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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인공지능 강국으로 가려면

[2020, 상생 대한민국] ② 경제혁신과 인공지능 국가전략

이수영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소 소장 2020.01.13
인공지능 국가전략의 효과적인 실행계획
이수영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소 소장

인공지능은 다양한 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이며, 데이터가 그 영양분이 된다. 네트워크는 이 데이터를 대량으로 소통해 생산하는 고속도로와 같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4차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는다.

그러나 이는 인공지능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1,2,3차 산업혁명을 1단계로, 4차부터는 2단계 산업혁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1단계 산업혁명은 인간이 잘 못하는 대량생산, 고속 계산 및 기억, 그리고 원거리 통신을 기계가 대신함으로써 가능했지만, 2단계부터는 인간이 잘하는 기능, 즉 지능의 일부까지도 기계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일부 산업이 아닌, 사람이 관련된 모든 산업에 인공지능이 급속히 도입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서는 2030년에는 기업의 70% 이상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세계 총생산(GDP)이 13조 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국은 강력한 추진계획을 발표했지만, 그 성패는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에 달려 있을 것이다.

정부는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분야 투자를 확대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2019년 12월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로, 국제화를 통한 경쟁과 협력의 세부 실행목표 설정 및 추진계획이다. 2008년의 세계 10대 기업 중에서 단 하나만이 2018년에도 포함되는 시대이다. 그 유일한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조차도 기존의 컴퓨터 운영체제만이 아니라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가 큰 비중을 차지했기에 가능했다. 즉, 미래 사회와 산업발전 추세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세부 실행목표의 설정이 필요하며, 인공지능과 같이 급격히 발전하는 분야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생각들이 비교 검토되어야 하는데, 한국은 인구가 적을뿐더러, 객관식 위주의 입시교육으로 생각의 다양성이 제한된다. 전 세계의 인력을 활용해 세계적 기준으로 실행목표와 추진계획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세계화는 한국 사람이 세계로 나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세계의 경계가 최소한 연구개발에서는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인공지능의 관련 구성원인 기업과 연구개발자, 그리고 소비자가 선순환으로 상호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 생태계의 구축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타 산업에 새로운 가치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져야 하나, 아직 존재하지 않기에 미리 인허가를 받아 놓을 수 없다.

따라서 ‘금지되지 않은’ 모든 것을 일단 시도해보고 추후에 부작용을 검토하는 네거티브 규제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 정부에서 시도하고 있는 규제샌드박스의 활용을 더욱 쉽게 함은 물론, 규제자유특구의 기능과 지원을 대폭 강화해 실세계 데이터의 구축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셋째로,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력하며 공존하는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문제에 대한 법제가 마련돼야 한다. 그 예로,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과 관리방법이 필요하다.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는 개인의 소유여야 하나, 인공지능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핵심 요소로서 공공재의 성격도 일부 가지고 있다. 사용자에게는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이 경우에는 기본적인 기능으로만 사용하면 된다.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공개하면 그에 대응하는 보상이 주어지는데,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다.

좀 더 나아가 금전적인 보상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저작권협회가 사용자로부터 사용료를 모아 개개인에게 나눠주는 음악저작권 모델이 검토될 수 있다. 규제자유특구에서는 자신의 일상생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정기적인 수당을 받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의 책임에 대한 법 제정도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도구나 도우미 역할만을 할 때는 모든 권한과 책임이 사용자에게 있지만, 실시간 동작이 요구되고 잘못될 경우의 부작용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인공지능이 최종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다.

자율운전차는 스스로 판단해 운전해야 하나, 사고 발생시 인공지능에게 책임을 물을 현실적 방법이 없다. 자율운전차의 인공지능이 제조업체에서 만들어진 그대로 동작한다면 제조업체가 책임을 질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용자는 자율운전차가 자신의 운전 스타일에 맞춰 개인화된 운전을 해주기를 원하기에, 학습기능을 가진 자율운전차의 제조업체에서는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자율운전 자동차보험에 대한 법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국제컨퍼런스'가 국토교통부와 세종시 공동 주최로 열린 지난해 10월 29일 시승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태운 자율주행버스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도로에서 일반 차량들과 섞여 달리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자율주행 모빌리티 국제컨퍼런스’가 국토교통부와 세종시 공동 주최로 열린 지난해 10월 29일 시승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태운 자율주행버스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도로에서 일반 차량들과 섞여 달리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넷째로, 인공지능 연구개발자 및 사용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연구개발자는 크게 3종류로 나눠 볼 수 있다.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핵심인력(AI Core), 인공지능과 타 분야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융합인력(AI Fusion, AI*X), 타 산업에 기존의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는 활용인력(AI Application, AI+X)이다.

핵심인력은 정부에서 새로 설립한 인공지능 대학원이 주로 담당할 수 있으며, 기업에서는 인공지능 활용인력이 주로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별 특수성과 전공지식을 감안해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단순히 기존의 공개된 인공지능 모델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만 해서는 어느 정도 향상은 가능하지만 세계적 경쟁력을 얻기 어렵다.

초기에 선도했다고 하더라도 후발주자에게 기술장벽이 낮아 추격을 허용하기 쉬워진다. 따라서, 인공지능과 분야별 전문성을 모두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력 양성이 절실하다.

인공지능 사용자에 대한 교육 또한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사양화되는 산업의 종사자가 새로운 산업에 진입하기 위한 재교육과 정부의 지원을 통한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모든 국민에 대한 ‘인공지능 사용자교육’과 특정 기능 이상의 인공지능을 사용하기 위한 자격증 제도도 고려할 수 있다.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의 운전면허증과 유사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하다.

인공지능은 사용자로부터 배워서 성능을 향상시켜야 사용자를 더 잘 도울 수 있으나, 나쁜 것을 배울 수도 있다. 대화 에이전트가 부적절한 말을 배우고, 편향된 데이터로부터 배우면 불공정한 판단을 내리는 인공지능이 될 수 있다. 잘 못 사용하면 인공지능은 사람만큼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도우미를 사용해 업무효율을 높이는 효율적인 방법도 국민교육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을 노예가 아닌 동료나 가족으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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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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