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과 대청호를 품은 충북 옥천군에는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 가운데 하나인 '천상의 정원'이 있다.
아름다운 민간정원은 산림청이 민간정원의 아름다운 가치를 널리 나누고자 국민과 함께 선정한 바 있다.
민간정원은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조성하여 수년간 정성을 다해 가꾼 정원을 국민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한 정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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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정원'은 대청호와 인접한 방아실 마을 안쪽에 자리한 민간 정원으로 지난 2003년에 처음 조성되었다.
이곳은 주서택 목사(원장)와 현지 다섯 가구 주민이 수생식물을 재배·보급하는 관경농업의 현장으로 시작되었고, 수생식물학습원(2009년)을 거쳐 현재는 천상의 정원(2024년)으로 봄·여름·가을 운영하고 있다.

'천상의 정원'은 해마다 20만 명 이상이 찾는 옥천의 대표 명소로 한국관광공사의 '디지털 관광주민증' 인기 여행지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에서 발급받을 수 있고, 지방 소도시에 있는 일부 관광지나 카페, 식당, 숙박업소, 체험시설 등지에서 지역 주민처럼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예컨대 충북 옥천군을 여행하고자 할 때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에서 '우측 상단 메뉴(≡) < 여행혜택 < 디지털관광주민증 < 충북 옥천군'을 지정하면 코레일 열차 운임의 50% 상당의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지역사랑 철도여행'을 비롯하여 지역 내 다양한 혜택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2025년 3월 기준, 전국 34개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숙박이나 체험을 중심으로 사전 예약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미리 발급을 받는 것이 좋다.


천상의 정원 매표소 앞에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홍보하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현장에서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받는 방법도 간단하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으로 연결되는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회원 가입을 하고, 충북 옥천군의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받은 후 입장 할인증을 생성하기까지 5분 이내면 된다.
이어 매표소에서 할인증을 보여주니 바로 1500원의 입장료 할인이 적용되었다.

계단을 지나 '좁은 문'을 통과하니 대청호를 푸른 동화 속 세상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원 안에는 6만여 ㎡의 대지를 무대로 다양한 테마 정원이 있으며, 수련, 수생식물 농장, 과수원, 잔디 광장, 전망대, 산책로 등이 조성되어 있다.


대청호와 맞닿은 바위정원에는 경치 만점의 둘레길 코스가 있어 상춘객들을 유혹한다.
절벽 둘레길을 걸으면, 변성 퇴적암 사이로 파릇파릇한 봄의 새싹을 관찰할 수 있고, 바위 위에 자란 120년 수령의 소나무 한 그루도 만나게 된다.
또한 대청호 뷰가 돋보이는 둘레길 곳곳에 전망대와 쉼터가 있어 자연과 벗하며 힐링의 한때를 즐길 수 있었다.

둘레길을 나와 또 다른 코스로 향했다.
약간 경사진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니 서양식 별장을 연상시키는 건물들이 보였다.
해 뜨는 집, 달과 별의 집 등 명칭부터 참 예뻤다.
이들 집은 주변 지형보다 우뚝 솟은 곳에 있는데, 아마도 집의 방향에 따라 해가 잘 들고, 달과 별이 잘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아니나 다를까 연못이 있는 달과 별의 집 마당에 도착해보니 굴뚝 모양의 구조물을 타고 오르는 계단이 눈에 띄었고, 꼭대기에 서면 밤에 달과 별이 잘 보일 것 같았다.

'천상의 정원'을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역시 놓쳐서는 안 될 명소다.
교회당 내부는 성인 3명 정도가 겨우 들어갈 만한 5㎡의 작은 공간인데, 작은 창밖으로 대청호의 수려한 풍경이 돋보이고, 여행객들이 기도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언덕 위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길에 만난 실내 정원은 수생 동식물을 관찰하기 좋은 곳이다.
사계절 온실에서 자라는 각종 수생식물은 물론 양서류, 파충류, 조류 등의 동물도 있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장으로 제격이었다.
'천상의 정원'은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 대청호를 배경으로 산책과 명상, 체험학습을 통해 심신을 치유하는 여행지로 저장됐다.

지난해 10월 산림청이 국민과 함께 뽑은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은 '천상의 정원'이 속해있는 풍경 좋은 정원(6곳), 쉼이 있는 정원(7곳), 전통과 예술 정원(6곳), 즐기는 정원(5곳), 색다른 정원(6곳)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조성하는 민간 정원은 국내 유명 여행지뿐 아니라 우리 동네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산림청 정원누리 누리집(www.garden.koagi.or.kr)에서 전국 권역별 민간 정원 현황을 공개하고 있는데, 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꽤 가까운 곳에 민간 정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스팔트와 빌딩 숲이 즐비한 도심 속에서도 푸르름을 만끽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