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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괴롭히는 아이들 금세 친구로 만들어요”

인간과 교감하는 거북 로봇 ‘셸리’

2018.04.18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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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등에 동그란 얼굴과 네 다리를 가진 ‘거북 로봇’의 이름은 셸리(Shelly)다. 거북의 등딱지를 뜻하는 ‘shell’에 ‘y’를 붙여 Shelly(셸리)로 정했다. 셸리 등딱지를 ‘탁탁’ 때리면 실제 거북이처럼 머리와 다리를 움츠린다.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 LED(발광다이오드) 불빛을 반짝이며 짧은 다리를 신나게 흔들어 행복한 표시를 한다.

‘셸리’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서울대학교 학생 4명과 카이스트 학생 1명 등 학부생 5명으로 구성된 네이버랩스(네이버 자회사) 인턴연구원들이 개발했다. 도원경(25·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이수민(22·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장선호(24·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최장호(24·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구현진(23·카이스트 기계공학부)이 셸리를 탄생시킨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지난 학기(2017년 7월~2018년 2월) 네이버랩스 로보틱스그룹에서 인턴 활동을 하며 로봇 셸리를 개발했다. 제작기간은 3~4개월 남짓 걸렸다. 셸리는 네이버랩스가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인 ‘어라운드’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제작했다.

로봇 셸리를 개발한 대학생들. (왼쪽부터) 최장호, 도원경, 이수민, 장선호 씨.(사진=C영상미디어)
로봇 셸리를 개발한 대학생들. (왼쪽부터) 최장호, 도원경, 이수민, 장선호 씨.(사진=C영상미디어)

아이들의 ‘로봇 학대 행동’ 줄이려다 개발

네이버랩스 석상옥 리더에 따르면, 회사는 중고서점에서 책 수거를 목적으로 어라운드를 현장 테스트해본 결과, 아이들의 지나친 호기심 때문에 로봇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다. 아이들이 로봇을 막아서는가 하면, 때리고 장난을 치는 바람에 로봇에서 경고음을 내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의 호기심만 더 자극할 뿐이었다.

네이버랩스는 인턴연구원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과제를 주었고, 다섯명의 인턴연구원들은 셸리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로봇을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하고, 로봇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교육시킬 수 있는 기능을 로봇에 집어넣었다.

이수민 연구원은 “셸리는 우리가 네이버 로봇연구소에서 함께 인턴 생활을 하면서 생각해낸 로봇”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 만난 아이들이 로봇을 툭툭 치고 발로 차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미래에는 로봇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될 텐데, 아이들이 호기심 때문에 로봇을 괴롭힌다면 문제가 될 것 같았어요. 로봇을 괴롭히는 행동을 막을 수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죠.”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아이들의 로봇 학대 행동을 줄일 방안을 연구하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물’ 모양으로 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장선호 연구원은 “어린이 대상 로봇이니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동작이 느린 ‘거북’을 생각해낸 거예요. 아이들이 때리는 행동을 할 때 실제 거북이 몸을 움츠리는 것처럼 만들면 좋을 것 같았어요.”

셸리는 아이들이 로봇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가르칠 수 있게 설계됐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셸리는 13세 이하 유아가 갖고 놀 수 있는 인터랙티브 소셜 로봇이다. 셸리는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빛과 행동으로 행복, 분노, 두려움, 슬픔 등 다양한 감정 상태를 표현한다.

네 가지 색으로 빛나는 등껍데기의 발광다이오드(LED) 등에 진동센서가 탑재돼 있어 아이들이 만지거나 누르면 해당 부위만 다른 색깔로 바뀐다. 아이들이 쓰다듬을 경우 화려하게 빛난다거나, 때릴 경우 빛이 꺼지고 실제 거북처럼 얼굴과 팔다리를 등껍데기 속으로 숨기는 등 여섯 가지 동작이 가능하다.

로봇의 이러한 반응에 아이들은 로봇을 친구처럼 소중히 대하고, 이미 경험해본 아이들이 셸리를 처음 보는 친구들에게 조심히 대할 것을 주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 어떤 소리를 내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것이 지나친 호기심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울러 14초 정도만 동작을 멈추고 빛을 끄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이란 것을 발견했다. 인턴연구팀이 유아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아이들은 셸리와 계속 놀기 위해 공격적인 행동을 자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선호 연구원은 “아이들이 셸리를 때렸을 때 등딱지 속에 몇 초 동안 숨어 있는 게 좋을지 결정하는 게 꽤 어려웠다”고 했다.

“머리와 다리가 금방 다시 등장하는 게 신기해서 아이들이 로봇을 더 때리는 바람에 7초는 너무 짧았고, 28초는 셸리가 다시 움직이길 기다리던 아이들이 흥미를 잃고 다른 데로 가버릴 정도로 너무 길었어요. 아이들의 행동을 바꾸는 데는 ‘14초’가 가장 효과적이었어요.”

셸리의 초기 모델은 ‘초콜릿 알’을 낳을 수 있었다. 셸리를 쓰다듬으면 뒤꽁무니에서 초콜릿이 나왔다. 하지만 초콜릿 알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바람에 곧 이 기능을 제거해야 했다. 장선호 연구원은 “아이들은 알이 어디서 나오는지 확인하려고 거북을 뒤집어보고 손을 넣어서 강제로 초콜릿을 빼가려고도 했다”며 “오히려 폭력 행동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생겨서 알 낳기 기능을 뺐다”고 했다.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8 인간로봇상호작용(HRI)’ 국제학회 학생 디자인 경연대회 세션에서 거북 로봇 ‘셸리’로 1위를 차지한 네이버랩스 인턴연구원 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8 인간로봇상호작용(HRI)’ 국제학회 학생 디자인 경연대회 세션에서 거북 로봇 ‘셸리’로 1위를 차지한 네이버랩스 인턴연구원 팀.

네이버의 기술연구조직인 네이버랩스는 인턴들이 개발한 교육용 인터랙티브 소셜 로봇 셸리를 완성한 후, 국제학술대회에 셸리를 출품하기로 했다. 인턴연구원들은 셸리와 함께 지난 3월 5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8 인간로봇상호작용(HRI)’ 국제학회 학생 디자인 경연대회 세션에 참가했다. ‘학생 경쟁 부문’은 학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현장 투표로 정해졌다. 전시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에게 개발자가 직접 홍보하는 방식이었다.

막상 행사장에 가보니 참가자 대부분이 석·박사 과정 학생이었다. 게다가 다른 팀들은 완성된 로봇을 가져왔는데, 셸리는 등딱지만 선보일 수밖에 없었다. 크기가 너무 커서 미국에 가져가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인턴들은 ‘셸리, 아이들과 일대다 상호작용을 하는 거북 모양의 로봇(Shelly, a Tortoise-Like Robot for One-to-Many Interaction with Children)’이라는 주제로 출품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에도 우승이었다. 심사 결과, 셸리는 아이들과의 상호작용 능력과 사회에서의 활용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셸리를 이용한 로봇 학대 억제 연구도 본 학회에서 주목받아 과학기술 분야 잡지인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스펙트럼(IEEE spectrum)>에 내용이 게재됐다. 아이들의 로봇 학대 행동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이 학회에서 큰 관심을 받은 것이다.

대회에 참석한 도원경 연구원은 “3등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장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며 “아이들이 로봇을 대하는 방식에 관한 기존 연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주제 자체가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셸리의 귀여운 외모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로봇도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는 날 왔으면”

인턴연구원팀은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로봇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관심 있는 세부 분야는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어떤 로봇을 개발하든 인공지능 로봇의 핵심인 로봇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고민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선호 연구원은 “미래에는 지금의 애완동물처럼 로봇을 주변에서 더 쉽게 접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애완동물을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존재를 존중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로봇이 사람을 돕는 수단으로만 여겨지기보다는 일상을 함께하는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석상옥 리더는 “네이버랩스 인턴들이 개발한 셸리는 국제학회인 HRI에서 1위를 한 것뿐 아니라 , <테크 크런치> 등 미국 매체에서 보도되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다”며 “이 같은 학습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네이버랩스가 개발해 실생활에 쓰이게 될 로봇에 응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 로봇 개발, 어디까지 왔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2029년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컴퓨터가 등장할 것이고, 2045년에는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시합에서 이긴 것을 보고 사람들은 많은 충격을 받았다. 이제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능가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사실에 이견을 제시하는 이는 드물다.

잡코리아·알바몬이 직장인 및 취준생 41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인공지능(AI)과 로봇 분야의 발전으로 미래에 사라질 것으로 생각되는 직업’(복수 응답)중 가장 많이 꼽힌 것은 번역가(31%)였다. 이어 계산원(26.5%), 경리(20%), 공장근로자(18.8%), 비서(11.2%)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직업들이 ‘미래에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컴퓨터나 로봇이 기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아서’(93.2%)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한편,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울 것 같은 직업’으로는 연예인(33.7%), 작가(25.7%), 영화·연극 감독(23%), 운동선수(15.4%), 화가·조각가(15%) 등이 거론됐다. 

로봇이 사용되는 분야는 산업 및 의료용, 수치 제어 공작 기계, 가정용, 그리고 군사 및 탐사용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도와주고 있다. 로봇이란 용어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소설가 카렐 차페크가 1921년 발간한 이라는 희곡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지난 3월 21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열린 유엔 혁신박람회에 참석한 휴머노이드 로봇 소피아가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3월 21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열린 유엔 혁신박람회에 참석한 휴머노이드 로봇 소피아가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근 미국의 로봇 제조사인 핸슨 로보틱스에서 최신 인공지능 로봇, ‘한(Han)’을 공개했다. 한은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표정, 성, 나이 등을 캐치할 수도 있다. 한의 가장 놀라운 점은 인간처럼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공지능 로봇들은 ▲조작 제어 기술 ▲자율 이동 기술 ▲물체 인식 기술 ▲위치 인식 기술 ▲HRI(Human Robot Interaction) 기술 ▲센서 및 액츄에이터(actuator) 기술 등 여섯 가지 기술이 기반이 되고 있다.

인간의 신체와 같은 구조로 만들어져 인간을 대신하거나 인간과 협력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을 개발하는 일은 로봇학자들의 오랜 꿈이다. 최근 가장 핫한 AI 로봇인 소피아는 홍콩에 본사를 둔 핸슨 로보틱스(Hanson Robot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인공지능 로봇이다. 소피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민권을 취득한 최초의 인공지능 로봇이다. 그녀의 얼굴은 오드리 헵번을 본떠 만들어졌다.

대전 카이스트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2015년 세계 재난로봇경진대회에서 우승한 DRC 휴보가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대전 카이스트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2015년 세계 재난로봇경진대회에서 우승한 DRC 휴보가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소피아는 62개 이상의 얼굴 표정을 갖고 있으며, 농담을 하고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 사람과 대화를 나눌수록 소피아는 더욱 진화한다고 한다. 상황에 따른 사람의 표정과 제스처 등을 관찰하고 습득해 더욱 인간과 흡사한 표현을 하게 된다.

일본의 소니는 인공지능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를 공개했다. 아이보는 주인을 알아보고, 주인이 부르면 꼬리를 흔들고 머리를 갸우뚱하거나 몸을 긁는 등 진짜 살아 있는 강아지와 똑같이 행동한다. 중국 링테크(LingTech)에서 개발한 루카는 큰 눈이 귀여운 AI 올빼미 로봇으로 잠자기 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위해 개발했다. 루카는 클라우드 메모리를 통해 책을 인식할 수 있으며, 현재 메모리에는 1만 권 이상의 책이 등록돼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휴머노이드는 대표적으로 ‘휴보(HUBO)’가 있다. 2015년 미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최로 열린 DRC(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한 카이스트 휴보는 외부의 소리와 사물을 인지할 수 있어 장애물을 피해 걸어 다니고, 가위바위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섯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가벼운 춤까지 출 정도로 부드러운 동작을 구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인간을 완벽하게 대체하기에는 현재의 기술로는 무리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인간의 일을 로봇이 완벽하게 대신할 날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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