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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레트로 감성 문학여행을 떠났다!

코로나19로 안전과 방역을 중심으로 한 특별 여행주간(7.1~19)

정책기자 이재형 2020.07.02

지난해 가을 여행주간 중 아내와 불갑사 상사화축제를 다녀왔다. ‘만원의 행복’ 기차여행 이벤트에 당첨됐기 때문이다. 불갑사에 핀 붉은 닭벼슬같은 상사화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때 아내도 상사화를 보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아내는 봄 여행주간에도 또 가자고 했었다. 나도 아내에게 그러자고 약속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여행주간은 언감생심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7월 1~19일까지 여름휴가 기간에 맞춰 특별 여행주간을 마련했다. 예년과 같은 여행주간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이란 말을 앞에 붙였다. 코로나19 방역과 안전을 중심으로 여행하라는 의미다.

코로나19로 특별여행주간은 가족, 친구 등 소규모로 안전하게 떠나야 한다.
코로나19로 여행은 가족, 친구 등 소규모로 안전하게 떠나야 한다.(출처=문체부)


올해 특별 여행주간은 밀폐, 밀접, 밀집 등 3밀을 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 친구 등 소규모 안전여행을 하고, 가능한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은 피해야 한다. 문체부는 숨은 관광지 등 많은 여행지를 추천했다. 지난해 가을 아내와 약속을 했는데 어디로 갈까? 나는 아내와 집에서 가까운 춘천으로 오붓한 문학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것도 사람들이 붐비는 주말이 아니라 평일에 말이다.

특별 여행주간에 아내와 경춘선을 타고 춘천으로 오붓하게 떠났다.
특별 여행주간에 아내와 경춘선을 타고 춘천으로 오붓하게 떠났다.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는 기차는 ITX-청춘 열차다. 경춘선 전철을 타고 갈 수도 있다. 우리 부부가 가고자 하는 곳은 간이역 느낌의 김유정역과 김유정문학촌이다. 아내가 가고 싶어하던 곳이다. ITX-청춘 열차를 타면 춘천역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고 다시 김유정역까지 가야 한다. 그래서 서울 상봉역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아내와 기차여행은 종종 떠났지만 경춘선 전철을 타고 떠난 것은 처음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전철이 붐비지 않는다. 경춘선을 타고 가면서 차창으로 보이는 초여름 풍경이 싱그럽다. 대학 때 아내와 함께 동아리 MT를 갔던 대성리, 청평, 강촌 등을 지나 김유정역에 도착했다. 상봉역에서 김유정역까지는 1시간 12분이 걸렸다. ITX-청춘 열차에 비해 교통비도 2750원으로 저렴하다.

한국철도 최초로 역명에 사람 이름을 사용한 김유정역이다.
최초로 역명에 사람 이름을 사용한 김유정역이다.


김유정역(金裕貞驛)은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에 있는 역이다. 철도 최초로 역명에 사람 이름을 사용한 역이다. 원래 이름은 신남역이었다. 2004년 12월 1일 김유정역으로 역명을 변경했다. 이 지역 출신 문인 김유정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역 앞에 있는 실레마을이 김유정의 고향이다. 그의 소설 대부분이 실레마을을 무대로 삼고 있다. 역 주변에 김유정문학촌이 있어서 함께 구경하기 좋다.

김유정역은 외관이 한옥 건물이다. 그리고 한적하고 고즈넉하다. 문체부가 특별 여행주간을 마련하면서 강조한 3밀은 걱정 없다. 아내는 역사를 나오자 숨통이 트인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외출도 마음대로 못했는데 왜 안 그렇겠는가! 덴탈마스크 속 콧등에 땀이 흐르지만 아내는 즐거운 표정이다.

새로 지어진 김유정역 옆에 간이역 느낌이 나는 구 김유정역이 있다.
새로 지어진 김유정역 옆에 간이역 느낌이 나는 구 김유정역이 있다.


구 김유정역에는 석유난로와 양은 주전자 등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긴다.
구 김유정역에는 석유난로와 양은 주전자 등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긴다.


김유정역은 새로 지어진 역사다. 옆에 간이역 느낌이 나는 구 김유정역이 있다. 레트로 감성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다. 들어가기 전 손 소독은 필수다. 손 소독을 한 후 안으로 들어가 보니 옛날 그대로다. 오래된 영화에서나 나올듯한 석유난로와 그 위에 양은 주전자가 있다. 커다란 유리 창구 위에는 열차 시간표가 있다. 이 시간표대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경춘선을 탔을까? 열차를 기다리며 난로 옆에서 시린 손을 호호 불던 승객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구 김유정역 앞에 무궁화 열차를 개조한 북카페와 관광안내소다.
구 김유정역 앞에 무궁화호 열차를 개조한 북카페와 관광안내소가 있다.


코로나19 방역과 안전을 위해 실내 관광시설은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은 필수다.
코로나19 방역과 안전을 위해 실내 관광시설은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이 필수다.


구 김유정역 앞에 달리지 않는 무궁화호 열차는 유정북카페와 관광안내소로 이용되고 있다. 여기도 방문객은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그리고 손 소독 후 입장이 가능하다. 코로나19 방역과 안전을 위해 이 정도는 누구나 감수하고 지켜줘야 한다. 우리 부부는 실내 입장할 때마다 손 소독을 했다. 물론 마스크는 여행 내내 쓰고 다녔다.

북카페는 추억과 낭만의 이야기를 싣고 달리는 유정열차다. 김유정 이름을 딴 열차다. 열차 좌석 가운데 책상이 있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차창 밖으로는 김유정 소설 배경지 실레마을이 보인다. 아내는 유정북카페에 앉아 김유정 소설을 찾아 읽으며 추억에 잠긴다. 평일이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러 북카페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 부부가 전세(?) 내고 한참을 쉬었다.

김유정역 왼쪽에 있는 레일파크에서 짚라인과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김유정역 왼쪽에 있는 레일파크에서 짚라인과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가족 단위로 온 관광객이 마스크를 쓴 채 레일바이크를 타고 있다.
가족 단위로 온 관광객이 마스크를 쓴 채 레일바이크를 타고 있다.


김유정역 왼쪽에 있는 레일파크에서는 짚라인과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파크 안에 책 모양의 벽이 있다. 마트 이름도 김유정마트다. 여기도 북카페가 있다. 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신다. 카페 주인에게 물어보니, 서울에서 전철을 타면 1시간 내외로 닿을 수 있는 곳이라 주말이면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우리 부부가 갔던 날은 평일이라 사람이 적었다. 이렇게 한적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건 평일이 답이다. 여름휴가 기간에 주말은 집에서 쉬고 평일에 여행 다니길 권한다.

아내가 김유정생가 앞 조형물에서 소설 '봄 봄'을 생각하고 있다.
아내가 김유정 생가 앞 조형물에서 소설 ‘봄봄’을 생각하고 있다.


이제 김유정 문학을 만나볼 수 있는 김유정문학촌으로 간다. 김유정역에서 400m 걸어가면 있다. 김유정 작품으로 채워진 김유정기념전시관에서는 김유정의 생애와 작품을 볼 수 있다. 문득 김유정 소설 ‘봄봄’에서 읽었던 봉필 아저씨와 데릴 사위 이야기, 그리고 점순이가 생각난다. 아내는 김유정문학촌에서 김유정 문학에 흠뻑 빠졌다. 학창시절 문학소녀를 꿈꿨던 아내, 늦게나마 그녀의 문학적 감성을 살릴 수 있는 곳에 와서 다행이다.

마지막 코스는 김유정기념전시관 옆에 있는 김유정 생가다. 초가집으로 복원해 놓은 집이다. 생가 앞에는 김유정의 ‘봄봄’에 나오는 모습을 만들어 놓은 조형물이 있다. 아내는 조형물 앞에서 ‘봄봄’을 생각하며 한참을 응시했다. 생가 옆에는 책을 들고 있는 김유정 동상이 있다.

김유정문학촌은 김유정생가, 김유정기념전시관, 김유정이갸기집 등 김유정에 관한 자료와 볼거리가 많아 문학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김유정문학촌은 김유정 생가, 김유정기념전시관, 김유정이갸기집 등 김유정에 관한 자료와 볼거리가 많아 문학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김유정기념전시관에는 김유정 생애와 연대별 작품집, 사진과 서한 등 전시되어 있다.
김유정기념전시관에는 김유정 생애와 연대별 작품집, 사진과 서한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아내는 학창시절 김유정의 소설 ‘소낙비’, ‘봄봄’ 등 그의 작품은 거의 다 읽었다고 한다. 아내가 읽었던 김유정의 소설 배경이 되는 실레마을을 보니 마치 고향에 온 듯 편안한 고요함이 흐른다. 김유정이 이곳에 살 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 모습을 더듬어 보려면 실레이야기길을 걸으면 된다. 이 길에는 점순이가 작품 속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장인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 나오던 데릴사위길 등 김유정 소설 속에 나오는 곳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아내와 함께 구 김유정역, 김유정문학촌, 김유정 생가 등을 천천히 약 3시간 동안 구경했다. 볼거리가 굉장히  많은 곳이다. 아내는 모처럼의 여행, 그것도 자기가 좋아했던 소설가 김유정 동네에 와서 그런지 생기가 돌았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특별 여행주간이라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녔지만, 그리 큰 불편함은 없었다. 우리 부부뿐만 아니라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특별 여행주간에는 KTX, 고속버스, 여객선 운임을 대폭 할인한다.
특별 여행주간에는 KTX, 고속버스, 여객선 운임을 대폭 할인한다.


이번 특별 여행주간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교통 혜택도 있다. 코레일에서는 여행주간 기간 동안 고속철도(KTX)를 4회 이용할 수 있는 ‘여행주간 레일패스’를 1만명에게 판매한다.(2인권 14만원, 3인권 21만원) 전국고속버스운송조합(코버스)에서는 여행주간 기간 중 금~일요일을 제외한 4일간 고속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여행주간 고속버스 프리패스’를 1만명에게 판매한다.(1인권 4만원) 

한국해운조합에서는 여행주간 기간에 평일 50%, 주말 20% 여객선 운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객선 할인패스 섬으로’를 4900원에 구매하면 1매를 추가 증정(1+1)한다. 자동차 공유업체 ‘쏘카’에서는 ‘라이트패스’(4900원/월) 신규 가입 시 첫 달 가입비 무료 행사를 한다. 어디로 떠나든 특별 여행주간에 교통비 부담없이 떠나게 하려는 것이다.

특별여행주간에는 3밀(밀폐, 밀접, 밀집)을 피해 평일에, 그것도 소규모로 떠나야 코로나19 걱정없이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특별 여행주간에는 3밀(밀폐, 밀접, 밀집)을 피해 평일에, 그것도 소규모로 떠나야 코로나19 걱정없이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는 없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되다 보니 더 나가고 싶다. 그래서 문체부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특별 여행주간을 마련해 국민의 코로나 블루를 해소시켜 줄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올 여름은 해외여행 가기도 힘드니 국내 숨은 여행지로 여름휴가를 떠나면 어떨까? 우리 부부처럼 3밀(밀폐, 밀접, 밀집)을 피해 평일에, 그것도 소규모로 떠나야 코로나19 걱정없이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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