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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샌드박스가 바꾼 1년

2020.02.19 정책기자 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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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출장을 간 박 모 씨는 숙소 예약을 고민하던 차에 동료 추천으로 강남 인근 한 주택을 ‘위홈’ 앱으로 저렴하게 예약했다. 평소 같으면 택시 잡기가 어려운 밤 11시, 강남에서 서울역까지 ‘반반택시’로 빠르고 저렴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부정맥 환자인 그는 손목시계형 심전도계를 착용해 자신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으로 바뀌고 있는 풍경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CT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1주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운영 성과 및 향후 정책 개선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기존 규제에서 벗어나 기업이 자유롭게 혁신적인 서비스와 제품을 시험할 수 있도록 사후 규제나 임시허가, 시범사업 등의 방법으로 허용하는 제도이다.

지난해 1월 17일 정보통신과 산업융합분야를 시작으로 4월에는 금융 분야로 영역을 넓혔고, 7월에는 하나의 지역을 실험장으로 만들어주는 ‘규제자유특구’도 새롭게 지정했다. 그렇게 지난 1년간 195개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ICT 40건, 산업융합 39건, 금융 77건이 통과됐고, 규제자유특구 14곳에서 39건이 일괄적으로 허용됐다. 인상 깊었던 서비스를 중심으로 규제 샌드박스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52.4%로, 전체 절반 이상의 수소전기차가 한국에서 판매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충전소에서 현대차 관계자들이 '넥쏘'에 수소를 주입하고 있다.(출처=뉴스1)
서울 여의도 국회충전소에서 현대차 관계자들이 ‘넥쏘’에 수소를 주입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현대차 제공,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그동안 경직된 규제로 어려움을 겪던 신제품과 서비스들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장 진출의 기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규제 샌드박스를 이용한 기업 중 21개 기업은 25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으며, 20여개 기업은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규제 샌드박스 1호는 지난해 9월 문을 연 국회 수소충전소다. 국회는 상업지역이라 법령상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수 없지만 규제 샌드박스로 규제를 풀어주면서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월 평균 이용자 34%, 매출은 41%가 증가했다. 이를 계기로 법령이 개정되면서 도심의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도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반반택시’는 심야시간대인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이용구간이 비슷하면서 동승을 원하는 1인 승객끼리 매칭 시켜 합승을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택시기사는 동승객을 태우면 3000~5000원의 콜비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고, 탑승한 승객은 서로 겹치는 구간에 대해 택시요금을 반씩 나눠 내는 서비스다.

반반택시 앱 화면 모습 <사진=코나투스 제공>
반반택시 앱 화면 모습.(사진=코나투스 제공)


반반택시 서비스는 지난해 7월 11일 모빌리티 분야 최초로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사업 승인을 받았고, 8월 1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연말 기준 호출 수는 5개월 사이 25배가 늘었고, 같은 시간 실제 운송 수는 30배가 늘었다.

반반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임지연(37) 씨는 “반반택시의 장점은 무엇보다 저렴한 요금과 안전”이라며 “늦게까지 야근을 하거나 회식하는 날엔 집에 돌아가는 일이 걱정인데, 앱을 가입할 때 본인인증을 거치고, 여성끼리만 탈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사회적 약자에 힘이 되는 따뜻한 규제 샌드박스도 눈길을 끌었다. 중소 휠체어 기자제 업체 ㈜알에스케어는 2018년 전동보조키트를 자체 개발했지만 의료기기법 규정이 없어 제품 출시를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고, 지난해 2월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11개월 동안 총 372대를 판매해 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도 50%나 상승했으며, 일본에도 20대를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 내 공유주방 1호 카페를 운영하는 청년창업가 변혜영(왼쪽)씨의 모습.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 내 공유주방 1호 카페를 운영하는 청년창업가 변혜영(왼쪽) 씨의 모습.(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종전의 식품위생법인 1주방 1사업자 규제가 개선되면서 창업의 꿈을 이룬 청년도 있다. 서울만남의광장 휴게소 ‘공유주방 1호점’은 오후 8시가 되면 즉석간식 코너에서 ‘청년희망 나이트카페’로 바뀐다. 경력단절 후 사회활동을 재개한 변혜영(34) 씨는 주간 시간대 사업자와 주방을 공유해 4600만원 정도의 초기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국민 편의 증진과 예산 절감 등에도 변화를 맞았다. KT와 카카오페이가 시행하는 ‘행정·공공기관 모바일 전자고지’는 지난해 4월 출시 후 현재 15개 기관에서 총 69종, 2200만건의 우편 고지서를 대체해 65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월 9일에는 경북 포항의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특구’에 처음으로 대기업의 1000억원 규모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성윤모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경기 김포 ㈜알에스케어서비스를 방문, 수동휠체어인 전동보조키트를 탑승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성윤모(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경기 김포 ㈜알에스케어에 방문, 전동보조키트를 탑승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올해 본격 시행되는 새로운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 ‘모바일 운전면허증’, ‘택시 앱미터기’, ‘가사 서비스 제공 플랫폼’, ‘공유숙박 서비스’ 등이 상반기 중에 시장에 조기 출시될 예정이다. 오는 5월부터는 편의점에서 술·담배 등 연령 제한이 있는 물품을 구매하거나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때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플라스틱 신분증 대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기반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운전 자격이나 연령을 증명할 수 있게 된다.

회사원 이현철(39) 씨는 “갈수록 플라스틱 카드 대신 모바일 카드로 결제하는 만큼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발급된다면 굳이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사 분실한다고 해도 관공서에 따로 시간 내 가지 않아도 되고 재발급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QR코드나 바코드 형태로 표출되는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는 휴대전화 이용자가 '패스' 앱에서 이용약관에 동의한 후 실물 운전면허증을 등록하면 이용 가능하다. <사진=SKT 제공>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가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사진=SKT 제공)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응용 서비스, 인공지능(AI) 융합 등 신산업 기술·서비스가 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국민들에게 다른 차원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대표 과제 발굴을 추진한다.

또한 부처별 규제 샌드박스 제도 간 비정합성 해소와 임시허가 지정 기업의 안정적 사업화를 위해 ICT 규제 샌드박스 임시허가의 유효기간을 현행 최장 4년에서 법령 정비 시까지 정보통신융합법 개정을 추진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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