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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보호관찰소 음주운전 교육 직접 받아보니~

법무부,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 관리, 감독 강화… 서울남부보호관찰소 현장 취재기

정책기자 이재형 2019.08.20

"음주운전하면 패가망신한다!"

정말 겁나는 말이다. 직장 다닐 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말이다. 술을 마실 때마다 이 말이 생각났다. 나는 두주불사(斗酒不辭, 말술이라도 사양하지 않을 만큼 주량이 대단한 사람)다. 술을 많이 마셔 크고 작은 실수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패가망신하고 싶지 않아 술을 먹고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 덕분에 34년 공직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안타깝게 희생된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사람이 윤창호 씨다.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윤 씨는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이라 더 안타까웠다.

음주운전으로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대폭 강화한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최고 무기징역까지 형량이 강화됐다.(출처=KTV)


윤 씨의 사망으로 이른바 ‘윤창호법’이 만들어졌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고 두 번에 걸쳐 법이 강화됐다. 핵심 내용은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은 없어졌을까? 경찰이 제2윤창호 법 시행 첫 날인 6월 25일 특별단속을 했다. 첫날부터 전국 각지에서 음주운전자가 대거 적발됐다. 음주운전을 한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몸을 사리고 조심해서 적발 건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얼마 전 또 다시 만취운전자에게 대학생이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음주운전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24시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제2의 윤창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도 술을 좋아하지만 음주 후 ‘괜찮다’며 운전대를 잡는 사람은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음주운전으로 남의 생명을 안타깝게 앗아간 사고를 언론에서 수없이 보도했는데도 말이다. 속된 말로 술 마시면 간이 커져서일까?

서울남부보호관찰소
서울남부보호관찰소. 선도 및 교화 업무를 담당하는 보호관찰소는 서울, 광주, 부산, 대전, 대구 등에 17개 본소와 40개의 보호관찰지소가 설치돼 있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은 교도소 대신 보호관찰소에 가기도 한다. 보호관찰소는 말 그대로 보호관찰, 사회봉사, 수강 및 갱생보호 등 선도 및 교화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부 산하기관이다. 현재 보호관찰소는 서울, 광주, 부산, 대전, 대구 등에 17개 본소와 40개의 보호관찰지소가 설치돼 있다. 이중 정책기자 자격으로 서울남부보호관찰소를 방문했다.

법무부는 ‘제2 윤창호법’ 시행에 따라 범정부 차원의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7월 5일부터 음주운전으로 보호관찰을 부과받은 대상자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6월 30일 기준으로 5223명이 음주운전으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다. 전체 보호관찰대상자(5만2535명) 중 1/10을 차지한다. 법무부는 재범 위험이 높은 보호관찰 대상자들에 대한 계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남부보호관찰소는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가 83명이다.

서울남부보호관찰소는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서울남부보호관찰소는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들에게 주기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전국 57개 보호관찰소에서 문자, 전화, 대면접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들을 관리한다. 사진은 서울남부보호관찰소에서 대면접촉을 하는 모습이다.
전국 57개 보호관찰소에서 문자, 전화, 대면접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들을 관리한다. 사진은 서울남부보호관찰소에서 대면접촉을 하는 모습이다.


전국 57개 보호관찰소에서는 매일 문자, 전화, 대면접촉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호관찰 대상자들을 관리한다. 그런가하면 ‘가상현실(VR) 치료프로그램’을 통해 음주운전이 얼마나 위험한 지 스스로 깨닫도록 돕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7년 5.3%에 달하던 음주운전 재범률이 2018년 4.4%로 감소했다. 그만큼 음주운전 사범에 대한 보호관찰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그럼 어떻게 보호관찰을 하기에 효과가 클까? 내가 음주운전으로 서울남부보호관찰소에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직접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해봤다. 음주운전에 대한 위험성 등에 대해 보호관찰관에게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음주운전 가상현실(VR) 치료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봤다.

2018년 전국 11개 보호관찰소에서 4,068명에 대해 가상현실(VR)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했다.
2018년 전국 11개 보호관찰소에서 4068명에 대해 가상현실(VR)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음주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가상으로 직접 체험해보니 끔찍하다.


혈중알콜농도가 0.1%부터 0.5%까지 올라가니 도로가 흔들려보였다. 음주상태로 핸들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몇 번이나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VR 치료프로그램 체험에서 혈중알콜농도가 0.5%까지 올라가니 도로가 흔들려보였다. 음주상태로 핸들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몇 번이나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VR 안경을 착용한 후 운전석에 앉았다. 가상 모니터를 보며 음주를 하지 않을 때 운전을 하니 정상적으로 운전이 가능하다. 그런데 혈중알콜농도가 0.1%부터 0.5%까지 올라가니 도로가 흔들려보였다. 그리고 간간히 개가 도로에 튀어나오는데 급브레이크를 밟지만 반응속도가 느렸다. 음주상태로 핸들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몇 번이나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문제는 갑자기 사람이 보였을 때 제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인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가상현실이라 다행이지 만약 실제상황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2018년 전국 11개 보호관찰소에서 4068명에 대해 가상현실(VR)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음주운전자 보호관찰자를 대상으로 전화를 걸어 계도를 하기도 한다.
음주운전 보호관찰자를 대상으로 전화를 걸어 계도를 하기도 한다.


음주운전 보호관찰자를 대상으로 전화를 걸어 계도를 하기도 한다. 추석을 앞두고 음주운전 보호관찰 대상자가 차를 몰고 고향에 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적극적인 음주운전 방지 노력으로 음주운전 재범률이 낮아진 것이다.

이렇게 간절하게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음주운전을 한다면 가중처벌을 피할 수 없다. 보호관찰 기간 중 음주운전으로 입건 시에는 집행유예 취소 등 법집행을 엄정하게 한다.

관용은 바랄 수 없다.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인 범죄다. 재범률이 높고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국민들 역시 음주운전 사고가 날 때마다 엄중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음주운전이 나쁜 걸 알면서도 재범이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서울남부보호보관찰소 김영준 보호사무관은 “우리나라는 주취감형제도가 있어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미약한 편이다. 이런 제도적 관행은 운전자들에게 술을 마시고 운전해도 단속에만 걸리지 않으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관대한 처벌과 음주운전자들의 잘못된 생각, 이 두 가지가 음주운전 재범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다” 라고 밝혔다.

음주 면허 정지기준은 혈중알콜농도 0.03%다. 소주 한 잔을 마시고 한 시간 가량이면 나오는 수치다. 숙취운전도 음주운전이다.(출처=KTV)
음주운전 면허정지 기준은 혈중알콜농도 0.03%다. 소주 한 잔을 마시고 한 시간 가량이면 나오는 수치다. 숙취운전도 음주운전이다.(출처=KTV)


음주로 인한 면허정지 기준은 혈중알콜농도 0.03%다. 소주 한 잔을 마시고 한 시간 가량이면 나오는 수치다. 또한 혈중알콜농도 0.08% 이상인 상태로 사망이나 중상해 등 사고를 내면 구속수사가 원칙이다. 피해가 크고 상습적이라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구형한다. 전날에 마셨으니 술이 다 깼을 거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숙취운전도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은 달리는 시한폭탄이다. 이 폭탄에 누가 희생될지 모른다. 윤창호씨 같은 안타까운 비극 말이다. 술 마시면 부르는 대리운전비는 2만5000원에서 3만 원 정도다. 이 3만 원에 인생을 패가망신시키는 어리석은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란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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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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