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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대숲 보러 국가정원에 가볼까?

9월 12일부터 가을여행주간…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탐방기

2019.09.04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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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끝에 서늘함이 느껴지는 요즘, 2019 가을여행주간이 시작됐다는 소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17개 광역지자체와 함께 912일~29일까지 가을여행주간을 실시한다.

취향 따라 떠나는 특별한 보통날 이란 표어를 내건 이번 가을여행주간은 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캠핑클럽처럼 각자의 취향이 반영된 국내여행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는 마음이 반영됐다.

지금 여행주간 홈페이지(https://travelweek.visitkorea.or.kr/)에서는 각종 이벤트가 한창이다. 추석 연휴와 함께 시작되는 가을여행주간, 어떤 추억을 만들어볼지 미리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울산 태화강 주변에 위치한 십리대숲
울산 태화강 주변에 위치한 십리대숲.


그렇다면 올 가을, 대숲으로 어우러진 국가정원으로 가을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바로 울산에 있는 태화강이다. 더위에 지쳐 일상의 의욕마저 떨어질 즈음, 한 편의 뉴스에 눈길이 갔다. 왜가리가 날개를 펼쳐 뜨거운 태양빛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는 모습이었다. 뜨겁게 달아올랐을 날개에 담긴 모성이 브라운관을 타고 내게 전해졌다. 감동적인 장면을 포착한 그곳은 울산의 태화강이었다. 고고하게 뻗어 올라 숲을 이룬 십리대숲역시 울산으로 떠나고픈 로망을 품게 했다. 

울산은 우리나라 최고의 공업도시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진 보석을 가득 품고 있는 도시였다. 지난 7월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울산의 자연친화적 풍경들은 눈으로 마주할 때 비로소 그 특별함을 깨닫게 된다. 내가 울산을 찾았을 때는 국가정원 지정을 신청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 바람은 결국 이뤄졌다.

지난 711, 울산의 태화강이 대한민국 2호 국가정원으로 최종 지정됐다. 2015년 첫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순천만에 이은 두 번째다. 대숲 살리기 운동, 정원 박람회,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연구를 끊임없이 해온 노력의 결과였다.

십리대숲의 미로 안에 들어서면 서늘한 대나무의 기운과 더불어 나즈막이 들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을 수 있다.
십리대숲의 미로 안에 들어서면 서늘한 대나무의 기운과 더불어 나즈막이 들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태화강은 여의도 광장의 4배 크기라고 한다. 29개의 크고 작은 정원에는 대나무 65종과 다양한 나무, 꽃 종류가 700종에 달하고, 십리대숲(23만6600㎡)과 생태체험관, 은하수길 등 연간 158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울산 최고의 관광명소다. 이처럼 화려한 생태정원을 조성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없던 것은 아니다. 

병풍처럼 놓인 9개의 산과 동서남북 태화강으로 연결돼 있는 울산은 공업도시로 성장하기에 최적화된 도시였다. 급격한 성장만큼 후유증도 남았다. 90년대 중후반까지 태화강은 ‘죽음의 강’이라 불릴 만큼 오염됐고, 강을 살리기 위한 본격적인 노력은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다. 

오랜 노력과 기다림 끝에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울산의 태화강
오랜 노력과 기다림 끝에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울산의 태화강.


2004년부터 2017년까지 태화강의 수질 개선을 위한 사업이 시작됐다. 그 결과 지금은 연어와 백로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강변에는 십리대숲이라 불리는 대나무 숲과 태화강 지방공원을 조성했다. 태화강은 울산의 역사와 함께 해온 울산의 상징이며, 그 중심에 십리대숲이 있었다. 

십리대숲의 입구에 들어서자 구체적인 설렘이 차올랐다. 가열차게 뻗어 오른 대나무들은 사진으로 전해지지 못하는 은은한 향을 뿜어냈으며 그 향은 몸 구석구석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곳곳이 포토존이 됐고, 밤이면 조명 빛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을 볼 수 있다는 은하수길도 흥미로웠다.

보이지 않는 곳에 설치한 스피커에서 나지막이 흐르는 음악도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도심 속에 대나무가 숲을 이룬다는 사실도 신비로웠고, 미로처럼 만든 그 길을 걸으니 마치 딴 세상에 있는 듯했다.

태화강 정원은 하천이 가지는 입지적 제약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 국내 최초의 수변생태정원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하천이 가지는 입지적 제약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 국내 최초의 수변생태정원이다.


대나무 숲은 일제 강점기 시대, 태화강이 범람하면서 조성이 시작됐다. 농지를 보호하기 위해 심은 대나무가 하나 둘 늘어나면서 지금의 십리대숲이 만들어졌다.

십리대숲을 빠져나오면 드넓은 공원이 펼쳐진다. 멀리 전망대도 보였는데, 오래 전 공업용수를 조달하던 곳으로, 지금은 서울의 남산과 같이 회전하는 카페도 있어 태화강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백로와 떼까마귀 등 철새들의 낙원으로 유명한 태화강
백로와 떼까마귀 등 철새들의 낙원으로 유명한 태화강.


태화강 한쪽, 벽돌에 구멍이 뚫린 모양의 ‘어소블록’은 훼손된 수변에서 어류의 안정적인 서식과 산란이 가능한 서식처를 제공해 주기 위해 조성된 세심한 공간이었다.

대나무 테마정원, 무궁화 정원, 덩굴터널 등 볼거리가 풍성한 다채로운 거대 정원을 형성해 놓은 모습은 충분히 이색적이었다. 

울산의 보물은 이뿐만 아니다. 바위에 동물이나 식물 또는 여러 무늬를 그려 넣은 선사 시대의 그림, ‘암각화’도 존재한다.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과 국보 제285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그것이다. 

울산의 또 다른 보물, 천전리 각석으로 향하는 길
울산의 또 다른 보물, 천전리 각석으로 향하는 길.


1970년 천전리에서 발견된 신석기 유적인 암각화는 너비 약 9.5m 약 2.7m 높이 장방형의 바위로 위쪽이 앞으로 약간 기울어진 모습이었다. 기하학적인 세 가지 유형의 문양과 신라시대 행렬 모습, 돛단배, 말과 용 그림과 더불어 3백여 자의 글자도 새겨져 있다. 오랜 세월을 지키고 있는 바위를 통해 선사시대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신기한 것은 또 있었다. 천전리 각석 주변에는 200여 개의 공룡 발자국도 존재했다. 약 1억년 전 백악기 시대에 살았던 중대형 공룡들의 것이라고 했다. 공룡의 존재가 확실하게 내 눈앞에서 증명되고 있는 순간, 쥬라기 공원에라도 들어선 것 같은 특별한 기분이었다. 

바위에 동물이나 식물 또는 여러 무늬를 그려 넣은 선사 시대의 그림, 국보 제 147호 천전리 각석
바위에 동물이나 식물 또는 여러 무늬가 그려진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 사냥 모습을 볼 수 있어 의미가 남달랐다. 하지만 그 암각화는 겨울 또는 가뭄이 들어 댐의 물이 빠지는 시기라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고 했다. 하지만, 바위 절벽에 새겨진 그림을 축소 탁본해 암각화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한 암각화박물관이 있으니 아쉬워 하지 않아도 된다. 

천전리 각석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백악기의 공룡 발자국
천전리 각석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백악기의 공룡 발자국.


‘자연 훼손은 한순간, 복원을 위한 노력은 100년’ 이라는 말이 있다. 강을 따라 흐르는 도시 울산의 태화강은 기꺼이 울산의 자존심이었다. 태화강의 국가정원 지정, 그 중심에는 자연을 보존하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주민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

울산 태화강의 국가정원 지정을 축하한다. 그리고 기대해 본다. 자연 속 끝내주는 힐링 명소로 거듭남과 동시에 지역경제를 살리는 최초의 모델이 되길 말이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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