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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섬마을 아이들 ‘자유학기제’ 봄날을 맞다

[24개 핵심 개혁과제] 자유학기제

올해 전국 중학교 72% 참여…내실화 위해 전경련·교육부 MOU 체결

2015.04.03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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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진로·직업 체험 캠프에 참가한 자은중학교 학생들이 캠프 첫날인 3월 25일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레펠 체험을 하고 있다.
국방부의 진로·직업 체험 캠프에 참가한 자은중학교 학생들이 캠프 첫날인 3월 25일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레펠 체험을 하고 있다.

도시 아이들처럼 편의점 들러 간식 사고 햄버거 사 먹는 일상을 누리기 어려운 섬마을 아이들.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 위치한 자은중학교 아이들이 ‘자유학기제’란 다리를 통해 특별한 진로·직업 체험을 했다. 육지에서 꽃샘추위가 시샘을 부려도 남녘 섬 학교 교정에서는 꽃봉오리들이 피어나던 봄날, 3월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국방부의 진로·직업 체험 캠프에 참가한 것이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을 찾을 수 있게 수업 운영을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운영하는 제도. 이번 캠프는 공공부문부터 선도적으로 진로·직업 체험처를 개방하기 위해 국방부가 교육부와 함께 기획한 것으로, 진로·직업 체험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교 가운데 하나인 자은중학교 전교생 29명을 초대한 것이다.

3월 25일 이른 아침 자은도를 출발한 자은중학교 학생들과 임종욱 교장 등 교원 6명은 배와 버스를 갈아타며 이날 오후 서울에 도착해 국방부를 찾아 군인 멘토들을 만났다. 이들 멘토들에게서 각 병과와 담당 업무, 경험담 등을 듣고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레펠(이중 자일로 하는 현수 하강) 체험, 사격 체험을 했다.

다음 날엔 군무원 직업 체험, 국방부 차관과의 대화 등이 이어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군인·군무원 직업 체험 외에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국방시설본부 등의 역할과 업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됐다. 또한 학생들이 안보의 중요성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게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유해발굴감식단·전쟁기념관 견학 등도 포함됐다.

우아~ 대단한데? 자은중하교 학생들이 레펠 체험에 나선 친구와 선후배를 응원하고 있다.
우아~ 대단한데? 자은중하교 학생들이 레펠 체험에 나선 친구와 선후배를 응원하고 있다.

멘토로 참석한 박성우 해군 중령은 “섬에서 자란 학생들이어서 해군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며 “멀미는 많이 하는지, 바다 근무는 위험하지 않은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궁금해했고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시간이 부족해 아쉬웠다”고 밝혔다.

자은중학교 3학년 허예은 양은 “군인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군무원은 처음 들어봤다”고 소감을 말했다. “멘토님이 실제 사무실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자상하게 설명해주셔서 군무원이란 직업에 대해 잘 알게 됐어요!”

자은중학교 진로·직업 체험 교육 담당인 도정해 교사는 “2박 3일간의 직업 체험은 드문 일”이라며 “알찬 프로그램이 학생들 눈높이로 운영돼 학생들이 평소 군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자연스럽게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우리 학생들에게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학기제로 부는 변화의 바람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 3년째인 올해 참여 학교가 예상 밖으로 늘어난 가운데 섬 밖 진로·직업 체험 기회를 제공한 국방부 경우처럼 공공부문부터 선도적으로 진로·직업 체험처를 개방하며 자유학기제가 한층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다. 2013년 시범 운영을 시작한 자유학기제는 지난해 811개 중학교가 참여했으며, 올해 전체 중학교의 70%(당초 목표 50%)가 연구·희망학교로 시범 시행에 참여했다. 2016년 전면 시행(3186개 교)한다.

그간 자유학기제는 일선 학교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도록 지원하면서 교육 현장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교육부가 지난해 9월과 12월 자유학기제 연구·희망학교와 일반 학교 등 808개 학교의 학생, 학부모, 교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유학기제 운영 후 학교생활 변화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자유학기제 실행 학교와 일반 학교 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 전 비슷한 수치를 보였던 세 집단은 조사 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수업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며’, ‘학교생활이 행복하다’고 느낀 학생 수가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교에서 일반 학교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인 것이다.

정부는 자유학기제를 위해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92.9%), 전환기 진로교육 프로그램 보급, 진로·직업 관련 동영상 공동 활용 시스템 구축(6개 기관 2110개) 등을 지원했다. 반면 자유학기제 확산을 뒷받침하는 질 높은 체험 활동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범정부·민간 참여로 자유학기제 체험활동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앙부처 및 산하·공공기관이 학생 체험활동 지원 참여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협업으로 박물관, 미술관, 공공도서관 등 총 2258개소가 자유학기제 학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청소년수련관, 청소년 문화의 집 등 416개 청소년시설도 ‘자유학기제 진로체험지원센터’로 활용됐다.

올해는 지방자치단체와도 협력해 지난해 158개 교육지원청에 설치됐던 ‘자유학기제·진로체험지원단’을 전체 교육지원청(177개)에 설치하고 이들 체험지원단을 통해 단위학교의 진로·직업 체험처 연결을 지원한다.

올해 상반기 중 ‘진로교육법’ 제정을 통해 공공기관의 직업 체험 제공을 의무화하며 대학, 기업 등 민간기관의 교육기부 활성화와 함께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미래창조과학부 협업), 산업단지(산업통상자원부 협업)와도 연계하도록 할 계획이다.

일선 학교의 관심도 높다. 금융감독원이 2월 10일부터 3월 13일까지 청소년들의 금융이해력을 증대시키기 위한 ‘금융교육 시범학교’ 신청을 받은 결과 전국 667개 초·중·고교(전체 학교의 5.8%)가 시범학교 지정을 요청했다. 이는 2014년의 411개교에 비해 256개교(62%)가 늘어난 것으로, 특히 자유학기제의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는 중학교의 신청이 85개교에서 230개교로 170% 급증했다.

경제계, 교육부와 손잡고 청소년 진로탐색 도와

여기에 경제계가 힘을 모아 중학생들의 진로탐색을 지원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3월 23일 서울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부와 ‘중학교 자유학기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전경련은 중학생 진로탐색을 돕기 위한 진로탐색 프로그램 참여를 기업들에 안내하고, 교육부는 일선 학교에 기업의 진로탐색 지원 프로그램과 신청·문의 응대 요령 등을 안내하는 등 전국 단위 프로세스를 정비하기로 했다.

허창수 회장은 “경제계는 소중한 미래 인적자원인 우리 청소년들이 꿈과 적성을 찾고 바람직한 직업관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세계적인 기업가의 꿈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진로탐색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힌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롯데, 한화 등 주요 그룹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전경련은 올해 2학기부터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롯데, GS, 한화, CJ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을 비롯한 기업들이 물적·인적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유학기제 해당 중학생들이 정보통신기술(ICT), 자원·에너지, 미디어·문화, 쇼핑 등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진로를 탐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전경련은 기업별 진로탐색 프로그램이 올 2학기 이후 추진되며, 추후 준비될 교육부의 신청 절차에 따라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별 프로그램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과 더불어 일선 학교에 대한 안내를 상반기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기업의 요청이 있을 경우 프로그램 개발과 담당자 교육 등을 도와 기업들의 진로탐색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제반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민간이 운영하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가운데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부터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운영 중인 사회공헌 미디어교육 프로그램 ‘극장에서 배우는 영화 제작 CJ CGV 토토의 작업실’은 올해 2월 24일부터 한국교육개발원 자유학기제지원센터를 통해 모집 공고를 공지하고 이메일 신청을 받은 결과 단 이틀 만에 10개교(한 학교당 30명 내외) 모집이 완료됐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영상 등 프로그램 관심 높아

지난해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토토의 작업실’에는 총 12개교 학생 291명이 참여해 51개 작품을 제작했다. 토토의 작업실은 CJ CGV극장을 견학하고 작업실에서 제공하는 미디어 기기로 영화 예고편을 제작해보는 일일 영화 제작 체험교실로, 경기 고양시의 CJ CGV 전용 아카데미(일산 CGV유니버시티)에서 운영된다. 이번에 지원 신청을 받은 10개교 학생들은 모둠별로 미디어 교육 전문기관인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멘토와 함께 기획, 촬영, 편집 과정을 거쳐 영상 작품을 만들면서 미디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CJ CGV가 자유학기제를 지원하는 ‘극장에서 배우는 영화 제작 CJ CGV 토토의 작업실’ 프로그램 참여 중학생들이 영상 제작 실습을 하고 있다.(사진=CJ CGV)
CJ CGV가 자유학기제를 지원하는 ‘극장에서 배우는 영화 제작 CJ CGV 토토의 작업실’ 프로그램 참여 중학생들이 영상 제작 실습을 하고 있다.(사진=CJ CGV)

CGV 조정은 CSV파트 부장은 “토토의 작업실 모집이 완료된 후 지금까지도 문의 전화가 쇄도한다”며 “올해는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시행 횟수와 참여 인원수를 확대해 인디영화 감독들과도 토토의 작업실을 진행하고 극장의 주요 시설 체험 및 직무에 대한 소개까지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꿈과 끼를 무럭무럭 키워낼 수 있는 자유학기제에 관한 자료, 공공 및 민간 지원기관에 대한 정보는 ‘자유학기제’ 인터넷 홈페이지(freesem.moe.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유학기제 수기 공모전 수상자

꿈과 목표를 찾는 시간, 공부가 재미있어졌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전교 부회장, 치어리더 팀 단장 등을 하면서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며 재미있게 놀았다. 중학교에 들어오니 더 놀게 되었다.

학년이 되니 ‘자유학기제’를 한다고 했다. 친구한테 “자유학기제가 뭐야”라고 물었고, 친구는 “시험 안 보는 거야!!”라는 대답을 해줬다. 자세히도 모르면서 친구와 덩실덩실 춤을 췄다.

재밌는 수업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진로탐색 시간이 왔다. 경찰, 소방관, 보안 경호, 수영 지도사 같은 직업들을 체험했다. 특히 내게 좋은 멘토가 돼주신 손찬미 경찰관이 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직접 사북파출소로 가서 경찰차를 타고 순찰을 돌았다. 나는 ‘경찰’이란 꿈을 꾸게 되었다.

진로탐색 시간이 끝나고 네이버에서 경찰대학교를 검색해보았다. ‘내신 1등급, 165 대 1’ 이렇게 경쟁률이 치열하다니!! 그날 밤 나는 진로시간에 손찬미 경찰관님의 “한국사와 영어는 필수로 잘해야 한다”는 말을 떠올려 한번 펴보지도 않던 영어 문법책을 꺼내 공부를 했다. 그날부터 나는 지렁이 같은 영어와 즐거운 전쟁을 시작하였다.

학기가 되어 우리들은 또다시 중간고사를 보게 되었다. 다들 자유학기제를 하면서 꿈이 생긴 덕분인지 중간고사를 열심히 준비하였다. 나도 꿈이 생긴 지라, 공부를 좀 게으르게 한다 싶을 때 ‘경찰’을 떠올리면 다시 펜을 잡고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성적표가 나오고 나는 평균 97.1이란 기적 같은 점수를 받았다. 꿈이 생기니 내가 예전에 모르던 ‘공부는 왜 할까’라는 문제에 이제 서서히 답을 찾게 되었다.

꿈과 목표를 찾는 방법은 교과서에도 없고,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뜻밖에 찾아온 산타할아버지인 자유학기제는 나에게 엄청난 선물인 ‘꿈’을 안겨주었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친구들과 공부라는 경쟁에서 조금 벗어나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었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봉사 정신도 길렀고, ‘꿈’이라는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사랑하는 제자 170여 명,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

2013년 날아온 한 통의 공문, 그 공문을 시작으로 2013학년도 4월 1일 출발점을 찍은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런 것도 바꿔보고, 저런 것도 건드려보는 것이 업무 담당자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은 지쳐 있을 무렵, 10월 초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설문조사를 하는 순간이었다. 온라인으로 하는 설문이라 컴퓨터실에 자리 잡고 다들 조용히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 아이들 사이에서 ‘핫이슈’가 된 질문은 다름 아닌 자유학기제 적용 시기에 대한 질문이었다. ‘자유학기제를 몇 학년 몇 학기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아이들의 답변은 거의가 ‘2학년 1학기’였다.

지금 우리 학교는 ‘1학년 2학기’에 운영 중인데, 왜 저렇게 생각할까 싶었던 나의 생각은 한 아이의 답변으로 완벽히 정리가 되었다. ‘2학년 1학기’라고 해야 우리가 내년에 한 번 더 하죠!

나에겐 고민하고 고민하면서, 골머리를 싸맸던 순간이 이 아이들에게는 어떠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일까. ‘수업이 완전 달라요, 선생님이 저희를 잘 쳐다봐주세요’, ‘조별로 하니까, 이제 30명이랑 다 친해요’,

항상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것은 학부모의 협조였다. ‘성적이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냐’, ‘수업시간에 그래서 무엇을 한다는 거냐’에 대한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기가 힘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가장 먼저, 변화가 생기는 아이들을 보면서 학부모님 사이에서의 입소문은 거침없이 뻗어나갔다.

학부모 협조 요청 이외에도 융합 수업, 진로 체험, 선택 프로그램, 자율 과정, 동아리 프로그램을 이끌다 보면 수없이 많은 장애물을 만나고, 그 장애물을 뛰어넘는 쾌감을 느끼기를 반복한다. 나의 부지런한 달림이 이 170여 명의 인생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말 그대로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170여 명의 인생에는 지금 이 순간이 전환점이 될 것이며, 꿈을 찾고 열심히 달려갈 것이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기에 충분한 시간일 것이다.

한 뼘 더 성장한 아이들, 이제부터가 시작

작년 큰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에 진학 예정인 신길중학교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큰아이 친구 엄마의 호들갑스러운 전화 한 통. “언니 신길중학교가 자유학기제란 걸 한대.” 잘 모르겠지만 좋은 취지인 것 같긴 했다. 그렇지만 실현 가능할까? 걱정과 불안감을 안고 아이를 중학교에 입학시켰다.

학부모지원단 모집 소식에 응하고 교장선생님께서 명예교사 위촉장을 건네주실 땐 왠지 어깨가 으쓱해지면서 부담감도 생겼다.

우리 학교는 아이들이 작은 것이라도 체험을 하며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소규모 진로 체험을 지향한다. 그러다 보니 사업장 발굴에서부터 학부모지원단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었다. 처음 학부모지원단에 응했을 때 자유학기제를 단순히 진로 체험 활동만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자유학기제 오프라인, 온라인 연수와 선생님들과의 잦은 대화를 통해 진로 체험은 자유학기제의 일부분에 해당됨을 알게 되었다.

신길중학교는 목요일 진로적성 선택 수업 중에 ‘녹색학교 만들기’가 있다. 4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총 11주에 걸쳐 매주 수요일 2시간씩 안산녹색구매지원센터와 협력하여 ‘신길그린키움’이라는 이름으로 지도자 양성교육을 받았다. 녹색학교 만들기 첫 시간에 24명의 아이들을 만났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수업에 참여하도록 격려하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아이가 꼭 있었다. 어느 날 내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아이를 운동장 한쪽에서 보게 되었다. 그 아이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선생님! 오늘 캠페인 하는데 같이 가실 거예요?” 나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못 갈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그 아이는 “천연 비누를 오늘 나누어줄 건데 선생님 것도 챙겨드릴게요” 그 말에 저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막 올라왔다.

이 아이들을 통해 공부가 전부가 아님을 다시금 알게 되었고 내 아이를 통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 아이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진로 체험과 미래 설계, 아이가 달라진 것 큰 행운

딸아이를 중학교에 입학시키면서 낯설고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되었다. 그중 가장 낯설었던 것은 바로 자유학기제 시범학교로 운영된다는 소식이었다. 인터넷을 찾아보고 나보다 먼저 아이를 중학교에 보낸 선배 엄마들에게 물어도 보았지만 들을수록 더 헷갈리기만 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득이 되지 않는 제도를 굳이 시행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자유학기제가 궁금해졌다.

아이들은 다른 학년 선배들이 시험을 치르는 동안 직업체험을 위해 외부로 나가기도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런 활동들이 아이의 진로를 결정짓는 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딸아이가 구체적인 자기 미래를 꿈꾸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또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직업을 갖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 신중히 고민하고 있었다.

지난 선택 프로그램이었던 미니컴퍼니 경영 수업에서는 직접 최고경영자(CEO)가 되어 사업 구상을 해보기도 하고, 모의 창업설명회를 준비하면서 흡족해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선생님들 역시 그저 수업을 진행하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더 많은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계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시험이 없는 자유학기제 운영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공부에 소홀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근심과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인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평소 예습, 복습을 통해 수업에 충실할 수 있어 더 좋은 학습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 년이 끝나가는 지금, 자유학기제를 경험하지 못한 다른 학부모에게 큰 소리로 이야기한다. 내 아이가 자유학기제 시범학교에 다닐 수 있어서 크나큰 행운이었다고.

주최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원문 보기 자유학기제 인터넷 홈페이지 ▶ freesem.moe.go.kr ▶ 검색어 ‘자유학기제 수기’ 입력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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