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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당선자 양대노총 방문]노-사 힘의 불균형 5년간 고칠 것
향후 새 정부에서 추진할 노동정책의 골격은 노사간 사회적 힘의 균형을 바로 잡아 대화와 타협을 이뤄내는 방향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3일 한국노총·민주노총 간부들과 함께 한 연쇄 간담회에서 새로운 노사관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 당선자는 이 지리에서 “현재 여론의장(場)을 지배하는사회적 힘의 균형 에서 노동계에 비해 경제계가 세고, 신문의 킬럼이나 논문 숫자에서도 경제성 장 논리가 우세하다”며 “향후 5년간은 이 같은 사회적힘의 불균형과 가치 주장자들간의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겠다” 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균형이 이뤄지면 정부나 대통령의 개입 없이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서 “개별정책이 아니라 사회적 제도와 역학관계의 균형을 잡아나가는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우선 노동운동에 대해 ‘전략적 사고’를 주문하며 “절반만이라도 노조의 사정을 알아주고!힘을 모 아줄 사람이라면 계속 설득하고 챙겨라”고 말했다. 노동운동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여우를 죽이면 사자나 늑대가 온다”며 의견이 다르다고 모두 적으로 몰면 그보다 더 큰 어려움이 올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이익집단간의 불신 치유
그는 또 노동문제 해법으로 대화와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옛날에는 토론이 상대를 굴복시키고 이기기 위한 것이었으나 이제는 옳고 그름, 사회의정의냐 불의냐를 떠나 어떤게 합리적이냐,어떤게 효율적이냐로 바뀌었다. 어느 한쪽 주장보다 더 좋은 결론을 내기 위한 수렴과정으로서 토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이익집단 간의 불신과 분열을 치유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서로 믿지 못해 갈등이 증폭되고 중요한 문제 앞에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불행한 관성을 벗어나자는 의견이다. 노동조직 내부와 노사관계에서도 ‘양보하고 수렴하는 노력’이 있어야 국민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국민통합과 합리적 결론을 위해 노동계에도 과거의 행 동양태와 다른 자기 혁신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운 것이다.
노조의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위한 노조의 투쟁이나 운동이 정치와 섞 이는 것은 좋지 않다”며 “노조활동과 정 치활동은 별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 당선자는 “(노동자들이) 정치적인 주장을 하고 정당을 만들어 정 치활동을 하는 데는 이의가 없으며, 이젠 다당제 질서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 는 말로 정당을 통한 노동자들의 정치활동에 대해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날 역대 당선자 중 처음으로 노총을 방문한 노 당선자를 환영히편서 한국 노총 이남순 위원장은 “재벌개혁 의지, 정치개혁 청사진,외국인 인권을 위한 고용허가제,비정규직 차별철폐 등 과감한 개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노동운동 관련 구속자 사면복권, 대통령과의 정례적인 간담회 개최 등을 요구했 다.
이날 아침 노 당선자는 ‘비전코리아 제9차 보고대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도 노고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의 발전이 나의 발전과는 무관하다는 인식 때문에 노사갈등이 심화된 면이 있는 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 인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인들에 대한 주문은 14일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포럼 에서 보다 구체화했다. 노 당선자는 경제력 집중에 대한 우려가 있고 기업의 투명성과 지배구조의 개선이 미흡하다 며, 증권집단소송제,출자총액제한제 등 개혁적 기업·금융정책을 예정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외국 투자가들의 눈에는 여전히 미흡하고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조성
대신 그는 “기업을 어렵게 만들었던 불필요한 규제와 준조세를 과감히 혁파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 것이며 꼭 필요한 경우 규제를 하더라도 일관성있고 예측 가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이 부문에서 전향적인 개혁이 준비되고 있음을 예고했다.
이와 같이 노 당선자는 노사 양측에 사회통합이라는 큰 틀 안에서, 노조와 기업이 서로를 상생의 대상으로 여기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원하 고 있다. 노사 모두가 노사갈등 해결의 주체인 점을 인식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합리적 결론을 이끌어내는게 서로에게 유익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계는 ‘양보하고 수렴하는 자세’를, 기업인은 ‘국민 행복 과 직결되는 기업 경영’을 하는 자기혁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