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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픔 나누는 스포츠 스타들

[김한석 기자의 스포츠 공감 ④] 역경 속에서도 희망 전하는 스포츠의 힘

2014.04.21 김한석 스포츠Q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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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로 대한민국이 충격과 비탄에 빠진 가운데 각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잇따르고 있다.

기적을 염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국제사회에서도 애도의 뜻을 전해오고 있다.

스포츠계에서도 응원을 중단하고 각종 행사를 자제하거나 취소하는 등 숙연한 분위기 속에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스포츠 스타들의 추모는 잔잔한 인상을 던졌다. 체조요정 손연재는 코리아컵 전야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들을 추도했고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갈라쇼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 롯데챔피언십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검은 리본을 달고 추모의 샷을 날렸다.

재미동포 미셸 위도 리본을 달고 3년 8개월만에 우승한 뒤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김보경도 검은 완장을 두르고 경기에 나섰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국내외 스포츠 스타들의 애도 메시지 물결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애도의 뜻을 몸으로 보여준 스타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류현진이었다.

참사가 발생하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모두들 힘내세요”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세월호 참사 이틀 뒤인 18일 류현진의 샌프란시스코 원정경기 라커룸 옷장에는 그의 이름과 등번호 대신 ‘SEWOL 4.16.14’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추모의 문구였다.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이 글귀를 가슴에 새겼고 끝내 완벽투로 시즌 3승째를 달성했다.

류현진이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시즌 다섯 번째로 선발 등판해 시즌 3승을 수확한뒤 ‘SEWOL4.16.14’라는 문구가 적힌 자신의 라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현진이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시즌 다섯 번째로 선발 등판해 시즌 3승을 수확한뒤 ‘SEWOL4.16.14’라는 문구가 적힌 자신의 라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현진은 경기 뒤 “국민들이 많은 상처를 받았는데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도록 미국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고 말했다. 2주전 자신도 2이닝에만 개인최다 8실점을 당하는 최악의 악몽을 겪었지만 심기일전해 다시 그 팀을 상대로 혼신을 다해 던졌고 28이닝 연속 원정경기 무실점이라는 기록으로 희망을 되살려냈다.

비탄에 잠긴 희생자 가족과 국민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기적도 일어나고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준 ‘힐링의 역투’였다. AP통신도 “류현진이 비탄에 잠긴 고국을 위해 던졌다”라고 타전하며 그 애도의 투혼에 주목했다.

그리고 다음날 류현진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구호 성금으로 1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1일에는 유가족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사인회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직접 개최했다.

이것이 스포츠의 힘이다. 스포츠 스타는 ‘힐링의 전령사’다.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국민들이 어렵고 힘들 때 더욱 혼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는 힐링의 헌사야말로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박세리가 그랬고, 박찬호가 그랬다.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 US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절망적인 순간에 양말을 벗고 물속에서 우승 샷을 날린 박세리의 ‘맨발 투혼’은 IMF로 힘들고 지친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같은 어려운 시기에 미국메이저리그에선 박찬호가 빅 스타들을 라이징 패스트볼로 돌려세우는 역투로 외환위기 극복에 심신이 지친 국민들에게 청량제를 선사했다.

박세리가 우승하는 날은 코리아의 자긍심 속에 재기의 힘을 얻는 날이었고, 박찬호가 승리하는 날은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날이었다.

2000년대 말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이 그랬다. ‘산소탱크’라는 별명을 얻으며 지칠 줄 모르는 역주와 결정적인 골로 3년 연속 우승 메달을 목에 거는 대활약을 펼치며 희망의 파랑새를 고국에 날려주었다.

유럽무대 진출 전에 일본 교토에서 활약했던 그는 2011년 일본 대지진 때는 일본 국민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전해 ‘아시아의 프라이드’라는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기뻐해 주십시요.”

경제부흥 이전 어려운 시절, 1960~70년대 한국 스포츠가 외국에서 개가를 거두면 어김없이 현장에서 전해오는 아나운서의 ‘애국’ 코멘트에 국민들은 감흥을 얻었다.

하늘에 눈처럼 흩날리는 꽃가루 속에 개선 카퍼레이드를 펼치는 무개차를 따라 달리던 꼬마 스포츠팬들이나, 자의건 타의건 연도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던 환영 인파들은 환희의 그 순간만큼은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다.

‘4전 5기’란 말을 만들어냈던 프로복싱 홍수환의 기적,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한 양정모의 쾌거, 컬러 TV 도입으로 더욱 그 감동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차붐(차범근)’의 독일 분데스리가 10년 활약 등….

이제 해외에서 활약하는 ‘태극 스포츠 스타’들은 진화하고 있다. 국민들과의 소통에서 그렇다.

책임의식도 높아졌다. ‘한류 코리아’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처럼 국민들이 비탄에 잠겨 있을 때 SNS라는 수단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인상적이다.

이역 만리에서도 고통을 나누려는 의지를 SNS를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자신들이 받은 사랑과 성원을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로 보답하려는 사회적 책임의식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스포츠 스타들이 펼치는 ‘힐링의 소통’이 더욱 적극적이고 감동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스포츠 스타들의 메시지는 한 목소리다.

“힘내세요, 대한민국”

김한석

◆ 김한석 스포츠기자

스포츠서울에서 체육부 기자, 체육부장을 거쳐 편집국장을 지냈다. 스포츠Q 창간멤버로 스포츠저널 데스크를 맡고 있다. 전 대한체육회 홍보위원이었으며 FIFA-발롱도르 ‘올해의 선수’ 선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21회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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