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CO우체통의 모습.(우정사업본부 제공)
ECO우체통의 모습.(우정사업본부 제공)

ECO 우체통은 일반 우편물과 폐의약품 투함구를 분리해 폐의약품으로 인한 일반 우편물의 오염을 방지하고, 투함구의 크기를 키워 투함 시 불편을 최소화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ECO 우체통에는 폐의약품뿐 아니라, 폐커피캡슐도 넣을 수 있는데, 폐커피캡슐은 사용한 원두 찌꺼기를 캡슐에서 분리한 후 알루미늄 캡슐만 전용 회수봉투에 담아 투함하면 된다.(단, 아직은 일부 제품만 가능하며 추후 이용 가능 제품 확대를 계획 중이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폐의약품과 폐커피캡슐이 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 망을 이용하여 분리수거가 된다고 하니, 우정사업본부가 국민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환경보호에도 한몫을 톡톡히 하게 된 것 같아서 뿌듯하다.

그리고 벽장 한 편을 차지하고 있는 폐의약품 가방을 보며 굳게 다짐해 본다.

다가오는 봄에는 저 골칫덩어리들을 반드시 치우고 말겠다고.

이제는 ECO 우체통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게 된 빨간 우체통을 이용해서 말이다.


이재우

◆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

강원지방우정청 회계정보과 소속으로 2022년 공직문학상 동화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우체국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동화로 옮겨내 수상의 기쁨을 얻었다. 우체통과 편지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우체국에는 온갖 이야기를 담은 우편물과 택배가 가득하다. 이들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동화로 옮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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