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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숲 함께 보는 거시적(巨視的) 안목(眼目) 필요
문민정부의 ‘경제1년’을 평가하는 특집들이 지상(紙上)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서 새 정부의 경제치적과 관련, 그 평가가 너무 인색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더 직설적으로 표현해서 새정부출범 1주년을 맞고 있는 지금의 여러 경제상황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런 평가들을 뒤집어 해석하면 그동안 국민일반의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엄청나게 컸고, 문민시대의 개막과 함께 그 ‘경제’도 종래와는 획기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를 갈망했었다는 이야기가 될 법하다.
어찌보면 이런 정황은 정부에,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경제당국에 좋은 채찍이 될 수도 있다.
달리는 말에의 채찍이 결코 나쁜건 아니다. 그러나 무릇 모든 평가는 균형감각을 잃어서는 안된다.
먼저 금융실명제의 실시를 두고서도 그 정치적 결단에는 수긍하면서도 실시의 시기가 잘못되었다느니, 장영자(張玲子)여인 어음사기사건이 상징하듯 제도의 시행이 공기(空氣)하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실명제는 그 실시 자체만으로도 우리경제에 혁명적인 의미를 띠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일부 논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부조직개편과 금융자율화 등 온갖 제도를 다 정비하고 나서 실시에 들어갔다면 아마도 그 정착은 보다 터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과정을 완벽하게 거친뒤 실시했다면 과연 실명제가 때를 놓치지 않고 제도로서 정착했을지 자문해 볼 일이다.
지금 실명제는 예상을 깨고 경제전반에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그 부작용들을 극복해가는 과정에 놓여 있다.
예를 들어 張여인사건을 들어 실명제의 구멍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지만 거꾸로 그것이 그 사건을 걸러내는 긴요한 그물이 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따라서 실명제 실시는 문민정부 1년의 ‘위대한 결단’으로 평가되어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본다.
둘째로 최근에 와서 나날이 호전되고 있는 성장과 국제수지를 놓고서도 정부의 ‘기여’를 굳이 깎아내리려는 듯한 태도가 없지 않다. 한마디로 엔고(高)등 외부여건의 변화탓으로만 돌리고 있다.
물론 그런 외적(外的)요인들블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기엔 정부의 각고의 노력도 긴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새정부의 출범과 함께 지속적으로 구축되어 온 새로운 경제운영의 ‘틀’속에서 이러한 성과들이 잉태되어 왔음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실명제·행정규제완화 등 경제적 측면의 개혁과 함께 기업들의 자유경쟁질서 토대구축이 그 ‘틀’의 주축이 되고 있다.
다만 요즘들어 호전된 경제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물가문제만은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모든 평가는 균형감각과 함께 나무와 숲을 함께보는 거시적 안목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