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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 4인이 본 한국과 한국의 매력

“오천년 찬란한 전통문화, 세계인 열광하는 한류로 재탄생한 거죠”

2016.02.08 2016 설 고향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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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절반을 한국어와 한국사를 배우는 데 할애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있다. 심지어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틈나는 대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익힌다. 한국에 ‘푹’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녀들은 베세라 알타미라노 마리아 크리스티나(25·멕시코), 페이튼 모타 크리스 알드레인(24·브라질), 엘레나 쿠비츠키(22·독일), 왕지아신(19·중국)이다. 한국인과 한국 전통문화의 풍부한 감성과 깜짝 놀랄 만한 창의성에 매료됐다는 미녀 4인의 한국 사랑을 소개한다.

외국인 여학생 4인은 지난해 고국을 떠나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왔다. 이유는 하나, ‘한국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마리아, 크리스, 지아신 세 사람은 세종학당이 주최한 ‘2015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 집중과정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엘레나는 지난해부터 명지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유학생이다. 외국인을 만나면 맨 처음 묻게 되는 질문 중 하나. “어떻게 해서 한국에 오게 됐느냐”는 것이다. 맏언니 격인 마리아에게 이 첫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나요.

마리아(멕시코)
마리아(멕시코)

마리아 멕시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인기예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크게 유행하면서 시작됐죠. 제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보고난 이후예요. 영화가 인상 깊어서 그의 작품을 모조리 찾아 봤어요.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국어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케이팝(K-Pop)을 자주 들었어요. 덕분에 멕시코에 서 열린 한국노래대회에서 상까지 받았답니다.

전통문화에서 피어난 꽃 ‘한류’

한류가 한국에 대한 인식을 심은 거네요.

지아신 한류를 통해 한국이 알려진 건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에 와서 보니 한류는 전통문화에서 피어난 꽃에 불과할 뿐 그 가지와 뿌리는 깊고도 풍부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한류가 한국을 본질적으로 보여주기엔 부족한 만큼 한국을 이해하려면 전통문화를 체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류의 저력이 전통문화에서 비롯됐다는 건가요.

엘레나 한국의 전통문화는 창의성이 뛰어나요. 한옥, 한식, 한복, 한글을 살펴보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고방식이 담겼어요. 놀라웠던 게 경북 안동 ‘농암종택’을 방문했을 때 방 안에서도 산촌과 강촌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거였어요. 해설사가 “집 구조를 창의적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하더군요. 창의성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전통문화가 있었기에 오늘날 한류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브라질)
크리스(브라질)
마리아 한국 역사를 배우면서 한국인이 5000년 전부터 한반도에 살았고, 작은 나라가 오랫동안 문화와 전통을 지키고 발전시켜왔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한국은 단일민족으로 역사를 지켜온 거잖아요. 그래서 ‘족보’가 발달한 거고요. 덕분에 한국에서는 가문의 전통이나 풍습이 후손에게까지 잘 이어진 것 같아요.

크리스 한국의 전통문화가 계승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 모이는 풍습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설과 추석 등 명절이면 가족이 모여서 차례를 지내잖아요. 마음으로 조상을 기리는 거죠. 브라질에서도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에 가족이 모이지만 한국처럼 조상께 감사를 표하지는 않아요. 저는 한국의 역사를 공부한 후 우리의 조상을 추모하지 못한게 마음 아팠어요.

한글의 창의성에 반하고 소리문화의 풍부한 감성에 매혹돼

한국의 전통문화 중 인상적이었던 건 무엇인가요.

지아신(중국)
지아신(중국)
엘레나 판소리를 배운 적이 있는데, 구슬픈 목소리가 인상적이었어요. 외세의 침략과 전쟁, 기근에 시달린 한국인의 아픔이 ‘한의 정서’로 나타난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판소리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크리스 한국은 소리문화가 발달했어요. 한국의 음악은 리듬 감각이 아주 뛰어나요. 세종학당에서 국악을 배울 때 흥에 겨워 장구를 치는 연주자의 모습이 정말 신기했어요. 그 원천이 한국인의 풍부한 감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눈물, 화가 넘치는 한국인의 특성이 소리를 풍미 있게 만든 것이죠. 감성적인 한국인의 특성이 소리문화 발달에 기여한 것 같아요.

엘레나 저는 한국어를 공부할수록 한글은 아름다움과 창의성을 가진 언어라는 확신이 들어요. 한글의 모음은 하늘(양성), 땅(음성)의 음양 사상과 사람(중성)이 조화를 이뤄요. 자음은 상형자에 획을 더하고 모음은 획을 합해 쓰기 편해요. 게다가 한글은 활용도가 뛰어나요. 글자 하나만 바꿔도 다양한 단어가 탄생하거든요. ‘찰랑찰랑’ ‘촐랑촐랑’ ‘철렁철렁’ ‘출렁출렁’ 등의 의성어와 의태어가 발달해서 비슷한 글자처럼 보여도 뜻이 전혀 달라요. 그래서 어렵기도 하지만 신기합니다.

한국 음식은 입에 잘 맞나요.

엘레나(독일)
엘레나(독일)
지아신 한국 음식은 정말 맛있어요. 특히 불고기, 갈비, 김, 된장찌개, 김치볶음밥이 끝내줘요. 덕분에 한국에 온 지 한 달 만에 체중이 5kg 늘었어요(웃음). 한식은 전체적으로 맵고 달지만 느끼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아요. 음식마다 마늘, 고추, 양파, 대파, 무, 당근, 배추 등 채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마리아 한국엔 발효음식이 많아요. 고추장이나 된장, 간장 등 장(醬)으로 요리를 하기 때문에 밥을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지 않아요. 외국인에게 한식이 잘 맞는 것은 이 때문인 것 같아요. 멕시코에서는 쇠고기와 파스타를 끼니마다 먹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면 몸이 무겁거든요.

한국인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엘레나 한국인은 예의바르고 친절해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모든 것이 낯설어서 길을 자주 헤맸어요. 그때마다 상점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길을 물었는데, 그들은 제가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상세하게 알려줬어요. 만약 자신이 도움을 주지 못할 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서 도와줬어요. 자신의 모든 인맥을 동원해 친절을 베푸는 거죠.

지아신 한국인들은 수줍음이 많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요. 그러면서도 역동적이고 활발해요.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여요. 제가 만난 대부분의 한국인은 성실했어요. 과거 한국이 농경사회였을 때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서 밭을 갈았다는 게 수긍이 가요. 한국인의 근면, 끈기 덕분에 경제가 급성장한 것일 테고요. ‘빨리빨리’ 문화가 생긴 것도 이런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한국인 상징하는 본성 ‘情’

한국인에게서만 엿볼 수 있는 성향은 무엇인가요.

마리아 한국인은 정(情)이 넘쳐요. 전주와 경주를 갔을 때 시골의 인심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어른들이 저에게 옥수수, 고구마, 감자 등 음식을 자꾸 권했거든요. 뭔가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베풀려고 해요. 그렇다고 대가를 바라는 것도 아니에요. 한국에 와서 가장 놀라웠던 게 사람들이 서로 만나면 “밥 먹었냐”고 물어보는 거였어요. “기분이 어떠냐” 혹은 “오늘 뭐 할 계획이냐”고 묻는 게 아니라 “식사를 했느냐”고 물어요. 한국인은 그게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인사라고 하더군요. 한국은 기근과 가난에 시달린 탓에 먹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 전통문화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엘레나 한국은 5000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답게 전통문화가 다양해요.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게 아니라 과학적이에요. 경주 석굴암을 방문했을 때 과학적인 설계 과정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한글의 창제 원리도 그렇고요. 그런데 정작 한국인은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잘 모르는 듯해서 안타까워요. 외국인에게 소개하기에 한국의 전통문화가 다소 지루하거나 고루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한국인이 전통문화에 애정을 갖고 가치를 재발견했으면 합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것은요.

크리스 세계 유명 관광지 등을 방문해보면 스페인어, 프랑스어, 캄보디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된 한국 가이드북을 접하기가 어려워요.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곳에서도 영어, 중국어, 일어 등 한정된 언어로 통역하고요.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통역 및 번역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합니다.

독일 여대생 엘레나 쿠비츠키가 체험한 전주한옥마을

“따끈한 온돌방에서의 하룻밤 평생 잊지 못할 것”

독일 베를린자유대(Free University of Berlin)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엘레나 쿠비츠키. 현재 교환학생 신분으로 명지대 국어국문과에서 한국어를 공부한다. 지난해 가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후 틈나는 대로 한국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한국을 사랑하는 독일 여대생이 꼽은 가장 인상적인 곳은 어디일까.

외국인에게 친숙한 강남도,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이태원도,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도도 아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전주한옥마을’이다. 엘레나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여행한다고 하면 서울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주도 정말 재미있고 멋지다”며 “전통 가옥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어우러진 전주한옥마을은 아름답고 독특한 곳”이라고 말했다.

엘레나의 말처럼 전주한옥마을은 남산이나 안동한옥마을과 달리 대규모로 도심에 운집해 있다. 전주한옥마을이 10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지금의 형태를 갖춘 탓에 전통적 한옥마을 모습이라기보다 도시 환경과 구조에 맞게 발전한 것이다. 한마디로 ‘도시형 한옥마을’인 셈이다.

전주한옥마을만의 특별한 가치는 한옥마을에 위치한 경기전, 전동성당, 풍남문, 오목대, 전주향교 등 다양한 문화 유적지에서 드러난다. 많이 이동하지 않고도 한국의 전통 생활 모습과 풍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엘레나는 “한국의 전통 한옥과 유적지가 모여 있는 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돌아다닌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광객들이 모두 한복을 입고 널뛰기, 윷놀이 등 전통 놀이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전통 혼례, 전통 음식, 전통 술, 한지, 한방 등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한국의 전통 디자인과 전통 문양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전주비빔밥, 막걸리, 전주초코파이를 맛본 엘레나는 “특히 막걸리 특유의 향과 맛은 독일에서 접할 수 없는 것이었다”며 “아주 환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엘레나는 학기가 끝나는 올 9월 독일로 돌아갈 예정이다. 고향에 가면 독일 친구들에게 온돌방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잤던 경험을 이야기해줄 생각이다. 그는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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