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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랩의 본보기를 보여주다

[한국힙합의 결정적 노래들-22] 스윙스 ‘황정민’

김봉현 힙합 저널리스트/작가 2019.08.23

스윙스의 ‘황정민’은 2013년에 벌어진 일명 ‘컨트롤 대란’의 산물이다.

한국힙합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아마 이 사건은 기억할 것이다. 당시 컨트롤 대란은 거의 전국구 이슈였기 때문이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순위를 며칠 간 뒤덮었었다.

한국에서 일어난 컨트롤 대란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미국의 컨트롤 대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래퍼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가사가 문제가 됐다.

“난 너희 (동료 래퍼) 모두를 사랑해 / 하지만 랩으로 너흴 꺾을 시간이 왔지 / 경쟁이 뭔데? / 힙합의 수준을 올려보자고”

켄드릭 라마의 공개경쟁 선포에 미국힙합 전체가 들썩였다. 래퍼들의 반응곡이 연달아 터져 나왔고 이내 2013년 미국힙합 최고의 사건이 되어버렸다.

켄드릭 라마가 힙합 특유의 ‘배틀’과 ‘경쟁’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2016년 제5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Matt Sayles/Invision/AP,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2016년 제5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Matt Sayles/Invision/AP,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불씨는 곧 한국힙합에도 옮겨 붙었다. 시작은 스윙스였다. 그는 ‘King Swings’에서 이렇게 외쳤다. 한국힙합 전체를 겨냥한 말이었다.

“야, 왜 이렇게 뒤에서 못 따라오냐 너네”

스윙스는 팬이든 안티든 일단 자신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장르의 정수에서 일탈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지닌 래퍼였다.

늘 미국힙합의 여러 장치나 멋을 가져와 한국에서 선보여온 그에게 컨트롤 대란이 눈에 들어오는 건 당연했다. 스윙스가 한국판 컨트롤 대란의 포문을 연 건 자연스러웠다.

스윙스는 컨트롤 대란과 관련해 총 세 곡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중 두 번째로 발표한 ‘황정민’은 컨트롤 대란을 통틀어 최고의 노래였다. 더 넓게 보면 이 노래는 아마 한국힙합 역사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배틀 랩’일 것이다.

‘황정민’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 <신세계>에 기반을 두었다. 이 노래는 신세계의 영화적 설정과 느와르 스타일을 업었다.

‘황정민’에서 스윙스는 ‘정청’의 캐릭터를 빌려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성’을 드러냈다. 영화적 상상력과 연결된 힙합의 카타르시스였다.

‘황정민’은 다채로운 감정표현을 담은 노래이기도 하다. 스윙스는 때로 분노도 하고, 때로 약한 면도 드러낸다.

그러나 공격적인 감정이든 그렇지 않든 모든 것이 진심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스윙스는 랩과 말을 넘나들며 여러 감정을 날 것 그대로 하나하나 건드렸다.

랩이 지닌 언어유희와 은유를 잃지 않은 것 역시 이 노래의 미덕이다. 평소에 보여주던 것처럼 스윙스는 이 노래에서도 재치 있는 비유를 곳곳에 마련해두었다.

감정만 토해낸다고 해서 배틀 랩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 감정을 어디까지나 음악적으로 표출해야 한다. 스윙스는 이 노래에서 자신의 감정을 음악적으로 승화하는 데에 성공했다.

래퍼 스윙스가 2017년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Mnet 고등래퍼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래퍼 스윙스가 2017년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Mnet 고등래퍼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동안의 모든 디스 곡을 가짜로 만들어버린 노래”

“옳고 그름을 걱정하거나 방어하는 태도 없이 자신을 날 것 그대로 모두 꺼내놓은 노래”

사람들은 ‘황정민’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내 생각도 비슷하다. 스윙스의 ‘황정민’은 힙합에서의 배틀 랩이 무엇인지 그 본보기를 보여준 노래였다.

우리는 남이 보기에 올바르지 않거나 아름답지 않은 감정은 되도록 표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운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포털사이트에 그토록 많은 익명의 악플이 달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할 말이 있으면 해야 하고 때로는 화를 낼 수도 있어야 한다. ‘황정민’을 통해 스윙스는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세상에 모두 드러냈다.

한국힙합 씬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도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김봉현

◆ 김봉현 힙합 저널리스트/작가

대중음악, 특히 힙합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영화제를 만들고 가끔 방송에 나간다. 시인 및 래퍼, 시와 랩을 잇는 프로젝트 ‘포에틱저스티스’로도 활동하고 있다. 랩은 하지 않는다. 주요 저서로 <한국 힙합, 열정의 발자취>, <한국힙합 에볼루션>, <힙합-우리 시대의 클래식>, <힙합-블랙은 어떻게 세계를 점령했는가>, <나를 찾아가는 힙합 수업> 등이 있고, 역서로는 <힙합의 시학>, <제이 지 스토리>, <더 에미넴 북>, <더 스트리트 북>, <더 랩: 힙합의 시대> 등이 있다. murdamuz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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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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