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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원대 로봇청소기로 유럽 가전업계 ‘눈도장’

[제조업 르네상스 현장] 국내 1세대 로봇업체 ‘유진로봇’

중저가 고품질 전략…매출 15% 이상 R&D 투자

독일 ‘밀레’ 500억 유치 성공…물류배송 산업 진출

2019.07.11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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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제조업 르네상스를 통해 2030년까지 세계 4대 제조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와 함께 제조업 부가가치율을 현 25%에서 30%로 높이고 세계 일류기업 수를 두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출 6000억달러를 달성해 2년 연속으로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에 이어 6대 제조국에 올랐다. 정책브리핑은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계 일류 기업의 자리에 오른 국내 제조기업을 찾아 성공 비결을 들어보고, 향후 과제와 비전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어릴 적 만화영화에 등장한 ‘로봇태권 V’는 지구를 침략한 외계군단에 맞설 만큼 강력한 기계였다. 1977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는 인간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진화한 안드로이드 로봇이 그려지기도 했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영화에서 본 첨단 로봇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대신 집집마다 로봇청소기가 혼자 청소를 하고, 공장에서는 산업용 로봇의 역할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로봇의 발전은 꾸준히 있어왔다. 하지만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글로벌기업이나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됐다. 그 속에서 30년간 한 우물만 파며 로봇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온 기업이 있다. 산업과 생활, 교육까지 다양한 분야에 투입되는 서비스 로봇을 개발, 수출해 온 유진로봇(신경철 대표)이 그 곳이다.

30년 로봇 외길을 걸어온 신경철 대표가 유진로봇의 성장과정과 향후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0년 로봇 외길을 걸어온 신경철 대표가 유진로봇의 성장과정과 향후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로봇 청소기 전체 수출 물량의 32%를 유럽 등 30여개국에 수출하는 유진로봇은 유럽가전 시장 점유율 1위인 독일의 밀레(Miele)그룹으로부터 수백억원을 투자받을 정도로 시장성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출 효자상품으로 등극한 유진로봇의 로봇 청소기가 유럽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투자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 100억 손해 보고 탄생한 로봇청소기   

신 대표는 기계 공학 박사 출신으로 국내 로봇 1세대다. 삼성항공에서 로봇개발팀장으로 일하던 그는 “평생 로봇 연구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1988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시작은 산업용 로봇이었다.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포항제철 등 국내 기업과 해외기업 모토로라 (MEMS 장비 : 반도체 장비의 일종)에 자동화 설비나 조립, 용접로봇을 공급했다. 하지만 산업용 로봇 시장은 매출 30억~50억 수준에서 더 성장하지 않았다.

고심끝에 2002년 국내 최초로 교육용 로봇을 내놓았다. 신 대표가 지금도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으로 꼽는 교육로봇 아이로비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유진로봇이 개발한 국내 최초 교육용 로봇 아이로비
유진로봇이 개발한 국내 최초 교육용 로봇 아이로비.

“200억 투자해서 100억 매출 냈어요. 2년동안 3000대 팔았거든요. 완전 밑진 장사였습니다.”

 ‘시장이 원하는 로봇’을 고민하던 그 때 IMF까지 터졌다. 공장들은 문을 닫았고, 대기업조차 비수익성 사업을 정리하는 분위기였다고 신 대표는 회고한다.

로봇산업은 10년 이상 끈기 있게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야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까 말까 한 아주 특수한 산업분야이기 때문이다. 자금력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에게 ‘선택과 집중’ 전략은 더더욱 필요했다.

위기 속에 신 대표는 해답을 찾았다. 생활의 편리를 제공하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장, 로봇청소기 개발에 눈을 돌린 것이다.

◆ 200만대 유럽제품 VS 40만원대…‘중저가 고품질 전략’ 맞불 

그렇게 시작된 것이 2005년 출시한 청소로봇 ‘아이클레보’다. 현재 아이클레보는 우리나라 로봇청소기 수출 물량의 32%를 차지한다. 2016년에는 ‘이천만불 수출의 탑’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효자상품인 아이클레보에게 7년 연속 ‘세계일류상품’ 타이틀을 달아줬다.

유진로봇의 대표상품인 청소로봇 아이클레보.
유진로봇의 대표상품인 청소로봇 아이클레보.

유진로봇의 제품이 세계 시장을 석권한 데는 ‘중저가 고품질 전략’이 주효했다. 스스로 집안을 내 집처럼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로봇은 당시만 해도 앞선 기술과 자본이 필요한 제품이었다. 수백만 원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시장가격이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유진로봇은 품질은 뛰어나면서 가격은 1/4~1/2로 낮춰 유럽 시장에서 승부를 걸었다.

“당시 유럽산 제품 가격이 200만 원대, 국내 대기업 청소 로봇도 100만원이 넘을때 였습니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면 성능은 물론, 가격까지 좋을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유진로봇은 제품가격을 40만~60만원 사이로 맞추되, 제품력 개선에 집중했다. 회사에 ‘청소로봇 국제테스트 환경까지 만들어놓고 품질검사를 했다. 고효율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사용 시간을 늘렸고, 또 사이드 브러시를 추가해 구석 청소가 부족하다는 기존 사용자의 불만을 해소시켰다. 소비자는 즉각 환호했다.

◆ R&D 투자를 통한 핵심 원천기술 확보…500억대 해외투자 유치

‘기술우선’에 대한 신 대표의 고집은 유난스럽다. 유진로봇은 매해 매출의 15%이상을 R&D에 투자한다. 전체 직원의 절반을 연구 개발과 품질관리가 차지한다. 로봇사업팀은 무려 구성원의 60%가 연구직이다. 이런 노력끝에 2002년부터 15년간 디자인, 브랜드, 특허의 출원 및 등록 수만 231개나 된다.

“R&D 투자를 통해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해 왔기 때문에 당장 매출이 나지 않아도 좋습니다. 지난 해 이전한 송도 신사옥도 로봇 기술의 혁신을 이끌기 위한 것입니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유진로봇은 지난 2017년 12월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 기업 밀레로부터 5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유진로봇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사업화에 필요한 마케팅과 해외 대리점 개척은 투자사인 밀레와 협조하기로 했다. 대형 투자를 통해 로봇전문기업의 축적된 기술이 날개를 달고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 자율주행 물류 배송 로봇 고카트·모바일 매니퓰레이터 

어느 분야든 발전하지 않으면 금방 사장되듯 최근 중국에서 저가형 청소로봇이 쏟아지고 있다. 유진로봇 역시 로봇청소기 시장에 머물지 않고 다음 먹거리를 준비 중이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에서 시연까지 마친 자율주행 물류 배송 로봇 고카트(Gocart)가 주인공이다. 이 제품은 독자적으로 연구, 개발한 ‘라이다(LiDAR) 센서’ 기술을 장착해 로봇 혼자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거나 사람과의 동선 공유가 가능하다. 복잡한 빌딩이나 사람이 많은 실내에서도 안전한 이동과 역할수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이 목표다.

신경철 대표가 실제 물류를 적재한 자율주행 물류 배송 로봇 고카트를 조종해 시연해보이고 있다.
신경철 대표가 실제 물류를 적재한 자율주행 물류 배송 로봇 고카트를 조종해 시연해보이고 있다.

또한 한화정밀기계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개발 협력 MOU도 체결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모바일 매니퓰레이터(Moblie Manipulator)는 로봇의 팔과 모바일 로봇을 결합한 것으로, 작업능력과 이동능력을 갖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작업능력을 가진 한화정밀기계의 로봇과 이동능력을 갖춘 유진로봇이 협업하면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앞으로 로봇 시장은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로봇이 연결돼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로봇이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 세계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능형 로봇을 공급하는데 우리나라가 가장 앞자리에 서는 날이 곧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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