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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냥 여기가 편해. 아예 여기서 태어난 것 같기도 하고… 결혼식도 여기서 한 것 같고… 국민연금이야 뭐… 나는 해당 없고… 그래서 말인데 나 여기 계속 좀 살게 해주쇼.”
그 영화의 관객이 1,000만 명에 육박했으니 이 대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부잣집 저택의 가정부로 일하는 아내 덕분에 그 집 지하 벙커에서 4년 3개월 17일을 숨어 살면서 먹고 자던 남자가 아내의 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가정부 가족에게 들키자 한 말이다.
영화 ‘기생충’에 명대사가 많지만 이상하게 이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 스토리는 이제 알려질 만큼 알려졌으니 스포일링을 무릅쓰겠다. 그는 대만카스테라 사업이 망하고(주인공 송강호도 이 사업으로 망했다) 빚에 쪼들리자 이 집에 숨어들었다. 창문도 없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이 지하 벙커에 사는 신세가 처음에는 얼마나 처량하고 불행했을까. 그러나 그는 천천히 적응해나간다. 가정부 아내가 때 맞춰 갖다 주는 밥을 먹고 그 안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즐거운 왕국을 만들어 나갔다. 지하 벙커는 그의 스위트홈이었다.
이 대사가 나에게 상기시켜준 게 있다. 바로 ‘적응’에 대한 이야기다.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심리적 면역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신체의 면역 체계가 병원균으로부터 몸을 방어하듯,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하면 여기에 적응해 충격과 고통을 완화시켜주는 면역 체계가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마치 물건을 쓰면 쓸수록 닳아 없어지듯 아무리 강한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그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적 면역체계는 불행만이 아니라 행복에 대해서도 작동한다고 한다. 행복감도 그것이 반복될수록 줄어들어 별 게 아닌 것이 된다는 것이다. 영원히 불행하지 않듯이 행복도 영원하지 않은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쾌락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고 부른다. 이 이론은 미국의 저명한 긍정심리학자인 소냐 류보머스키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연구해서 유명해진 말이다. 그의 베스트 셀러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2007년 국내 출간)에 이은 ‘행복 신화’(2013년 국내 출간)에 나오는 말이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거의 누구나 쾌락적응에 대한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새 집이나 원하던 자동차,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했을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첫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승진했을 때 그 기쁨에 취해 영원히 행복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몇 달, 몇 년이 지나면서 그 행복감은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온다. 죽을 때까지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의 유효기간도 쾌락 적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말은 곧 다시 행복을 느끼려면 그 이상의 더 크고 강한 자극이 필요해진다는 이야기와 같다. 마치 마약중독처럼 쾌락에 내성이 생겨 더 센 것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거액의 복권에 당첨돼 벼락부자가 된 사람을 추적 조사한 결과 결코 그들이 행복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불행해진 사람이 많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백만장자가 보통 사람보다 행복감을 더 느끼며 살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연구 결과도 없다. 그건 단지 이론이니까 뻔한 교훈적 결론일 뿐이라고, 난 그래도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 것 같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행복에 대한 정교하고 과학적인 여러 연구는 행복이나 불행이 결코 물리적 여건이나 환경적 요인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공통적 결론을 내놓고 있다.
긍정심리학자들은 쾌락적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합된 한 번의 경험보다 분리된 여러 번의 경험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물건이나 재화나 출세보다 손에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들, 즉 새로운 경험이나 놀라움 같은 감정, 인간관계, 시간, 감사와 긍정의 태도가 행복지수를 오래 유지시킨다고 말한다. 한방의 대박으로 행복감을 최고조로 올려놓으려 노력할 게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경험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우리네 삶은 새 차를 사고 새 집을 장만하는 큰 사건으로 구성되는 게 아니라 소소한 일상의 연속이다. 한 번의 요란한 파티보다는 여러 번의 괜찮은 식사가 좋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몰아서 보기보다는 매주 한 편씩 보는 게 더 행복하다. 해외일주 여행을 가는 것보다 피크닉을 자주 가는 게 행복감이 더 오래 유지된다. 한 번에 명품 오디오를 사버리는 것보다는 하나씩 부품을 골라 꾸미는 게 더 기쁨을 준다. 연애의 유효기간을 아쉬워할 게 아니라, 지금의 상대와 소소한 즐거움과 설렘을 유지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자세가 좋다. 새로운 상대를 만나더라도 사랑이란 약병에는 숙명적으로 유효기간이 써있다.
그런데 쾌락적응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예외가 딱 하나 있다고 한다. 바로 ‘주는 기쁨’이다.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자 에드 오브라이언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사람의 행복감이 그 선물을 받는 사람보다 컸다. 기부의 경우에서도 그랬다. 그런데 그 횟수를 거듭해도, 심지어 같은 사람에게 같은 방식으로 계속 선물을 해도 그 행복감이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슷한 심리학 이론에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라는 게 있다. 당신에게 호의를 베풀어 준 사람과 당신이 베푼 대상 중 누가 더 좋아질까.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존경받는 벤저민 프랭클린은 늘 자신을 비난하고 험담하는 한 정적 때문에 힘들었다. 그러다 그 사람이 귀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얘길 듣고는 그 책을 꼭 읽어보고 싶으니 빌려줄 수 있냐는 정중한 편지를 보냈다. 상대는 책을 빌려주었고 프랭클린은 감사의 글과 함께 책을 돌려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의사당에서 그를 만났는데 예전과는 달리 무척 정중한 태도로 말까지 걸어왔다는 것이다. 그 후 그 둘은 평생 친구가 되었다. 그 정적의 심리는 ‘인지적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는 심리학 용어로 풀이된다. 인식과 현실에서 불협화음이 생기면 그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이나 사고를 변화시킨다는 이론이다.
‘기생충’의 지하 벙커에서 살던 그 남자는 쾌락적응이라기보다는 ‘불행적응’이다. 하지만 결국은 마찬가지다. 원하는 무언가를 얻으면 영원히 행복할 것 같고, 그 반대로 잃으면 영원히 불행할 것 같지만, 영원히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없다. 소확행(小確幸)이란 말처럼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자주 느끼며 작은 거라도 베풀며 사는 게 쾌락적응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저녁 매일 이용하던 만원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지 않으려 한다.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시내버스를 타고 창밖을 구경하다 적당한 데 내려서 주택가 골목길을 돌고 돌아 집에 가겠다. 김이 풀풀 나는 만두 가게, 향기로운 커피향, 좌판을 벌린 주름 잘잘한 할머니, 엄마 손을 놓칠세라 꼭 잡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어린아이, 작은 화단에 핀 이름 모를 꽃을 만나게 될 것이다. 왜 진작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 한기봉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윤리위원
한국일보에서 30년간 기자를 했다. 파리특파원, 국제부장, 문화부장, 주간한국 편집장, 인터넷한국일보 대표,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회장을 지냈다.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초빙교수로 언론과 글쓰기를 강의했고, 언론중재위원을 지냈다. hkb8210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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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윤석열 대통령 체코 공식 방문 2일 차] 공동성명 채택 (9.20.) “호혜적인 ‘원전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 윤석열 대통령 “원전 사업을 계기로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해가기를” - 페트르 피알라 총리 ■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확고한 토대 마련 내년 수교 35주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과 체코, 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 백 년을 함께 내다보는 ‘원전 동맹’ 기반 구축 원전 사업 최종 계약 체결까지 긴밀히 소통해 가기로 했습니다. 원자력 협력 MOU 13건을 체결하며 원전 생태계 전 주기에서 협력 기반을 확고히 만들었습니다. ■ 교역·투자·첨단산업 등 전방위적 협력 발판 마련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를 체결해 4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 중인 교역을 확대하고 투자를 증진합니다. 50개 이상의 MOU·문서 서명으로 전면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체코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팀 코리아’, 이제는 ‘팀 체코리아’ (Czech-Korea)로서 원전 르네상스를 함께 이루고 협력 모멘텀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 정책뉴스로 자세히 보기
- 여행 숲내음 맡으며 힐링하기 좋은 자연휴양림 4곳 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면 자연휴양림으로숲내음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여행을떠나고 싶은데요. 다양한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갖추고 있어 편리하게 여행하기 좋은자연휴양림을 소개해 드립니다. ★ 추천 코스 ★ 영인산자연휴양림, 고산자연휴양림, 덕유산자연휴양림, 장령산자연휴양림 영인산자연휴양림 영인산자연휴양림은 야영과 숙박시설, 어린이 생태원 등 다양한 시설을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림입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입니다. 야영장은 운반용 손수레를 이용하여 짐을 쉽게 운반할 수 있고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숙박시설 또한 인원수 별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1박 2일 코스로도 추천해요. 입구에서 올라오면 보이는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아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숲속에서 휴식시간을 가져보세요. ※ 영인산자연휴양림 -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아산온천로 16-26- 운영시간 : 매일 08:00~18:00-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고산자연휴양림 고산자연휴양림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워 언제든지 방문하기 좋은 자연휴양림입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입니다. 봄에는 벚꽃과 철쭉, 여름에는 계곡, 가을철 단풍과 겨울 설경으로 늘 인기가 많은 곳인데요. 숙박시설은 인원수에 맞춰 머무를 수 있으며 캠핑장과 카라반까지 있어 방문자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어요. 숙박시설 주변으로 운동시설이 있어서 농구와 족구, 간단한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가능해요. 산에서 불어오는 숲내음을 맡으며자연을 즐겨보세요. ※ 고산자연휴양림 -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고산면 고산휴양림로 246- 운영시간 : (월, 수~일요일) 09:00~18:00* 매주 화요일 휴무-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덕유산자연휴양림 국립 덕유산자연휴양림은 깊은 산골에서 느낄 수 있는 상쾌함과 기분 좋은 숲내음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휴양림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입니다. 울창한 숲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산책코스와 야영장, 등산객들을 위한 등산로도 갖추고 있어 자연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곳이에요. 덕유산국립공원이 주변에 인접하여 함께 자연을 둘러보기 좋습니다. 다양하게 마련된 산책로를 걸으며 자연의 절경을 즐겨보세요. ※ 덕유산자연휴양림 -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무풍면 구천동로 530-62- 운영시간 : (월, 수~일요일) 09:00~18:00* 매주 화요일 휴무-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장령산자연휴양림 장령산자연휴양림은 휴양림 사이로 흐르는 금천계곡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자연휴양림입니다. 금천계곡은 어름치가 서식할 정도로 맑고 깨끗한 계곡인데요.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산책이나 등산을 즐기고 물가에 발을 담그며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또 이곳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있어 산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기 좋아요. 장령산자연휴양림은 야영장 뿐만 아니라 어린이 놀이터와 여러 편의시설이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장령산자연휴양림에서 자연을 가득 느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 장령산자연휴양림 - 주소 : 충청북도 옥천군 군서면 장령산로 519- 운영시간 : 매일 09:00~18:00-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SNS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 서울공항 도착 행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2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2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마중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보고를 듣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조선왕릉·궁궐 답사 체험 프로그램 ‘왕릉천(千)행’, 오픈런 이유 있었네! 주말 아침, 그 좋아하는 늦잠을 포기했다. 설렌 까닭일까. 집에서 왕릉천(千)행 집결지까지도 제법 걸렸지만 힘들지 않았다. 멀리 주차장에 주차된 두대의 버스가 보이자, 발걸음은 더 가벼워졌다. 홍살문에 관해 설명을 듣고 보고 있다 . 왕릉천(千)행이 돌아왔다. 왕릉천(千)행, 말 그대로 조선왕릉을 여행하는 천 가지 방법이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과 궁궐을 연계한 여행 답사 체험 프로그램 왕릉천(千)행을 상·하반기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궁능유적본부에서 발간한 조선시대 능행 연구 용역 보고서를 활용해 조선 왕들의 능행을 따라가는 코스로 진행, 전문 강사와 함께 조선왕릉과 궁궐, 주변 지역 문화유산 등을 보며 문화체험을 한다. 올해 하반기는 9월 6일~11월 16일까지 6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상반기에 없었던 2개의 코스가 새롭게 선보여 관심을 끈다. 왕릉천(千)행은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그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갓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의미)라고 불리며 신청 시작 몇 분 만에 마감되기도 한다. 9월 7일, 하반기에 새로 생긴 1490 성종능행길에 참여해 550여 년 전 성종의 흔적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1490 성종능행길 코스는 여주 영릉(세종대왕릉)과 여주 향교(약식 과거 시험), 여주 도자기 체험으로 구성됐다. 이날 참가자 40여 명에게는 안내 책자와 수신기, 기념품 등이 든 가방이 제공됐다. 특히 기념품은 세종의 천상열차분야지도가 그려있고간식은 발달장애인들이 만든 쿠키라 의미를 더했다. 버스를 타고 달리는 동안 황석현 전문 강사는 일정과 관련한 역사 이야기를 신나게 들려줬다. 해시계에 관해직접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다. 능행은 조선시대 국왕이 선대 왕, 왕비의 능에 제사 등을 위해 행차하는 걸 말해요. 조선시대 한양서 여주는 상당히 먼 거리거든요. 그래서 능행 동안 그 지역 선비의 사기 진작을 위한 과거 시험이나 왕의 훈련을 겸한 강무라는 행사를 열었어요. 성종은 영릉(세종대왕릉)을 여주로 옮긴 후 두 번 찾았단다. 그중 1490년 능행은 9일이 걸렸으며 여주 및 이천의 향교 문묘에 재를 올리고 과거도 치렀다. 우리 역시 이와 비슷한 체험을 하게 된다. 돌아올 때쯤이면 참가자들도 성종의 마음이 와닿을까. 여주 영릉(세종대왕릉) 2시간을 달려 여주 영릉에 도착했다. 이곳은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릉이다. 밖으로 나가자 무더운 공기가 훅 느껴졌다. 세종대왕 역사문화관에서 한글에 관해 듣고 있다. 참가자들이 세종대왕 역사문화관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먼저 세종대왕 역사문화관에서 설명을 들으며 둘러봤다. 강사는 국립고궁박물관과 서울 공평도시유적 전시관에 가면 진품 혹은 더 많은 유물을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참가자들은 사진을 찍으며 다음에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나자고 대화를 나눴다. 참가자들이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보며자세히 설명을 듣고 있다. 입구에서 안내도를 살폈다. 보통 왕릉천(千)행에서는 능침(왕과 왕비의 무덤)공간까지 가게 되는데 오늘은 출입이 금지돼 능 옆으로 올라간다고 했다. 가는 도중 세종 때의 과학기구들이 전시된 야외전시장이 나왔다. 나름 그에 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정말 많은 연구가 행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천문과학기구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왕이 친히 행사를 여는데 시간이 안 맞는 거예요. 당연하죠, 중국 걸 받아 썼으니까. 우리나라와 중국의 남중고도는 다르잖아요. 이걸 깨달은 세종은 천문에 모든 투자를 하게 되죠. 지금까지 못 봤거나 스쳐 갔던 과학기구들도 자세히 설명을 해주니 꽤 흥미로웠다. 해시계도 직접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돼 앞으로 지나치지 않고 한 번 더 쳐다보게 될 것 같다. 주제(왕릉)가 아닌 내용까지 허투루 다루지 않았다.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오고 싶어졌다. 향로와 어로. 특히 흥미로웠던 건 향로와 어로였다. 윗부분에 화살이 있는 붉은 홍살문을 지나면 높이가 다른 길이 나온다. 높은 곳은 돌아가신 분을 위한 길(돌아가신 분을 위해 향을 바치는 길), 낮은 길은 제향을 드리러 온 왕이 지나는 길이란다. 참가자들은 모두 낮은 길로 조심조심 걸어갔다. 왕릉을 가는 내내 흥미로운 해설을 들었다. 송시열이 처음으로 주장을 꺾지 않고 썼다는 비문과 고기는 올라가지 않는다는 왕릉 제사에 관한 이야기도 재밌었다. 왜 사람들이 왕릉천(千)행을 여러 번을 가려는 지 이해가 됐다. 한 참가자가 왕릉을 찍고 있다. 참가자들은 능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오롯이 능을 본 것도 꽤 오랜만 같다. 한 어르신이 옛날에는 늘 왕릉 안까지 자유롭게 가고 그랬어요 라고 말하자 젊은이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점심 맛있는 점심을 먹고 다시 힘을 냈다. 왕의 행차라 해도 잘 먹어야 든든하다. 점심은 불고기와 여주 쌀로 지은 밥을 먹었다. 먹으면서 옆에 앉은 사람들과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온 참가자도 있었지만, 여러 번 참여한 사람이 더 많았다. 향교 여주향교.평상시는 개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 여주향교에서 미니 과거 시험을 볼 차례. 차 안에서 과거와 항교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동했다. 향교는 고려 및 조선 시대의 국립 지방 교육기관이자 제사 공간을 겸하고 있다. 여주향교는 1391년 세워졌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돼 1685년 다시 세워졌다. 평상시는 개방하지 않지만, 특별히 이날은 대성전까지 볼 수 있었다. 이런 게 왕릉천(千)행의 묘미 아닐까. 과거시험 문제지를 받아들었다. 곳곳을둘러본 참가자들은 명륜당에 앉아 과거 시험을 봤다. 시험지를 받아든 어린이나 어르신이나 진지한 표정은 같았다. 두 과목 세 문제였지만공정하게 치러졌고 당시처럼 3명을 선정했다. 도자공방 도자기 체험 전, 공방에 모여 도자기에 관해 듣고 있다. 아이들이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체험을 하고 있다. 여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다름아닌 도자기. 도자기는 여주, 이천, 광주가 유명한데 여주는 생활도자기로 유명하단다. 도예가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참가자들은 도자기에 그림을 그렸다. 한 달 뒤, 왕릉천(千)행의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우리가 만든 도자기가 집으로 배송된다. 그럼 또 다시 이날의 즐거웠던 추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전문강사에게 들은 이모저모 같은 곳을 가도 얼마나 보이는지는 다르다. 황석현 전문강사는 무더위 속 시원한 해설로 왕릉천(千)행의 시각을 넓혀줬다. 그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 해설을 들려준 황석현 전문 강사. ◆왕릉천(千)행 올해 주제가 능행이었어요.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궁능유적본부에서 올해 주제를 능행으로 정했는데요. 점점 체험이 중요시되고 있어 작년에는 미션을 주고 채점해 선물을 드렸지만올해는 참여자 모두 도자기 체험을 하도록 기획했습니다. 코스는 해마다 조금씩 바뀌기도 하는데요. 작년은 상·하반기 코스가 같았는데 올해는 하반기에 두 코스가추가되었고요. 서울 이외지역주민을 위해 올해는 대전에서도 출발했습니다. ◆이번 1490 성종능행길에서 특히 눈여겨 볼 곳이 있다면요. 능행이 무형유산인 만큼 세종대왕릉이 중심이 되겠지요. ◆많은 왕릉을 다니셨을텐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왕릉이 있으신지요. 능침을 올라간다는 전제하에 저 개인적으로는 동구릉의 건원릉, 남양주 광릉을 좋아해요. 조선왕릉의 원형을 볼 수 있거든요. ◆오늘은 능침을 못 봤는데요. 능침에서 관람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역으로 우려되는 점도 있을까요. 가까운 곳에서 찍어본 영릉. 능침에서 본다는 건,돌아가신 분의 위치, 당시 시선에서 보는 거잖아요. 조금 더 가까이서 둘러 보는 만큼 아무래도 느낌이 다르죠. 능침을 개방하면 많이 볼 수 있지만. 어떻게든 훼손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대안으로 측면으로 돌아가 최대한 훼손을 줄이려고 하고 있어요. 이곳 세종대왕릉도 그렇고요. ◆왕릉을 보기 전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미리 인터넷 등에서 역사, 왕릉 특징 등을 알고 오면 더 흥미로울 거고요. 해설사가 동행하지 않는다면 입구에서 팜플릿을 챙기고 안내판에서 전체적인 구조와 그림 등을 살펴보고 중간중간 해설판 등을 참고하면 이해하기 더 쉬울 거 같아요. 참여자들의 한마디 저는 도자기 체험이 너무 즐거웠어요. 저도요. 아. 참 과거 시험도 재밌었어. 또 오고 싶어요. 쑥스러운 듯 성종에 관해 조사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김주영양. 김주영(서울 강동구, 초4), 육다은(성남 분당구, 초4)학생은 각자 엄마와 함께 참여했다. 다은 양이 전학간 후, 이렇게 주말마다 함께 할 기회를 만든다고 했다. 주영 양은 사전에 성종에 관해 조사하고 적어왔다. 자못 수줍어 하며 보여주는 종이에는 열심히 빽빽하게 적은 흔적이 담겨 있었다. 인천에서 온 어르신 부부도 있었다. 남편은 여러 번 왔는데 부인은 세번 째라고 했다. 그는 단종의 길이었던 영월이 참 좋았다고 추천을 해줬다. 이제 10월, 11월왕릉천(千)행이 기다리고 있다. 10월 신청은 9월 24일 화요일 오전 11시, 11월 신청은 10월 22일 오전 11시에네이버 예약 누리집(https://naver.me/xB43M7q0)에서 신청하면 된다. 회차당 선착순 20명이며 1인당 최대 4매까지 신청가능하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02-738-4001)로도 예약할 수 있다. 인기가 많은 만큼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성공하길 바란다.가을 왕릉의 길은 준비해 떠나는 자의 것이다.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
- 영상 한복과 함께 즐기는 2024 가을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표하고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지속해온 한복. 올가을, K-궁궐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궁중문화축전에서 한복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만끽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