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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연기된 우리집, 방역에 나서다

정책기자 김윤경 2020.02.25

지난 연말 아이가 A형 독감에 걸렸다. 병원 문도 닫은 시간. 독감이라고는 생각도 못해 물수건과 해열제로 열을 내려보려고 했다. 허사였다. 갑자기 오른 열은 밤새 떨어지지 않았고,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싶어 마음만 졸였다. 아침 일찍 병원에서 처방해준 타미플루를 먹고서야 아이는 제 체온을 찾았고 1주일 간 조심하며 지냈다.

독감의 무서움을 몸소 겪고 난 차에 코로나19 이야기가 돌았다. 그때만 해도 확진자는 한 자리 수였고, 머나먼 3월은 꽃피는 봄처럼 싱그럽게 올 줄 알았다.

순식간이었다. 급박하게 돌아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확인했던 확진자 수가 세 자리 수를 넘자 마음을 비웠다. 아이가 독감에 걸렸을 때 미리 사둔 마스크가 감사하게 느껴질 만큼 구하기 어려워졌고, 거리는 한산해졌다. 텔레비전과 인터넷에서는 코로나19 이야기만 들렸고 취소와 연기, 대체, 품절이라는 단어들이 휴대폰과 메일을 가득 채웠다. 

전국 초,중, 고교 개학이 1주일 연기 된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에서 전국 유·초·중·고교 개학을 1주일 연기했다고 발표하고 있다.(출처=KTV)


문득 신학기가 되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만큼 유심히 보던 뉴스에서 정부는 2월 23일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건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이후 11년만이다.

아울러 정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등 2020학년도 개학을 3월 2일에서 9일로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메르스 때는 아이들 등교 시 체온계로 재며 다녔었는데, 이번에는 학교에서 개학 연기 문자가 왔다.

아이들 학교에서 온 개강 연기 소식들.
아이들 학교에서 온 개학 연기 소식들.


이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 오래 있는 만큼 개별적인 방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차선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집에서 보낼 시간이 많아질 가족의 위생과 안전을 고려했다. 몇 가지 리스트가 떠올랐다.

내가 하는 나름 방역, 마스크를 쓰고 외출복 소독, 작은 공기청정기 책상에 놓기 , 손에 손세정제를 뿌리고 핸드폰은 샬균하고 있다.
내가 하는 나름의 방역. 마스크 착용, 외출복 소독, 작은 공기청정기 책상에 놓기, 손 세정제 뿌리고 휴대폰 살균.


다행이라면 일찍 휴대폰 소독기를 사놔, 균이 득실하다는 휴대폰이나 자잘한 것들의 소독이 가능했다. 비는 시간 꼼꼼하게 세탁을 하고 구석구석 청소를 했고 먹거리에도 신경 썼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임시휴관에 들어갔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임시휴관에 들어갔다.


아이들에게도 더 주의가 필요할 듯싶었다.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라고 했는데, 이미 집돌이, 집순이라선지 별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지침대로 PC방은 가지 않으니 접어 두더라도 다른 공연장이나 경기장, 체험 프로그램 등을 가지 않기로 했고, 온라인 학습을 하기로 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 때는 마스크에 소독제를 들고 가길 당부했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섬유 소독제를 겉옷에 뿌리고 걸어뒀다. 오히려 아이들은 스마트폰 앱으로 확진자 동선을 알려주는 등 더 신경을 쓰고 있는 듯했다.

구석구석 닦다 보면 평소 눈에 띄지 않던 먼지도 보인다.
구석구석 닦다 보면 평소 눈에 띄지 않던 먼지도 보인다.


그렇다고 심히 예민할 필요도, 유난을 떨 필요도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불안은 해결책 앞에 큰 장벽을 세운다. 물론 소소하지만 많은 걸 포기한 건 아쉽긴 했다. 아이가 큰 맘 먹고 겨우 운동을 하기로 했는데, 한 번 가고 말게 되었고, 크고 작은 모든 일정이 어긋났다. 

안내문자 및 도서관 휴관 알림 메시지가 왔다.
코로나19 안내 문자 및 도서관 휴관 알림 메시지.


교육부는 이번 개학 연기와 관련, 맞벌이 부부를 위한 긴급돌봄서비스나 가족돌봄휴가를 이용할 것을 강조했으며 서울시는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에 ‘어린이 전용 선별진료소’를 운영해 야간과 주말에도 신속한 검사와 진료를 할 예정이란다.

혼란한 틈을 타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부분은 품절이고 택배직원도 비대면을 한다고 나와있다.
혼란한 틈을 타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택배 직원도 가급적 비대면 배송을 한다고 문자가 왔다.


이렇게 어렵고도 힘든 시기에 모두 같이 있다. 살다 보면 이렇게 시작할 새 학기도 있다. 함께 겪었기에 공감할 수 있다. 모든 가족이 우리 가족이라는 인식으로 바뀌면 좋겠다. 지금 같은 시기에 학부모로 할 수 있는 최선은 아이들 위생과 안전,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대해주는 게 아닐까.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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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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